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에 종사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2004. 6. 8.부터 2014. 1. 31.까지 피고의 제주지점 소속 채권추심인으로서 채권추심업무를 하였다.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피고가 지급해야 할 퇴직금은 30,944,478원{= 1일 평균임금 106,806원(= 퇴직 전 3개월 간 보수 합계 9,826,160원 ÷ 92일) × 30일 × 3525/365, 계산 편의상 원 미만은 버림}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 소속 채권추심인으로 일하기는 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와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채권추심업무를 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1의 나. 항 기재 근무기간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각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임업무를 수행하여 그 추심실적에 따라 성과수수료를 지급받은 사업소득자일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가 원고의 채권추심과정에서 구체적인 업무를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04.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2, 4, 5, 6, 7, 9, 10, 11, 12, 14, 15, 16, 17, 18, 19,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채권추심 위촉계약서는 원고를 피고의 위촉에 의한 자유소득사업자라고 규정하면서도(제2조)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피고회사는 본사와 지점의 목표현황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정하고 채권추심원별로 목표액 대비 매출현황을 작성하는 등 회사가 주관하는 목표량의 설정과 그 달성률 산정을 통한 실적관리를 통하여 원고의 업무실적을 구체적으로 평가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 및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와 같은 사무용 가구와 비품을 제공하였고 전화, 우편요금, 등기부발급비용 등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에 필수적인 정보와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주요비용을 제공하였다(피고는 이에 대하여 각 지점에 우선제공해 주고 매월 각 지점장에게 지급할 성과급에서 공제하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피고가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실질적으로 비용부담을 회사 측에서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달리 볼 이유가 없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추심할 채권을 배정받아 업무를 수행하였고, 회의 등을 통해 추심업무수행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시로 채권추심활동에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교육하였으며 채권추심실적을 보고받았고, 불법 채권추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률의 내용을 전달 및 교육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는 2013. 12. 17. 피고회사 제주지점장에게 '업무연락'이라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는데, 위 문서에는 피고회사가 2014년에 달성해야 할 매출 목표액과 월매출평균이 일정액 이하인 실적부진자에 대한 정리 계획, 금융사고로 인한 민원발생자에 대한 자동해촉 등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채권추심위촉계약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준수사항, 성과급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계약을 위반하거나 업무성과나 업무처리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실적이 없는 경우를 계약해지 사유로 규정하여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해고사유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나아가 최초 계약시에는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용보증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다.
원고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으나 수수료는 매월 계산되어 지급되었는데 수수료는 채권회수 실적 등에 따라 지급되어 그 액수가 일정하지는 않았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구체적 수수료 및 지급액일은 피고가 정하게 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이는 전체적으로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위 수수료 외에는 달리 이를 대체할 만한 생계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 간에 체결된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동갱신 조항 등에 의하여 계약의 효력이 계속 유지되어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예정되어 있었고, 원고가 동시에 다른 직장에 취업하거나 다른 영리활동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반면, 회수실적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피고의 지시에 불응하는 경우 피고가 일방적으로 경고 또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채권을 배정하지 않아 사실상 퇴사를 종용할 수 있는 등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을 위한 근로제공계약의 성립과 유지 및 종료에 대한 주도권이 피고에게 있었다.
피고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경우 채권추심인이 의도적으로 계약기간 종료나 해지를 앞둔 3개월 동안 채권을 집중적으로 회수하여 퇴직 직전의 수입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평균임금액을 과다계산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나, 채권추심업의 특성상 임금액의 변동은 예정되어 있는 것이고, 만일 임금액의 변동으로 인하여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을 통하여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면 될 것이지 이를 이유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징수하였고 원고가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고, 채권추심 위촉계약에 따르면 원고가 채권추심 전반에 관한 용역을 수탁받은 자유소득 사업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으나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서의 형식이나 문언에 구애받음이 없이 그 실질에 의하여야 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는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추심업무를 피고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오로지 원고의 재량에 따라 처리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전형적인 위임계약관계라기보다는 원고가 배분채권 변경권한을 가지는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추심업무를 피고가 지시한 방식과 준수사항을 이행하여 처리한 후 이에 따른 수수료(성과급)를 지급받고 피고가 원고에게 징계해고 또는 정리해고에 상응하는 계약해지권을 가지는 근로계약관계에 더 가깝다고 보인다. 실제로 원고는 전체적인 업무수행에 관하여 피고의 구체적이고 상당한 지휘, 감독을 받았으므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30,944,478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4. 2. 15.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5. 4.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진훈(재판장) 김미진 김선화
각주1) 1년간 원고가 수령한 급여(보수)의 액수에 비추어 볼 때, 최종 3개월간 수령한 보수액의 합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