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02. 8. 6. 농업협동조합법에 의한 조합 및 D단체, 조합 또는 D단체가 출자한 회사 등(이하 합하여 '조합 등'이라 한다)의 부실예방 및 경영개선, 조합 등이 보유하는 부실채권의 정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98. 8. 3. D단체 대전지역본부에 계약직 직원으로 입사하여 2002. 9. 30.까지 부실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2002. 10. 1. 참가인과 채권추심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아래와 같이 재계약 체결이 거부되기 전까지 6개월 단위로 위임계약(이하 원고가 참가인과 체결한 각 채권추심업무위임계약을 통칭하여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참가인이 조합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부실채권의 회수와 참가인이 조합 등으로부터 매입한 부실자산에 관한 보전, 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참가인은 2016. 12. 6.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6. 12. 8.부터 2017. 6. 7.까지로 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채권추심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기간이 종료되자 더 이상 원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7. 6. 30. 참가인이 재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E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17. 9. 14.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10. 24.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 1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채권추심업무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사실상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또는 갱신기대권이 있는 기한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의 재계약 기준요건 미달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고와의 재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9 내지 13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 제27조는 채권추심회사가 임직원 이외에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통하여 추심업무를 할 수 있도록하면서(제2항), 채권추심회사로 하여금 그 소속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되려는 자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고(제3항), 위임직 채권추심인에게 소속 채권추심회사 이외의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며(제4항),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 7항). 즉, 신용정보법은 근로자에 해당 하지 아니하는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통한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행위를 허용하고 있고,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불법적인 추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준수사항을 부과하거나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는 등의 규제를 두고 있을 뿐인바, 위와 같은 신용정보법 규정의 취지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 판단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참가인 소속 직원이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이하 원고 및 원고와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한 채권추심원들을 합하여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라 한다)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상주하지 않았고, 참가인이 직원을 보내거나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업무일지를 작성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을 점검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위임계약은 수임인이 참가인의 위임에 따라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다는 일반적·추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고, 참가인이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을 정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채권회수의 방법이나 순위, 방문일정 등을 정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채권회수를 위하여 수행한 업무의 내용을 참가인이 관리하는 자산관리시스템(AMS)에 입력하도록 사실상 강제하였고, 이를 통해 위 채권추심원들을 지휘·감독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참가인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채무자의 주소지 변동 등 관련정보의 변경사항을 전달하며, 위 채권추심원들에게 지급할 수수료책정을 위한 채권회수실적 확인 등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전산시스템을 구축·관리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G조합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33조 제2항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관리회사의 감독에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관리회사의 업무, 회계 및 재산에 관한 사항 등을 보고하게 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관리회사의 업무 상황 또는 장부, 서류 등을 검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금융감독원이 작성한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은 채권추심회사로 하여금 채권추심종사자등이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로그인이 필요한 시스템에서만 볼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두고 있는바, 참가인으로서는 행정기관의 감독·검사에 대비하여 채권추심 관련 업무상황 전반을 파악하고, 채무자에 대한 정보가 불법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전산시스템을 구축·관리할 필요성이 있었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을 지휘·감독할 목적으로 자산관리시스템에 업무수행내역을 입력하도록 독려하거나 위 시스템의 사용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참가인이 자산관리시스템에 입력된 위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내역을 점검하여 근태, 업무수행의 방법 또는 채권추심실적 등에 대한 지적을 하였다거나 위 채권추심원들이 자산관리시스템에 업무수행내역을 입력하지 않은 경우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위임계약상 출퇴근 시간에 대한 정함이 없었고, 원고는 외근(출장)이나 휴가를 가는 경우에도 참가인 측의 승인을 얻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 참가인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바, 위 채권추심원들이 채권추심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는 등 근무를 해태하는 경우에도 참가인이 민법 제689조에 따라 위임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 이외에 징계 등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참가인은 실적에 따라 위 채권추심원들에게 지급할 수수료의 액수 및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위 채권추심원들의 근태를 일일이 점검할 필요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과 개인용 컴퓨터, 전화기를 제공하였으나,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업무수행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근로자에 대한 감독 또는 노무관리를 위하여 이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채권추심원들은 채권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소요되는 통신비, 교통비, 등·초본 발급비용 및 비품 구매 비용 등을 부담하였으므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추심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은 금지되나, 이러한 제한은 신용정보법에 의한 것일 뿐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에 따른 것이 아니라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징표로 삼기는 어렵다.
이 사건 위임계약은 원고가 전적으로 채권추심업무에만 종사해야 한다거나 다른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참가인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는 등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의 업무수행을 감독하지도 않았으므로, 원고가 다른 일에 종사하여 수입을 얻는 것에 어떠한 장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원고는 충남 부여군 H에 사업장을 두고, 밭 1,374m²를 경작하는 농업인으로서 조합원에 해당함을 전제로 2014. 4.경 및 2016. 4.경 I조합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고(농업협동조합법 제19조, 제45조,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참조), 원고와 함께 근 무하였던 증인 F 역시 이 법정에서 '채권추심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를 수행하여 소득을 얻은 적이 있고, 참가인으로부터 이에 대한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참가인은 2008년경 이후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에서 정하는 관련 법규 및 위 가이드라인 내용에 대한 교육 및 민원예방에 대한 교육 이외에 다른 종류의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2009년경부터는 위 채권추심원들과 작성하는 위임계약서에서 교육참석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을 삭제하였으며, 위 교육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이 위 채권추심원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교육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위임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관계 법령을 위반한 채권추심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위 채권추심원들의 불법적인 채권추심행위로 인하여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상 양벌규정(제16조)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성이 있는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로 보이므로, 참가인이 위임계약을 통해 위 교육에 대한 참석의무를 부과하더라도 이를 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가 채권추심업무에 대한 참가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의 근거로서 제시하는 교육자료(갑 제10, 11, 13호증)는 채무조정, 매입채권에 대한 법적조치와 관련하여 참가인 소속 담당직원과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업무수행시 참고할만한 문자메시지 문례를 제공하는 등의 내용인바, 이는 참가인이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임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줄 것을 강조하면서 업무수행의 편의를 위한 자료를 제공한 것에 불과해보이고, 위임인의 이익과 상반되거나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채무조정 등 업무에 대해 사전에 위임인과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구체적인 지휘·감독으로서 근로자성의 징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은 채권추심업무에 소요된 시간이나 업무 내용과는 관계 없이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참가인으로부터 지급받았고, 위 채권추심원들의 업무기간이나 연차 등에 따라 지급되는 금액이 인상되지는 않았으며, 위 채권추심원들이 위와 같이 지급되는 수수료가 임금임을 전제로 참가인에게 임금인상에 관한 협상이나 재계약을 요구하거나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원고가 2017년 상반기에 지급받은 수수료를 보더라도, 2017. 2. 188,269원, 2017. 3. 1,710,031원, 2017. 4. 331,461원, 2017. 5. 722,399원으로 업무수행기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원고가 참가인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수수료가 지급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이 참가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는 위임받은 사무처리에 대한 보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 채권추심원들이 제공한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자신을 사업자로 하여 사업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을 사업주로 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며, 참가인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채권추심원들의 4대 보험 가입여부 등을 임의로 정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기권(재판장) 강창효 이창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