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7. 19. 선고 2015나1010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근로자 3인을 고용하여 C이라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여 이를 거래처에 납품해오던 중, 2013. 4. 1. 아래와 같은 조건으로 원고를 위 사업체의 직원으로 고용(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부터 위 사업체에서 용접업무를 하여왔다.

○

계약기간 : 2013. 4. 1.부터 2015. 4. 1.까지

○

계약시급 : 5,000원

○

근무시간 : 1일 8시간 주 44시간으로 하되, 업무상 필요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 연장 및 휴일근로를 할 수 있다.

나.

그러던 중 피고는 2013. 6. 18.자로 원고에게 "원고는 작업성이 불안정하며 불안안 행동을 하므로 C에서 퇴사할 것을 명한다"는 내용이 담긴 퇴사명령서를 교부하면서, 이 사건 고용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이하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라 한다)를 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가합1426호 근로자 지위확인 및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고용계약이 해지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3. 6. 18.부터 2014. 3. 31.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다가 항소를 취하하여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3호증, 을 제3호증,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2014. 4. 1.부터 2015. 4. 1.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고용계약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의 근무상 지시를 거부하는 등 민법 제661조의 부득이한 사유가 존재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로서 2013. 6. 18. 이 사건 고용계약이 해지되었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위 의사표시 이후 원고가 피고를 고소하는 등 다툼이 생김으로써 사후에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고용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되었으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아가 설사 이 사건 고용계약이 유효하더라도 이 계약은 취소되었거나,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되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이 사건 고용계약의 해지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이 사건 고용계약의 해지 여부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피고가 상시 3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C을 운영해왔고, 이 사건 고용계약의 기간이 2013. 4. 1.부터 2015. 4. 1.까지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의 유효성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민법의 관련 규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피고로서는 민법 제661조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이 사건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피고의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의 유효성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호증 내지 제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를 한 2013. 6. 18. 이전에 민법 제661조의 부득이한 사유가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피고는 피해자 원고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죄(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로 대전지방법원 2014고단47호 사건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 및 상고 기각판결을 받아 확정된 사실이 법원에 현저하며, 위 판결의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2013. 4. 11.부터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가 있었던 2013. 6. 18.까지 6차례에 걸쳐 피고로부터 성폭력범죄를 당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비추어 보았을 때 2013. 6. 18.에 있었던 피고의 마지막 범행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상당한 다툼이 발생하여, 원고가 피고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여겨지는바,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는 위와 같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다툼의 과정에서 피고가 일방적으로 한 해지 의사표시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지 의사표시는 민법 제661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효력이 없다.

나아가 위 의사표시 이후 민법 제661조의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위 사유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고용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근로계약 취소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근로계약서 제8조에 의하여 이 사건 고용계약이 취소되었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고용계약을 규율하는 근로계약서 제8조는 "채용결격사유, 불법체류자, 지명수배 중에 있는 자, 허위 사실을 기재 채용된 자 및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곤란한 사유가 추후 발견된 경우 본 근로계약은 취소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바, 위 조문의 "계속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곤란한 사유가 추후 발견된 경우"는 채용결격사유, 불법체류자, 지명수배 중에 있는 자에 대응하는 사유가 있는 '결격사유'에 준하는 경우를 정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원고에게 위와 같은 채용결격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한 피고의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나아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을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실 역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13. 4. 1.부터 2013. 6. 18.까지 불과 79일을 근무한 원고가 총 2년의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임금까지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①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체가 직원 3명으로 구성된 영세업체인 점, ② 피고는 이미 원고에게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4가합1426 판결에 의하여 2013. 6. 18.부터 2014. 3.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13,879,3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 ③ 원고의 근무기간이 79일로서 비교적 단기간인데, 이 사건 청구가 모두 인용되면 원고는 합계 653일분의 임금을 수령하게 되어 원고로서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고 임금으로서 과다한 금액을 수령하게 되는 측면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는 현저히 부당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를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공평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보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진훈(재판장) 박현진 정우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