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주식회사, B의 항소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주식회사(이하 'A'라고 한다), B
원심의 형(피고인 A에 대하여 벌금 1,000만 원, 피고인 B에 대하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이 사건 산업재해가 일어난 장소는 위험물질인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가열되던 보일러인데, 그렇다면 위 보일러는 위험물질인 액화천연가스를 간접적으로 취급하는 장소이므로, 도급인 측인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 D도 수급인의 근로자가 위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곳이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가 아니라고 보아 피고인 C, D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판단
피고인 A, B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 A, B는 이 사건 당시 다른 업체에 소속된 피재해근로자와 1일의 근로계약을 맺고 작업을 진행하였던 것이어서 이 사건 피재해근로자의 작업에 대한 관여범위가 통상의 경우보다는 제한적이었다고 보이는 점, 피재해근로자 측이 산업재해보상보험금을 통하여 손해를 일부 회복한 것으로 보이고, 위 피고인들도 피해변제를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피고인들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 위 피고인들에게 참작할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근로자가 사망하게 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또한, 보일러의 제조, 설비업을 하는 위 피고인들로서는 근로자가 열탕화상을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이를 방지할 최우선의 안전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재해를 미리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던바, 위 피고인들의 의무위반의 정도는 매우 무겁다.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위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함이 상당하다.
위와 같은 정상들 및 그 밖에 환경, 범행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에 원심과 형을 달리 정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없다는 점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재해는 도급인인 피고인 C의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수급인의 근로자가 재해를 입게 된 것으로서, 수급인의 근로자가 재해를 입은 것에 대하여 도급인을 처벌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1호는 제29조 제3항의 규정을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도급인을 의미한다)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여, 도급인의 경우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수급인의 근로자가 작업할 때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도급인 측인 피고인 C, D이 위 규정에 의한 처벌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고장소가 위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에서 열거한 장소에 해당되어야 한다. 검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2호는 '안전보건규칙 별표 1에 따른 위험물질을 제조하거나 취급하는 장소'를 위 장소의 하나로 정하고 있고, 위 안전보건규칙 별표1<1>에서는 메탄, 에탄, 프로판, 부탄과 같은 인화성 가스를 위험물질의 하나로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재해는 위와 같은 인화성 가스로서 위험물질에 해당하는 액화천연가스(LNG)로 물을 가열하여 위 위험물질을 간접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보일러에서 발생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2호에서 정한 위험물질을 간접적으로 취급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원심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그 하위법령의 규정형식,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2호에서 규정하는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의 의미는, 근로자가 직접 위 위험물질을 다루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그 위험물질로 인한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존재하는 장소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재해가 일어난 보일러가 위험물질인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가동되었더라도 이를 위험물질 취급 장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위 시행규칙 제30조 제12호의 취지는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위 위험물질을 직접 원인으로 하여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보이고, 이것을 넘어서서 그러한 위험물질이 간접적으로라도 사용되는 모든 장소에서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위험방지 조치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확장해석할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재해는 보일러 안에 가열된 고온의 수증기와 물 때문에 발생하였는데, 만약 위 보일러가 위 시행규칙에서 정한 위험물질이 아닌 연료(예컨대 나무, 석탄 등)로 가열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보일러의 고온수로 인하여 같은 내용의 재해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일러를 가열하는 연료의 종류에 따라 도급인에 대한 처벌 여부가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확장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곳이 도급인까지 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위험방지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가 아니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항소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B의 항소와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고진흥 윤성진
각주1)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1'을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