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먼저, 원심이 C, D이 L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설시한 사정만으로는 C, D이 L과 동업관계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과 도급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L일 뿐 C나 D이 위 L과 동업자로서 도급계약의 당사자가 된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이 L과 D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하여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도 D에 대하여는 L과 동업관계가 있다거나 도급계약의 당사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C에 대하여는 아예 민사소송조차 제기되지 않았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C, D은 L의 동업자가 아니라 L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근로자들이 원심법정에서 검사가 제출한 각 임금체불 확인서(수사기록 제26~37쪽)의 내용에 관하여 위증의 벌을 무릅쓰고 증언한 이상 위 증언 및 위 각 임금체불 확인서는 충분히 믿을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C, D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E, F, G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나머지 근로자들의 일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각 무죄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C,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① L이 D의 권유로 'S'라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D의 소개로 2014. 10. 18. 피고인과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계약서 작성은 L이 아니라 D이 직접하였고, 계약서에도 D의 연락처를 기재한 점, ② C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며 대부분의 작업지시를 하는 한편, 공사를 할지 여부나 근로자의 투입여부, 근로자의 일당 액수를 대부분 결정하였고, D은 L로부터 계좌와 카드를 받아 현장에서 필요한 자재 수급, 경비 지출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근로자들의 출력여부도 C와 D이 직접 확인하였던 점, ③ D은 직접 피고인과 공사대금 지급 등 금전거래를 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소비하기도 한 점, ④ 나머지 근로자들은 L로부터 2014년 10월 및 11월까지는 임금을 일부라도 지급받았으나 C, D은 2014년 10월 및 11월에 전혀 임금을 지급받지 않았던 점, ⑤ D은 피고인과 전화 통화도중 임금체불 등에 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던 점 등의 사정에 의하면, C,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L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C,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은 원심법원에서 L로부터 임금 명목의 돈을 전혀 받지 못하였음에도, L이 공사비용, 인건비 등으로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금전을 지급해주었고, 당시 L이 자금난을 겪고 있음을 알면서도 위와 같이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제158~159쪽), 이에 의하면 D도 L의 명의로 운영하는 S의 사업상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나아가 D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S가 받아야 할 공사대금 1,000만 원을 대신 받은 다음 이를 S나 L에게 전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제163쪽) 이에 의하면 D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에 관한 처분권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C도 원심법정에서 L로부터 임금 명목의 돈을 전혀 받지 못하였음에도 D과 마찬가지로 L에게 공사비용 등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고(공판기록 제178쪽), 공사현장에 나온 인부들도 C의 친지 등 C가 알고 있는 사람들로 동원하였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179쪽), ④ C는 2015. 1.경 피고인에게 L과 일을 할 수 없으니 직접 우리에게 돈을 주면 작업재개를 하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182쪽) 등을 원심이 설시한 무죄의 이유에 보태어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L과 D, C의 관계를 사법상 위임관계 또는 노무도급관계 등으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D, C가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L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D, C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나머지 무죄 부분에 관하여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노무비미지급현황과 노무비 지급명세서는 D, C가 주식회사 남화토건 출력일보와 맞춰 개인수첩에 기재한 내용에 따라 작성한 것이고, 임금체불확인서는 L이 D, C의 개인수첩 및 몇몇 근로자들의 개인수첩을 보고 주식회사 남화토건 출력일보를 확인하여 작성한 것인데, 위 근로자들의 개인수첩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은 이상 근로자들의 성명이 기재된 주식회사 남화토건의 출력일보의 기재에 따라 근로자들의 출역일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기재내용과 일치하지 아니하는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위 출력일보에 기재된 근로일수를 넘어선 일수를 근로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E, F, G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M, N, O, P, Q, R에 관한 일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각 무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의 액수가 적지 않은 점, 다수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한 점 등의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의 책임은 가볍지 아니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직상수급인의 법률상 지위로 인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발생함으로써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인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시인하는 점, 피고인의 잘못만으로 이 사건 임금체불이 발생하였다고는 볼 수는 없는 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참작할 만한 사정도 인정된다.
위와 같은 정상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에 원심과 형을 달리 정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없다는 점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서 제2쪽 제7행의 '2014년 11월분'은 '2014년 12월분'의, 같은 행 '2014년 12월분'은 '2015년 1월분'의, 원심판결서 제4쪽 제5행의 '임금 합계 31,250,000원'은 '임금 합계 31,250,000원 중 위와 같이 유죄로 인정하는 임금 합계 7,04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24,210,000원'의 각 잘못된 기재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이를 각 정정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문봉길(재판장) 박지은 윤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