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8. 13. 선고 2019가단12462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2012. 7. 1.부터 2019. 4. 30.까지 원고의 사내이사로, 그 중 2014. 4. 1.부터 2014. 9. 1.까지는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나.

원고는 2017. 5.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라 퇴직하는 근로자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를 설정하고 규약을 제정하였다.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규약(이하 '퇴직연금 규약'이라 한다)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2017. 5.경 퇴직연금 규약에 따라 퇴직연금사업자인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운용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운용관리 계약'이라 한다)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자산관리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라 2017. 5.경부터 2019. 1.경까지 보조참가인에 대한 부담금 명목으로 합계 32,392,366원을 피고에게 납입하였다.

라.

원고의 정관 제34조는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조참가인이 2019. 4. 30. 사내이사에서 사임하자, 원고는 2019. 5. 10.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보조참가인에게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의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보조참가인은 원고의 임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퇴직급여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아니하고, 임원이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자인 경우 퇴직급여의 지급 여부는 회사의 정관 등으로 정한 수급요건을 충족하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 제23조 제2항, 퇴직연금 규약 제14조 제1항 단서, 원고의 정관에 따르면 임원에게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려면 주주총회의 결의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나, 보조참가인의 사내이사 사임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운용관리계약 및 자산관리신탁계약 중 보조참가인과 관련된 부분이 종료되고 원고가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의 결의로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의결하였으므로 보조참가인은 피고로부터 퇴직급여를 받을 권한이 없고, 피고는 원고가 납입한 적립금 32,392,366원을 신탁약정의 종료에 따른 정산으로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나.

피고 및 보조참가인

보조참가인은 원고의 명목상 임원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조참가인이 근로자가 아닌 임원이라고 보더라도, 원고의 퇴직연금 규약에 따라 임원도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대상이 되어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 및 운용관리계약의 적용을 받는 이상, 피고는 신탁의 수익자로 지정된 보조참가인의 동의 없이는 위탁자인 원고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할 수 없다.

3.

판단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 제23조 제1항은 은행은 사용자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면서, 제23조 제2항에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신탁재산을 사용자에게 반환하는 예외사유로서 '법령 또는 연금규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용자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원고는 '가입자가 임원인 경우는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른다'는 퇴직연금 규약 제14조 제1항 단서와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는 원고의 정관 규정에 비추어 보조참가인에 대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원고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으므로 원고가 납입한 보조참가인에 대한 부담금에 대하여는 '연금규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용자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할 사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 제23조 제2항에 따라 피고가 사용자인 원고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할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신탁재산의 반환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결국 보조참가인의 근로자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자인 보조참가인의 동의 없이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부담금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임원이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자인 경우 원고의 정관에 비추어 주주총회의 결의라는 지급요건이 충족되어야 해당 임원에게 퇴직급여 청구권이 발생하고, 퇴직연금 규약 제14조 제1항 단서가 이러한 취지를 규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퇴직연금 규약 제14조는 퇴직연금 규약 중 '제4장 부담금'이라는 표제 아래에 규정된 것으로, 제4장에서는 부담금의 부담, 부담금의 납부, 부담금의 미납시 처리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부담금의 반환에 관한 사항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제1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가 납입하여야 하는 부담금의 액수 및 납입방법을 정하고 있으므로, 제14조 1항 단서는 위와 같은 체계적 지위에 비추어 가입자가 임원인 경우 사용자가 납입하여야 할 부담금의 액수 및 납입방법은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른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위 규정으로부터 퇴직한 임원에게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을 경우 사용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해석까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제23조 제1항), 퇴직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신탁금은 가입자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으로 지급하며(제15조 제1항), 자산관리신탁계약이 중도해지 되거나 신탁이 종료되는 경우에도 피고는 신탁재산을 이전하거나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가입자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으로 지급하도록(제18조 제6항, 제22조 제1항) 정하고 있다. 피고가 신탁재산을 매각하여 가입자가 아닌 사용자에게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는 법령 또는 연금규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용자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인데(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 제23조 제2항), 퇴직연금 규약에서 사용자에게 신탁재산을 반환할 사유로 명시적으로 규정된 것은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인 가입자가 퇴직 등으로 가입자격을 상실한 경우'뿐이다(퇴직연금 규약 제18조 제4항, 이 사건 운용관리계약 제16조 제2항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신탁재산을 사용자에게 반환하는 사유를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퇴직연금 규약 및 이 사건 자산관리신탁계약의 제반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퇴직연금 규약 제14조 제1항 단서를 피고가 원고에게 적립금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③

원고가 설정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는 사용자인 원고가 위탁자, 가입자인 보조참가인이 수익자가 되어 퇴직연금사업자인 피고와 신탁계약의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인데, 일단 위탁자가 적립금을 출연한 뒤에는 적립금 운용방법의 선정 및 변경 등 운용지시 권한은 가입자에게 있고(퇴직연금 규약 제22조, 제23조), 그 결과에 따른 손익도 당연히 가입자에게 귀속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가입자(수익자)인 보조참가인의 동의 없이도 원고가 피고에게 신탁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 신탁의 기본 법리에도 부합하지 않게 된다.

④

보조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대상에 포함되어 수익자로 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퇴직급여보장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기는 하나, 퇴직연금 제도에 관한 사용자와 가입자, 퇴직연금사업자 사이의 법률관계는 어디까지나 퇴직연금 규약과 이 사건 운용관리계약 및 자산관리신탁계약이 규율하는 바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이다. 임원인 가입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면 임원이 주식회사를 상대로 직접 퇴직위로금을 청구할 수 없음은 별론으로 하고, 퇴직연금 규약과 이 사건 운용관리계약 및 자산관리신탁계약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신탁의 종료사유가 된다거나 신탁재산을 사용자에게 반환할 사유가 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민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