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9. 6. 11. 선고 2018나11592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와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6,002,726원과 이에 대하여 2018. 3. 6. 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제1항과 같다(적용법조: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2.

주장과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7. 2. 27. 피고로부터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그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여 징계처분이 종료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2017. 3. 15.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하였고, 그 후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재의결하는 등 징계절차를 번복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징계해직한 2018. 1. 10. 까지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계속 유지하였는데,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은 고용관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인사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으로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2017. 1. 경부터 2017. 12. 까지 이 사건 직권정지 등 처분이 없었다면 전무로서 급여 합계 110,578,900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급여 110,578,900원 중 정직기간 1개월의 급여를 공제한 101,363,991원(= 110,578,900원 × 11개월/12개월, 원 미만 버림)에서 대기발령 상태에서 지급받은 급여 55,361,265원을 공제한 나머지 46,002,726원(= 101,363,991원

55,361,265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농업회사법인에 대한 부당자금지원과 계약 미이행으로 피해금액 발생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2017. 3. 15. 부터 사고발생 해결시까지'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하였고, 이후 2018. 1. 10. 징계해직시까지 '직원급여규정' 제7조 제4항 제1호에 따라 원고에게 기본급의 90/100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려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이 무효로 인정되어야 한다.

2)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의 무효 판단에 관한 법리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징계의 경우와는 달리 사용자로 하여금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대기발령 외의 다른 처분을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규정 위반이 이를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대기발령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므로,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에 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징계에 관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3)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이 무효인지(소극)

갑 1, 2, 3, 5,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1, 3, 4, 5, 6, 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은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사고로 인한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한 것이고,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으로 원고가 입은 급여의 일부 감액 등 생활상 불이익은 피고가 입은 손해의 정도와 사고발생에 대한 원고의 책임 정도에 비추어 원고가 감수하여야 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은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 인사규정에 따르면, 조합장은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4급 이상의 직원에 대하여 직권정지를 명하고, 대기발령을 할 수 있다(제90조 제1호, 제91조, 제62조 제1항 제3호, 제2항).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피고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으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는 반면, 피고의 인사규정에는 위와 같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할 경우 사전에 근로자와 협의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의 절차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피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제1의 나. 항 기재와 같이 원고의 J에 대한 부당자금 지원과 계약 미이행으로 피해금액 발생이 예상되어 사건의 확대 방지와 수습을 위하여 2017. 3. 1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하여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하였다. 게다가 J은 2017. 2. 15. 피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17가합2106호로 1,411,556,120원의 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J과의 소송은 원고의 J에 대한 부적절한 양곡매매 계약 체결과 관리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이처럼 원고에게는 인사규정에서 정한 직권정지와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한다.

반면에 피고가 원고에게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하면서 인사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는 제1심 판결의 이유 제1의 마. 항 기재와 같이 조합장의 결재 없이 2016. 11. 29. J에 대한 채권 확보를 위해 설정받은 피고의 2순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을 2억 5,000만 원으로 감액하여 주었다. 피고는 공주경찰서에 원고를 배임행위로 고소하였고, 공주경찰서는 기소의견으로 대전지방검찰청 공주지청에 송치하였다. 이후 검사는 원고에 대하여 불기소처분하였으나, 피고가 항고하여 2017. 4. 경 대전고등검찰청에서 수사를 진행하였다. 위와 같은 수사 진행 과정과 앞서 본 민사소송 진행 과정 등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의 직무상 권한을 정지하고 대기발령할 필요가 있었다고 봄이타당하다.

④

원고는 피고의 직제규정상 최상위등급인 'M급' 전무로서 조합의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법상 지배인으로 조합을 위하여 소송상 또는 소송외의 행위를 할 수 있는 포괄적 대리권을 가지는 지위에 있었다. 게다가 원고는 앞서 보았듯이 조합장 결재 없이 J의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을 감액하여 주기도 하였다. 원고의 조합에서의 지위와 권한, 원고의 부적절한 업무처리 내용과 정도, 민사소송과 형사절차 진행 경과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J과의 소송은 물론 조합 내 업무에서도 원고의 직무상 권한을 정지하고 업무에서 배제함으로써 J과의 부당거래로 인한 손해 확대를 방지하고 사건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원고가 징계해직된 2018. 1. 10. 까지 원고에 대한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취소하여 전무로서의 권한을 회복하고 업무에 복귀하도록 할 만큼 사건이 수습되었다는 등의 사정변경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피고가 2017. 3. 15. 부터 2018. 1. 10. 까지 원고에 대한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을 유지한 것을 두고 인사권을 부당하게 남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⑤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면서 절차상 하자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새로이 징계처분을 하는 등 징계절차가 다소 부적절하게 진행된 사정이 있다. 그러나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은 비위행위에 대한 징벌적 제재인 징계절차와는 성격, 절차, 내용과 효력을 달리하므로, 징계절차의 하자가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의 효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은 인사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피고의 사고 수습을 위해 이뤄졌으므로, 징계절차의 적정성 여부는 이 사건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결론이 같아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종록(재판장) 김선용 이경희

각주1)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은 2018. 5. 30. J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J이 항소하여 대전고등법원 2018나12740호로 소송 계속 중이다).

각주2) 이후 검사는 원고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에 기소하였고(위 법원 2018고단373호), 원고는 제1심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비록 원고가 제1심 법원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하더라도, 무죄판결의 이유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비위행위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각주3) 앞서 보았듯이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은 2018. 5. 30. 에야 J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