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는 전도된 철골구조물을 포함한 철골공사를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에 하도급 준 것으로서, E이 그 판단에 따라 안전대책으로 브레싱, 텀버클 및 파이프서포트까지 설치하였으며 F의 직원인 피고인으로서는 추가로 안전조치를 요구하여야 하는 상황임을 알 수는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감독의무를 이행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할 주의의무가 없다. 또한 피고인이 안전점검의무를 이행하였다 하더라도 비전문가인 피고인으로서는 사고발생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추가적인 안전대책계획을 수립·반영하여 사고발생의 결과를 방지하였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안전점검의무 미이행과 피해 근로자들의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추가로 안전조치를 요구하여야 하는 상황임을 알 수는 없었다거나 사고발생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그 결과를 방지할 수 없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피해 근로자들의 작업에 대한 감독의무를 이행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으며, 피고인의 이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 근로자들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세종시 K 신축공사의 시공사인 F의 안전관리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시설물의 안전상태를 점검하며 하도급업체가 수행하는 작업이 안전하고 적정한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지를 점검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피고인은 하도급업체인 E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도급을 준 사업주인 F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 등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E이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고는, 피해 근로자들이 약 13m 높이의 건물 3층 슬라브 건물에 고정용 볼트 등으로 임시 고정된 무게 약 8.37톤의 철골 에이치빔 구조물을 완전히 고정하는 공정을 수행하다가, 위 철골구조물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건물과 분리되어 건물 1층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위 사고 당시에 시공도와는 달리 에이치빔 철골구조물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설치되지 않아 위 철골구조물의 안전성이 떨어진 상태였고, 이 때문에 E과 F은 브레싱, 텀버클 및 파이프서포트를 설치하는 등 차선적인 조치를 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F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C와 안전관리자인 피고인 또한 위와 같은 사정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공판기록 제273, 297쪽).
위와 같은 철골구조물의 중량과 설치 높이, 공정의 단계 및 위험성 등을 고려해 보면 통상적인 안전관리자로서의 경험과 지식 등에 기초해 보더라도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과 시설물 안전상태의 점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위 공정 과정 중에 추락, 붕괴 등의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중량물취급계획서, 작업계획서 등의 작성 업무,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 업무를 철저히 수행하지 아니하였고, 회사 측에 안전로프 등 추가적인 안전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거나 위 철골구조물에 대한 안전성평가 등을 통해 안전성을 미리 확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공판기록 제299~301쪽). 특히 사고 당일 E의 현장대리인이었던 B은 이 사건 공사현장을 이탈하여 외부에 있는 상태였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있으면서도 피해 근로자들의 작업이 위 B 등 E 직원의 적정한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지도 점검하지 않았다(공판기록 제230쪽).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는 E의 직원들과 F의 현장소장, 피고인 등의 과실이 병합하여 발생한 것인 점, 피고인은 위 공범들과 함께 피해 근로자들의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유가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사고가 충분히 예상될 수 있는 시설상태 및 작업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지 않음으로써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명의 피해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던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정상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경위,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에 원심과 형을 달리 정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없다는 점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고영식 이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