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8. 27. 선고 2019구합10112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7. 24. 원고에게 한 정직 1월의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6. 12. 20. 소위로 임관(육군 3사관학교 23기)한 후, B 병과 장교로 약 33년간 복무하였으며, 2018. 2. 2.부터 같은 해 7. 31.까지 C사령부 D 단장으로 보직되어 근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9. 9. 30.경 전역하였다.

나.

피고는 2018. 7. 24.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정직 1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8. 8. 3. 국방부 징계항고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항고를 하였고, 위 국방부 징계항고위원회는 2019. 12. 5.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3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각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1)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이 사건 회식에서 모두 발언으로 “~I장교 L 대위에게 패션쇼를 기획하여 포상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예전부대에서 패션쇼 하는데 속옷을 입고 나오고 짓궂은 놈들이 팬티, 브래지어를 입고 나온다 하여 못하게 했다. 여기서도 속옷은 안 된다고 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을 뿐 피해자들인 여군 H장교들에게 성희롱으로 문제가 될 만한 어떠한 발언이나 행동도 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피해자들에게 업무, 고용, 그 밖의 지위를 이용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이 사건 회식 당시 및 그 이후로도 피해자들이 원고의 언행에 대하여 문제를 삼은 사실이 없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으며, 발언의 내용은 속옷의 명칭을 일회적으로 언급한 것에 불과하여 성적인 언동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2)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이 사건 회식에 참여한 인원은 총 17명으로 다수이며 원고가 앉은 테이블과 I과장이 앉은 테이블이 달라서 I과장의 언동에 대한 관리·감독이 불가능하였고, 이 사건 회식 당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고 다른 특별한 사정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지휘·감독의 의무가 없었다. 또한 혼합주를 제조한 사실은 인정하나, 혼합주 1,360cc를 6명이 나누어 마셔 음주량은 1인당 약 227cc에 불과하고, 혼합주는 G 참모가 먼저 마시자고 제안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여군 H 장교도 불쾌한 기색 없이 위 혼합주를 나누어 마신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I과장과 혼합주를 제조하여 마신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에 대한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동종 징계전력이 없으며, 성희롱 발언을 한 사람은 원고가 아닌 I과장이었던 점, 왜곡된 언론 보도 및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이미 상당한 불이익을 받은 점, 원고의 비위사실이 경미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

1)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또한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을 제2 내지 5, 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회식을 하던 도중 원고가 “내 취임 기념행사로 패션쇼를 하는데 패션쇼에 G 간부들도 참여해도 좋다. 브라자, 팬티만 안 입으면 된다.”라는 내용의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4,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M, L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브라자, 팬티만 안 입으면 된다.”는 원고의 발언은 노출이 심한 브래지어, 팬티만 입고 나오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로 보이는 점, ② 위 발언 내용에 ‘브라자’, ‘팬티’ 등 여성의 속옷을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증인 L은 당시 원고가 “이전 부대에서 의상경연대회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문제점이 용사들이 팬티나 브라자 등을 입고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이건 주의해야 한다.”라는 등 위 속옷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였다고 증언하였고, 증인 M도 동일한 취지로 증언한 점, ③ 피해자들인 여군 H장교들은 “원고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한 것이 아니라 너무 생뚱맞게 한 말이었다.”라는 등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으나, 반면 “제가 브라자, 팬티라는 말을 듣지는 못하였다.”거나 “(속옷 발언을 하기) 전에는 어떤 말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피해자들이 당시 원고의 발언 내용을 전부 듣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자들이 원고의 위 속옷 발언 부분을 중점적으로 듣고 원고의 발언 취지 및 내용 등을 오인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⑤ 증인 M, L은 원고의 속옷 발언 이후 회식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한 점, ⑥ 원고는 한 차례 위 속옷 발언을 한 이외에 이를 반복하거나 피해자들에 대하여 부적절한 언동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위와 같은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 취지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속옷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2)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을 제4, 5, 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회식에서 I과장이 원고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회식 중 임신한 여군 H장교에게 “애기를 ‘앙’하고 잘 낳으려면 고기를 많이 먹어야 돼.”라고 말하였고(이하 ‘제1 행위’이라 한다), 여군 H장교들에게 “패션쇼에 K들도 참여해도 돼, 비키니는 안 돼, 몸매가 드러나니까”라고 말하였으며(이하 ‘제2 행위’이라 한다), 여군들에게 술을 권하거나 임신한 여군 H장교에게 알코올이 묻은 자신의 술잔을 건네준 사실(이하 ‘제3 행위’이라 한다), 원고가 냉면그릇을 이용한 혼합주 제조에 직접 참여하여 참석자들이 혼합주를 돌려 마시도록 한 사실(이하 ‘제4행위’이라 한다)은 인정된다.

