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7. 18. 선고 2018구합10547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A(D생)은 2005. 2. 12. 주식회사 E에 입사하여 문전수거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6. 10. 참가인에게 고용 승계되어 문전수거원 및 상차원으로 계속 근무해오다 2017. 12. 31. 정년의 도래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람이다. 원고 B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 한다)은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을 제외한 근로자와 공공기관에 간접 고용된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9. 3. 9.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참가인은 2016. 10. 주식회사 E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여 설립된 이후 상시 7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산 남구 지역 생활폐기물 수집 및 운반업을 행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 A은 2017. 12. 28. 참가인으로부터 2017. 12. 31.자 정년 도달 및 촉탁직 재고용 거절에 따른 당연퇴직 통보(이하 '이 사건 퇴직통보'라 한다)를 받았다.

다.

원고들은 2018. 2. 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퇴직 통보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신청을 하였다(부산2018부해45/부노2 병합).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4. 10. 원고들의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들은 2018. 5. 10.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중앙2018부해520, 537/부노71 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7. 20.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고(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위 재심판정의 정본은 2018. 8. 14. 원고들에게 도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7,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참가인의 2017년도 단체협약 제10조와 이전 용역업체인 주식회사 E의 촉탁직 재고용 관행을 고려할 때, 원고 A에게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것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참가인이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한 채 정년 도달을 이유로 원고 A에게 이 사건 퇴직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이다.

나.

이 사건 퇴직통보는 원고 A의 원고 조합 가입·활동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루어진 불이익 조치로 원고 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한 지배·개입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부당노동행위이다.

3.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인정 사실

1)

원고 A은 2012. 7.경 원고 조합에 가입하였다.

2)

원고 A은 2017. 3. 18. 일시적인 심장마비로 F병원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 및 약 3주간의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복직하였는데, 2017. 4. 18. 심실빈맥, 관상동맥연축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약물치료를 받았다.

3)

참가인은 2017. 8. 14. 원고 조합의 교섭요구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개시하였고, 2017. 9. 15. G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확정 공고하였다.

4)

원고 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진행 중 개별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이를 거부하고, 소외 조합과 2017. 11. 13.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5)

참가인의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 한다) 및 위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정년 및 재고용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6)

참가인의 상무 H은 2017. 12. 15. 촉탁직 재고용 여부 결정을 위하여 원고 A을 면담하고 면담일지를 작성하였는데, 면담 일지의 '작업업무능력 정도' 란에 「2017. 3. 18. 개인질병으로 심실세동 심정지(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 시행 받았으며 관상동맥연축, 심방세동 소견으로 약물치료 중이며, 관상동맥연축이 재발(자정부터 이른 아침에 발병율이 높음)시 치명적인 부정맥 및 허혈성 심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현재 업무 수행 중 기계 오작동 등 인지 능력이 떨어져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으며, 동료들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음」이라고 기재하고, 원고 A에 대한 진단서를 첨부하였다.

7)

참가인은 2017. 12. 21. 1차 노사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정년도달자 및 촉탁계약기간 만료자 총 13명에 대하여 재고용 여부를 협의하였고, 2017. 12. 28. 2차 노사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협의한 결과 원고 조합 및 소외 조합 측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13명 중 6명(원고 A 포함)에 대하여 촉탁직 재고용 및 계약갱신 거절에 따른 퇴직을 최종 결정하였다. 위 각 회의에는 원고 조합의 지회장 I이 참석하였다.

8)

참가인의 2018. 3. 15. 기준 소속 근로자 수는 73명이고, 사무직 3명을 제외한 현장직 70명 중 촉탁직 근로자는 7명이다.

9)

2017. 12. 정년퇴직자, 계약기간 만료자 및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또는 재계약 대상자의 현황은 아래 각 표<1>와 같다.

○

촉탁 2년차

○

촉탁 1년차

○

정년 대상자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3, 6-4, 7, 을가1, 2, 을나1-1, 1-2, 을나5-1, 5-2, 변론 전체의 취지

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는데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유효한 이상 그러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

한편,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거나 재고용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근로관계 유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근로관계 유지를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근로관계 유지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퇴직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가)

원고 A은 만 60세가 되는 해의 마지막 날인 2017. 12. 31.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정년에 도달하였다(참가인의 취업규칙 제44조 제1항은 정년퇴직 기준일을 이 사건 단체협약과 달리 정하고 있는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므로, 정년퇴직 기준일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다). 취업규칙 제43조는 정 년 도달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 A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7. 12. 31. 정년의 도달로 자동으로 종료되었다.

