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판시 제1의 나.항 범죄사실에 대하여
F, G(이하 'F 등'이라 한다)이 최초에 E에서 피고인과 함께 숙식을 할 당시에는 임금지급을 조건으로 하지 않았고, 또한 2005. 2. 27. 피고인의 배우자인 S이 사망할 때까지는 위 이 E의 실질적인 사용자였고, 피고인은 E의 명의대여자에 불과하였다.
2013. 11. 8.경 이전까지는 피고인이 F 등과 함께 겨우 먹고살 정도의 수입이 있을 뿐이어서 F 등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2016. 10. 20.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경과한 체불임금은 이미 소멸하였으므로, 위 소멸한 임금 및 퇴직금의 미지급 부분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
판시 제2항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E의 운영이 어려워 F 등에게 떠나줄 것을 권유하였지만 F 등이 피고인에게 "갈 데가 없다. E의 운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함께 먹고 살게만 해 달라"고 애원하여 F 등과 계속하여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이고, 2013. 11. 8.경 이전까지는 위 1)의 ②항과 같은 이유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며, 그 이후로는 E의 경영상태가 호전되기는 하였으나 우선적으로 피고인의 가족 및 F 등의 작업환경과 생활환경을 개선하려다보니 임금을 미처 지급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F 등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을 두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악의적인 차별행위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판시 제1의 가.항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 범죄사실과 같이 수수빗자루 손잡이 부분으로 G의 머리를 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판시 제1의 나.항 범죄사실에 대하여
①항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 등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의 첫 진술 때부터 일관되게 '애초에 돈을 벌 목적으로 E에 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2001년경부터 E의 대표자 명의가 피고인으로 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피고인의 배우자였던 S은 두 다리가 모두 없는 장애인이어서 피고인이 E의 운영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인 과자를 제작하는 업무(F의 근무와 관련된 부분이다)를 전적으로 맡아서 해왔던 것으로 보이는바, 적어도 피고인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S과 E을 공동으로 운영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F 등이 최초로 E에서 근무할 당시부터 그들의 사용자로서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②항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원심에서도 이 부분 주장과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의 '증거의 요지'란에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③항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과 권리남용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3609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피고인과 F 등의 관계, F 등의 장애 정도, F 등이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거나 임금 지급을 요구할 수 없었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은 채무자인 피고인이 채권자인 F 등으로 하여금 임금채권의 행사나 그 요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F 등이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는 큰 장애사유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F 등의 보호의 필요성이 큰 반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한 경우로도 볼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인이 F 등에 대하여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주장하는 것은신의성실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판시 제1의 가.항 범죄사실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 등의 수사기관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충분히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점, ② G의 머리 부분을 촬영한 사진에서 폭행을 당한 흔적이 확인되는 점, ③ F 등과 2014년까지 함께 생활하였던 K이, '자신이 E에서 생활할 당시 피고인이 빗자루로 G을 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판시 범죄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판시 제2항 범죄사실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 등이 E에서 휴일이나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한 번도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점, ② 피고인이 그와 같이 F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데에 불가피한 사정은 없어 보이는 점, ③ 피고인도 검찰에서 'F 등에게 15년간 부당하게 일을 시키고 지적장애라는 이유로 급여를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F 등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임금 지급을 거부함으로써 악의적인 차별행위를 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제반 정상을 충분히 참작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F 등은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받아 마땅한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피고인은 F 등이 장애인임을 이용하여 F 등으로부터 장기간 부당하게 노동력을 착취하고, 심지어 F이 수령한 연금을 횡령하기까지 하였는바, 피고인이 당심에서 횡령금 중 320만 원 상당을 추가로 변제한 것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기권(재판장) 김택형 김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