나)

우선 제1 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① 제1 행위에서 문제되는 I과장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들은 여군 H장교 이외에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하였던 나머지 사람들은 위 I과장의 발언을 직접 듣거나 그 상황을 인지하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위 여군 H장교 스스로도 “(음식) 주문으로 인해 시끄러운 상황에서 I과장이 저를 향해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여 이 말과 소리를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② 이 사건 회식에서 원고는 I과장의 오른쪽 옆 테이블에, 여군 H장교는 I과장과 같은 테이블에서 I과장의 왼쪽 맞은편에 앉아 있었고, 당시 각 테이블 별로 자유롭게 대화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는 I과장과 여군 H장교 사이에 이루어지는 대화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와 같은 I과장의 돌발적인 발언이나 행동에 대하여 적절한 지휘·감독을 하였을 것을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제1 행위를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다)

다음으로 제2 내지 4 행위에 관하여 보건대, ① 제2 행위 기재 발언은 원고의 속옷 발언 이후 I과장이 이를 소재로 하여 여군 H장교들에게 한 것인데, 당시 I과장은 ‘비키니’, ‘몸매’ 등 여성의 신체와 관련된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며 반말로 이야기를 하였는바, 위 발언은 그 내용 및 표현에 비추어 여군 H장교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해 보이는 점, ② 당시 I과장이 자신의 술잔으로 여러 사람에게 술을 돌리는 상황에서 제3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도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점, ③ 원고는 오이와 냉면 찌꺼기 등이 남아 있었던 냉면그릇에 그대로 소주와 맥주를 부어 혼합주를 제조할 때에 직접 맥주 1병을 붓는 등 혼합주 제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던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회식을 주관한 D의 단장으로 부하직원인 I과장의 부적절한 행위나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음주행위 등에 대하여 이를 중단시키거나 제지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나아가 이에 동참하기도 한 점, ⑥ 원고는 17명이나 모인 이 사건 회식에서 참석자들의 발언 등을 모두 관리·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나, 문제된 I과장의 제2, 3 행위는 원고의 바로 옆 테이블에서 발생한 것으로 원고가 약간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이를 제지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회식 중에 음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여 그 지휘·감독의무를 소홀히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따라서 제1 행위를 제외한 원고에 대한 제2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두20027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두16172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고에 대하여 인정된 제2 징계사유 즉, 원고의 성실의무위반(지휘·감독소홀) 행위는 C사령부 D과 G가 함께한 이 사건 회식 자리에서 D장인 원고가 부하직원인 I과장의 성희롱 발언, 부적절한 권주 행위 등을 사전에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여 참석자인 여군 H장교에게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 등을 야기한 것으로서 그 비위행위의 내용 및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제1 징계사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인정된 제2 징계사유 대부분은 원고가 I과장의 여군 H장교들에 대한 성희롱 발언, 권주 행위 등에 관한 지휘·감독을 소홀히 하였다는 것으로, 위와 같은 비위행위를 한 것은 I과장이었던 점, ② 혼합주를 제조하여 마신 행위는 이 사건 회식 후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G 소속 참석자들도 함께 어울렸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는 혼합주를 제조하여 마시는 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육규 180 징계규정」제4조 제2항 [별표 2] 2. 장교, 준사관, 부사관, 군무원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성실의무위반(가. 지휘감독소홀) 중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강등-정직’을,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감봉’을 징계양정기준으로 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비위행위의 내용 및 정도를 고려할 때 제2 징계사유 기재 행위가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고의가 있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는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고, 2005년경 대통령표창과 2016년경 보국훈장을 받는 등 징계감경을 받을 수 있는 사유가 존재하는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인정된 제2 징계사유만으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그 비위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인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피고가 그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소결

결국 원고에 대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제2 징계사유는 대부분 인정되기는 하나 그 징계양정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이혜선 이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