비록 취업규칙 제44조 제2항이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본인의 신청이 있을 경우 1년 단위로 재고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가 "회사는 업무능력 등이 작업에 이상이 없는 것을 전제로 3년을 촉탁직으로 계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노사가 협의하여 재계약을 하며 최종 채용 결정은 회사에 일임하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는 경우 당연퇴직하는 것을 전제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의 경우라도 참가인이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업무능력 등에 관한 참가인의 판단을 거쳐 재고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재량규정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 규정으로 인하여 정년에 도달한 이후에도 해당 직원과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계속 유지된다거나, 해당 근로자에게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참가인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계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업무능력 등이 작업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참가인의 적격심사를 전제로 한다는 점과 촉탁직 재고용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이 참가인에게 유보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달리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퇴직통보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원고 A의 근로자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이라고 볼 수는 없고, 위와 같이 근로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이상 참가인이 원고 A의 촉탁직 재고용 적격을 심사한 결과 원고 A과 촉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고 A의 법익에 어떠한 제한이나 침해가 가해진 것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

원고 A이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은 근로자가 정년이 이미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그 기간이 만료하는 때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기대권에 관한 사안으로, 원고 A이 정년에 도달하여 퇴직하는 상황에서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하지 않은 결정이 문제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나)

설령 원고 A에게 정년 도달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나2-1~4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측의 재고용 거절 사유나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성이나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 A은 정년퇴직 기준일로부터 약 9개월 전인 2017. 3. 18. 관상동맥연축 등 질환에 기인한 심장마비로 응급조치를 받고 입원하여 3주간 휴직하였다가 복직하였고, 정년 도달 시점 당시까지도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다.

②

원고 A은 운전원 AI과 2인 1조를 이루어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여 특장차에 실어 나르고, 운전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상차원 업무를 담당하였다. 상차원 업무는 쓰레기를 수거·상차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있고, 야간·새벽 시간에 야외에서 장시간 반복적으로 쓰레기를 나르는 등 노동강도가 작지 않다. 또한 원고 A이 진단받은 관상동맥연축(경련)은 다른 시간대에 비해 혈관이 더 수축하는 새벽 시간대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원고 A이 2017. 8. 18. F병원에서 받은 일반건강검진결과 특별히즉각적인 조치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항이 없는 정상(A) 소견으로 평가되었고, 업무수행 적합 여부역시 '가' 판정을 받은 사실이 있기는 하나, 정년 도달 이후 상차원업무를 계속 수행할 경우 심혈관질환이 재발하거나 어지럼증세로 인한 낙상 등 돌발사고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 결과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에 관한 참가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 A 이 상차원 업무를 계속할 경우 최근 1년 내에 심장마비까지 야기했던 심혈관질환이 재발할 우려가 있다는 참가인의 판단이 비합리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③

참가인 소속 일부 근로자 중 정년이 지나서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어 운전원, 문전수거원 업무를 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나, 현장직 70명 중 촉탁직 근로자는 7명뿐이고, 그중 상차원 업무를 하는 사람은 1명에 불과하다.

④

원고 A은 2017. 9. 18. 새벽경 기계 오작동을 일으킨 사실이 있다. 당시 원고 A과 같은 조원으로 편성되어 함께 일했던 운전원 AI은 원고 A이 업무 과정에서 자주 졸고, 장비 조작 실수, 확인 소홀이 잦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원고 A이 복직 이후 앞서 본 건강 문제로 업무집중도가 떨어졌다는 참가인 측 판단을 뒷받침한다.

⑤

참가인은 촉탁직 재고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원고 A을 개별 면담하고 면담일지를 작성하고 진단서를 첨부하였다. 또한 원고 조합 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7. 12. 21. 및 2017. 12. 28. 2회에 걸친 노사협의를 통해 원고처럼 정년 도달하였거나 촉탁직 계약기간이 만료하는 근로자 13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작업업무능력 등 안전사고, 산재사고 발생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촉탁직 재고용 및 계약갱신 여부를 논의하였다. 그 결과 참가인은 최종적으로 원고 A을 포함하여 업무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6명의 근로자들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 및 계약갱신 거절을 결정하였다. 원고 A은 위 두 차례에 걸친 노사협의가 참가인 측의 일방적인 의사 통보와 이에 대한 노조 측 반대에 그쳐 실질적인 협의가 이루어진 바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퇴직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 A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적법하다.

다.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관한 재심판정 부분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 밖에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퇴직통보는, 참가인이 원고 A에게 정년 도달 및 촉탁직 재고용 거절에 따라 당연퇴직함을 알리는 행위일 뿐, 부당해고 또는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가인이 최종적으로 2018년도 촉탁직 재고용 또는 촉탁직 계약갱신을 거절하여 퇴직하게 된 6명 중 4명이 원고 조합 소속 근로자라는 결과만으로 참가인이 원고 조합을 차별 취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 조합을 와해시키는 방법으로 지배하거나 개입할 의사로 원고 A의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부분 재심판정 역시 적법하다.

5.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성기권(재판장) 강창효 이창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