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5. 18. 선고 2015가단22225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F(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5. 4. 21. 9:50경 대전 대덕구 G 소재 피고의 제2공장 내(이하 '이 사건 사고 장소'라 한다)에서 H빔을 크레인 끝 마그네넷 자석을 사용하여 들어 올려 화물차량에 상차하는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하던 중, H빔이 떨어지면서 H빔에 깔려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22 내지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근로관계에 관한 주장

피고는 망인에게 원고 A 명의로 'H'이라는 사내하도급 회사(이하 '하도급회사'라 한다)를 설립하게 하여 사내하도급 형태로 망인을 고용하고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노무도급관계에 관한 주장

망인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 하더라도 망인과 피고는 노무도급관계라 볼 수 있고, 망인은 피고 소속 현장감독자 I의 지휘 아래 이 사건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으므로, 노무도급인으로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게을리 한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단

가.

근로관계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피고와 망인 사이에 작성된 일반약관에 의하면, 망인은 피고의 직원처럼 행동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망인이 피고의 '관리차장'이라는 명함을 사용한 사실, 피고의 제2공장에는 H빔의 제조·납품에 필요한 각종 기계·설비가 갖추어져 있는데 이는 모두 피고의 소유인 사실, 망인은 피고의 제2공장에서 피고 소유의 기계·설비를 이용하여 작업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 10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3)

그러나 한편으로 갑 제5, 6호증,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위 (2)항의 사실이나 갑 제10 내지 18, 21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고 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⓵ 피고는 2012. 10.경 SS사업부를 신설하고 제2공장을 신축하여, 제2공장에서 BH빔을 제조·납품할 수 있는 기계설비 등을 설치하고, J과 BH빔 제조·납품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제2공장을 J에 무상임차하여 J로 하여금 제2공장에서 BH빔을 제조·납품하게 하였다.

⓶ 2014. 2.경 J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피고와의 하도급 계약이 해지되자 망인이 'J을 대신하여 자신이 직접 운영해보겠다'고 피고에게 요청하여 망인과 사내하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당시 망인은 자신의 처인 원고 A 명의로 사업자등록(H)을 하였다.

⓷ 망인은 이 사건 현장에서 F소장 또는 F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렸으며, 매월 공종별 재료비(용접비, 가스비 및 기타 소모품비) 및 노무비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 BH빔 가공 대가내역에 따른 기성금액을 피고로부터 지급받았다.

⓸ H 노임지급명세서에 망인의 급여가 월 4백만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지급금액 및 지급일자가 고정적이지 않고, 근로소득 원천징수 및 4대 보험에 피고의 근로자로 가입된 내역이 없다.

⓹ 이 사건 사고 당시 사용한 크레인은 피고의 소유이나 크레인에 연결하여 사용한 마그넷 자석은 H의 소유이다.

⓺ 망인은 H 소속 근로자들(2~10명)을 채용하여 업무지시를 하고 근로자들의 출퇴근, 휴가 등에 대한 복무관리를 하였으며, 임금도 지급하였다.

⓻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15. 6. 24. 망인이 H의 실질적인 경영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을 내사종결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2015. 10. 23. 망인이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청구를 부지급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대전지방검찰청은 2016. 1. 8. 피고 소속 I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하여 "망인은 H의 실질적인 경영자로 근로자들을 관리감독한 점, 망인은 오랜 기간 본 건 업무에 종사해 온 사람으로 H에서 담당하는 작업은 망인에게 일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작업장 안전관리 또한 망인이 담당하기로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I가 망인의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할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처분을 하였다.나. 노무도급관계 주장에 대한 판단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부분만을 시공기술자들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위 가항에서 본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와 망인의 관계를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노무도급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