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7. 7. 13. 선고 2016구합105007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9. 2. 원고에 대하여 한 B/C 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이하 편의상 '원고 회사'라 한다)는 시내버스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D은 2009년경 원고 회사에 중형버스 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1. 2. 19. 대형버스 기사로 재입사하였고, E은 2001년경 원고 회사에 대형버스 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해왔다(이하 D과 E을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

나.

원고 회사는 2015. 12. 22. 징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임의결행 다발, 도중운행 다발, 지시사항 위반, 운행 관련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정직 3월(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및 대무 인사발령 처분[이하 '이 사건 대무(代務) 발령'이라 하고, 이 사건 정직처분과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기로 의결하고, 같은 달 29.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처분을 통보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원고 회사의 징계위원회에 2016. 1. 21.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6. 2. 12. 재심신청을 기각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라.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6. 3. 8. 이 사건 처분이 부당징계라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5. 3.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의결행과 도중운행을 하여 원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되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② 비위행위의 경중 및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정직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이 사건 대무 발령은 취업규칙에서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한 전직이 아니라 아닌 인사명령으로서 원고 회사가 인사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마.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6.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9. 2.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의로 노선을 단축 운행하거나 편도 노선을 결행하여 원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초래한 비위행위가 인정되므로,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그러나 ② 이 사건 대무 발령이 징계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이루어졌고, 실질적으로 징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원고 회사가 "정직처분 기간이 짧아 대무 인사발령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더 주고 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대무 발령은 위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③ 이 사건 처분을 하나의 징계처분으로 보아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를 살펴볼 때, 이 사건 정직처분은 정당한 징계에 해당하나, 이 사건 대무 발령이 기한의 정함이 없어서 현재까지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대무기사로 근무 중인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여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이 부당징계임을 인정하며, 원고 회사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 및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정직기간 상당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1 내지 15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대무 발령은 징계처분이 아닌 인사명령의 성질을 가진다.

2)

설령 이 사건 대무 발령이 징계처분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다.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5 내지 10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 임금협정서, 인사위원회 운영규정 중 이 사건에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원고 회사는 2014. 9. 19. 및 같은 해 11. 10. D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고장을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3)

원고 회사는 2015. 2. 26. 'P 사고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통일된 운전원 복장으로 근무하고, 운행시간 경과 10분 이내는 정상운행하며 30분 이내 경과는 도중영업을 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게시판에 공고하였다.

4)

원고 회사는 2015. 9. 9. E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경고장을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5)

원고 회사는 2015. 12. 17.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귀하는 2015. 3.부터 같은 해 11.까지 배차된 차량에 승무명을 받고 근무하던 중 최근까지 운행 중 임의결행 및 임의 도중운행을 동료승무원들에 비하여 빈번하게 발생시켜(D은 임의결행 13회 및 도중운행 100회, E은 임의결행 35회 및 도중운행 50회) 회사에 영업상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사실이 있으므로 인사위원회에 징계회부하오니, 2015. 12. 22.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6)

원고 회사는 2015. 12. 22.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원고 회사의 징계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취업규칙 및 관련규정 위반사실이 인정되고, 개전의 정이 전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할 것을 의결하였다.

7)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초심 및 재심판정 절차에서 '다른 회사 같으면 징계처분으로 정직을 6개월 하도록 되어 있는데, 원고 회사는 최장 3개월밖에 안 되어 인사명령인 대무 발령으로 조금 더 불이익을 주고 있고, 이 사건 대무 발령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라.

판단

1)

이 사건 대무 발령이 징계처분의 성질을 가지는지 여부

가)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있어서 사용자가 승무직 근로자인 운전사에 대하여 행하는 배차행위 또는 배차지시는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속하고, 대무 발령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정만으로 대무 발령을 징계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4. 8. 12. 선고 94누1890 판결,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3119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대무 발령은 원고 회사가 전속 차량을 운전하던 전속기사로 하여금 다른 전속기사의 휴무 또는 유고시에 그를 대체하여 운전하는 대무기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하는 배차행위 내지 배차지시의 일종으로서, 여객운송사업자인 사용자의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은 징계의 종류를 '징계해고, 정직, 감봉, 대기, 전직, 경고, 견책'으로규정하고 있어, 대무 발령을 징계처분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지 아니한 점, ③ 대무기사라 하더라도 전속기사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근로를 동일한 장소에서 제공하므로, 대무발령을 징계의 일종인 '전직'으로 볼 수 없는 점, ④ 사용자는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징계처분과 징계에 속하지 않는 인사명령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비위행위에 비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이 다소 가볍다는 판단 하에 이 사건 대무발령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대무발령의 성질이 인사명령이 아닌 징계처분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다만 동일한 사유로 내려진 징계처분과 인사명령의 경우, 그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근로자가 하나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징계처분과 인사명령상의 불이익을 모두 감수해야 하는 지위에 있게 된다는 사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⑤ 이 사건 대무 발령이 이 사건 정직처분의 원인이 된 비위행위에 대한 부가적인 인사 조치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이상, 원고 회사가 별도의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대무 발령을 의결하지 아니하고 징계위원회에서 이 사건 정직처분과 이 사건 대무 발령을 모두 의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대무 발령의 성질을 징계처분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대무 발령은 징계처분이 아닌 인사명령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

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나,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갑 제6, 7,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정상운행과 도중운행의 조건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지시 및 교육을 해온 점,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정상운행을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없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임의결행과 도중운행을 하였고, 이는 그 횟수와 기간 등에 비추어 고의적인 행위였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비위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한 점,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의결행과 도중운행으로 인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도 승객들의 신뢰도 하락·수입 감소 등의 손해를 입게 된 점, ④ 원고 회사의 인사위원회 운영규정 제11조의 징계처분기준에 따르면, 임의결행과 도중운행을 하여 회사의 정당한 명령을 위반한 경우, 1회 위반행위로도 '견책, 감봉, 정직, 해고'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⑤ 시내버스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로서는 대중교통수단의 특성상 휴일 없이 버스를 운행하여야 하므로, 전속기사 외에 대무기사를 둘 수밖에 없고, 이에 원고 회사는 '㉠ 신입승무원, ㉡ 재직 중 불성실 근무자 또는 징계처분을 받은 자, ㉢ 병고 등의 사유로 장기휴직 후 복직한 자' 순으로 대무 발령을 하고 있는바, 이러한 대무 발령 기준이 원고 회사의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정해진 것으로서 일응 합리성을 가진다고 인정되는 점, ⑥ 원고 회사에 소속된 대무기사는 임금, 근무시간, 운행하는 차량의 종류에 있어서 전속기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근무하고 있고, 원고 회사의 경우 대무기사 뿐만 아니라 전속기사도 운행노선이 수일 간격으로 변경되는 형태로 근무하고 있으므로, 대무기사가 전속기사에 비해 운행노선의 수시변경에 따른 심각한 불이익을 입는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원고 회사의 징계재량권 및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소결

이 사건 대무 발령은 징계처분이 아닌 인사명령에 해당하고, 이 사건 처분은 원고 회사의 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손호영 박지숙

각주1) 정해진 노선 전체 중 일부 정류장을 임의로 운행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각주2) 정해진 노선 전체 중 일부 정류장을 무정차하고 특정 정류장부터 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주3) 전속기사가 휴가를 가거나 결근할 경우 그 차량을 대신 운행하는 대무기사로 발령하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