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 사건 상지(바닥장식재)를 공급받기로 할 당시 N 종중의 임야를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어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할 것임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징역 8월)에 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10. 12.경 이전부터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의 대표이사이자 실질적인 사주로서 이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D는 2010. 12. 8.자로 금 48억 원의 채무를 부담한 채 최종부도를 내어 더이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그 채권자들과의 사이에서 'D는 판매 및 대금에 대한 사항을 채권단에게 보고하고, 그 판매대금으로 채무를 변제하며, 채권단 측에서는 D에 대한 일체의 강제집행을 하지 않는다' 는 취지의 약정이 체결되었고, 그 과정에서 D는 일부 채무를 청산하였으나 여전히 24억 원 이상의 채무와 매월 700만 원 정도의 이자를 부담하여야 했던 점, ③ 피고인은 상지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KCC(이하 'KCC'라 한다)로부터 상지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깨끗한 담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듣고(증거기록 제460면), L에게 N 종중 소유 임야를 46억 원에 매수할테니 우선 KCC에 5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달라고 이야기한 점, ④ 피고인은 한편 KCC로부터 상지를 염가로 익월 결제 방법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피해자 회사의 H에게 위와 같은 D의 경제상황을 숨기고 '아무런 부채 없이 회사를 인수했으며, 상지를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면 피해자 회사에게 상지 대금부터 갚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점, ⑤ 결국 피고인은 자신은 아무런 재산출연 없이, KCC에 상지 대금의 담보로 N 종중 소유의 임야를 제공하고, KCC에 대한 상지대금의 채무자는 피해자 회사가 되도록 한 다음, 실질적으로 자신이 상지를 공급받아 이를 사용한 점, ⑥ 비록 피고인이 2011. 9. 21. N 종중에게 D 소유의 세종특별자치시 C 토지에 채권최고액 5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지만, 이미 위 토지에는 중소기업은행의 채권최고액 24억 원인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었던 데다가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식회사 O의 2010. 12. 7.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가 마쳐져 있어, N 종중이 실질적으로 파악한 담보가치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인은 2011. 11.경 D에서 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처벌을 받을 정도로 이 사건 범행 당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던 점, ⑧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상지 중 일부는 매트 제작에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곳에 판매하기도 한 점, ⑨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이 공급받은 상지대금을 KCC에 전액 변제하고, 피고인이 말소하여야 할 N 종중 임야에 설정된 KCC의 근저당권을 대신 말소하였으나, 피고인은 위와 같이 상지를 사용하고도 현재까지 피해자 회사에게 상지 대금의 대부분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점, ⑩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상지를 공급할 당시 D의 채무 규모나 매트 판매대금으로 채권단에 먼저 채무를 변제하여야 한다는 등의 상황을 알았다면, KCC로부터 상지를 매수하여 피고인에게 공급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사실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상지를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상지를 공급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타인의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되도록 기망하고, 다른 타인이 그 주채무자가 되도록 다시 기망하여 그 경제적 이익을 편취한 것으로 그 범행수법이 계획적이고 치밀하여 죄질이 좋지 않은 점, 이 사건 편취금액이 1억 2,000만 원 이상의 다액으로 죄책이 무거운 점, 이 사건 범행 당시로부터 3년 이상의 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완전히 변제되지 않은 점, 피고인은 2002년경에도 피해자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H을 기망하고 1억 1,500만 원을 편취하여 집행유예의 처벌을 받았던 점, 피고인에게 사기죄 내지 횡령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14회 있고, 8회의 집행유예, 2회의 실형을 포함하여 30여 회의 형사처벌전력이 있음에도,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게 이 사건 상지와 함께 공급받은 별도의 상지 대금은 일부 지급하였으며, 강제집행 절차 등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의 피해가 일부 회복되기도 한 점,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이 일부 피해를 회복하고 피해자 회사와 합의하였고, 이에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상지대금을 KCC에게 변제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담보로 제공하기 위해 마련하였던 N 종중 소유 임야를 중소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금원을 대출받는 이익을 받기도 한 점, 이 사건 범행과 이미 판결이 확정된 범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정상 및 그 밖에 이 사건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직업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쓰는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