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7. 11. 20. 피고에게 원고 운영의 천안 동남구 D 2층, E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이라 한다)에 관한 진료기록부를 포함한 병원 시설 및 장비·비품 등 일체의 권리를 1억 원에 양도하되, 같은 날 계약금 1,000만 원을 지급받고, 잔금 9,000만 원은 2017. 12. 9.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의원의 양도·양수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17. 12. 9. 이 사건 의원에 관하여 자신 앞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그때부터 2017. 12. 11.까지 이 사건 의원을 운영하였다.
피고는 2017. 12. 9.까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잔금 9,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는 2017. 12. 9.부터 2017. 12. 11.까지 이 사건 의원에서 근로한 근로자 6명의 임금 합계 1,475,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나도록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선고유예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9. 10. 29. 선고 2019고정200 판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내지 7,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당심 증인 F의 증언
원고의 주위적 청구 부분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잔금 9,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잔금 지급일 다음 날인 2017. 12. 1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8. 5. 4.까지 상법에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선해하여 정리함)
이 사건 계약과 이 사건 의원 건물에 관한 피고의 임대차계약(이하 '피고의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피고의 임대차계약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해제되는 등 그 효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이 사건 계약도 유효하게 존속할 수 없다.
피고는 2017. 12. 11.까지 이 사건 의원 건물을 인도받기로 하였는데, 그때까지 이 사건 의원 건물을 인도받지 못하여 계약금을 포기하고 피고의 임대차계약 및 이 사건 계약을 모두 해제하였다.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협조의무 불이행 등 이행불능 상태여서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
원고가 C에게 원고의 임대차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을 하지 않아 결국 피고의 임대차계약도 해제되었다(피고는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임대차계약은 체결되었으므로, 계약 미체결 주장은 피고의 임대차계약 해제 주장으로 정리한다). 원고의 귀책사유로 피고의 임대차계약이 해제되었고, 피고의 임대차계약과 이 사건 계약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잔금을 청구할 수 없다.
결국 원고로 인하여 피고가 손해를 입었을지언정,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잔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판단
먼저 이 사건 계약과 피고의 임대차계약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지 본다.
관련 법리
권리금은 상가건물의 영업시설·비품 등 유형물이나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know-how) 혹은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일정 기간 동안의 이용대가이다. 임차권'양도'계약에 수반되어 체결되는 권리금계약은 임차권'양도'계약과는 별개의 계약이지만 위 두 계약의 체결 경위와 계약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권리금계약이 임차권'양도'계약과 결합하여 전체가 경제적·사실적으로 일체로 행하여진 것으로서, 어느 하나의 존재 없이는 당사자가 다른 하나를 의욕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그 계약 전부가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다26117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0, 1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15. 4. 24.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으로부터 이 사건 의원 건물을 임대차보증금 1억 원, 월 차임 450만 원, 임대차기간 인도일로부터 5년으로 정하여 임차하였다.
C은 원고를 상대로 월 차임의 2기 이상 지체를 이유로 원고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다며 이 사건 의원 건물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무변론 판결로 승소판결을 선고받고(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7. 11. 15. 선고 2017가단9301 판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2017. 12. 4. 피고는 C으로부터 이 사건 의원 건물을 임대차보증금 1억 원, 월 차임 450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고, 같은 날 C에게 임대차보증금의 계약금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의원 건물에 2016. 7. 14. 원고의 전세권설정등기가 마쳐졌고, 2016. 12. 7. 위 전세권에 근저당권(채권최고액 7,540만 원, 근저당권자 H회사)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2017. 12. 11. C은 원고와 위 전세권 및 근저당권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고, 피고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의 잔금을 지급받으려고 예정하고 있었다.
C은 2017. 12. 11. 원고와 연락이 되지 않아 위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지 못하였고, 피고도 C에게 임대차보증금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는 2017. 12. 12. 또는 2017. 12. 13. C에게 피고의 임대차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한편, 원고와 피고 및 C 사이에 이 사건 계약 체결 때나 피고가 C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원고의 위 전세권 및 전세권근저당권의 존재나 원고의 위 전세권 및 전세권근저당권이 먼저 말소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계약 체결의 동기나 계약내용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원고는 2017. 12. 8. (금요일) H회사에 위 전세권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고, 그 직후 무렵 C에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원고의 위 전세권근저당권은 2017. 12. 11. 해지를 원인으로 2017. 12. 12. 말소되었다.
C과 피고는, 피고가 2017. 12. 12. 또는 2017. 12. 13. C에게 피고의 임대차계약의 해제 의사표시를 할 때도 위와 같이 원고의 위 전세권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변제되거나 위 전세권근저당권이 말소되었다는 사실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과 피고의 임대차계약은 개별적으로 체결된 별개의 계약에 해당한다. 즉 피고 입장에서 두 계약 사이에 어느 정도 동기의 연관성은 있겠으나, 두 계약의 체결 경위와 계약 내용 및 피고의 임대차계약 해제 경위(피고는 원고가 위 전세권 및 전세권 근저당권을 말소하지 않은 잘못으로 피고의 임대차계약을 해제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원고의 위 전세권 등기 등과 무관하게 이 사건 계약에 관한 내심의 의심으로 피고의 임대차계약을 해제하였을 뿐이다) 등을 종합하면, 두 계약이 하나의 계약으로 볼 만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계약금 해제 주장 부분에 대한 판단
민법 제567조, 제565조 제1항에 의하면, 매매 또는 매매 이외의 유상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과 피고의 임대차계약은 별개의 계약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의원 건물을 인도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2017. 12. 9.부터 3일간 자신을 사업자등록 명의 인으로 하여 이 사건 의원을 운영하였고, 피고는 위 3일의 운영기간 동안 이 사건 의원의 근로자들에 대한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의 형사책임까지도 부담하였는바, 원고는 늦어도 2017. 12. 9.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의원을 인도하였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피고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이 사건 계약을 포기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행불능에 따른 이 사건 계약 해제 주장 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계약서에 [원고는 병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대한 협조한다.(기간 1~2개월)]고 기재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위 '협조한다'의 기제만으로는 원고가 도의적 차원에서 협조한다는 차원을 넘어 원고에게 법적으로 협조 의무가 있다고까지 인정하기 어렵고, 피고가 2017. 12. 9.부터 2017. 12. 11.까지 이 사건 의원을 운영하는 동안 원고에게 협조를 구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거절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환자수가 적다거나 시설 및 비품 등이 부족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을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피고는 원고가 환자수 등을 기망하였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데, 피고의 주장이 명확하지 않으나 이를 기망에 따른 이 사건 계약의 취소 주장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원고의 기망을 인정하기 어려워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밖에 원고와 C과의 이 사건 의원 건물 명도 소송이나 원고의 위 전세권 및 전세권근저당권의 말소 문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과 별개의 계약인 피고의 임대차계약에 관한 주장이고, 피고가 그 임대차계약의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실제로도 피고는 위와 같은 사유로 피고의 임대차계약을 해제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데(예비적 청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영희(재판장) 유석철 신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