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15. 4. 15.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통근차량 지입계약(원고가 대전시내~옥천 소재 1회 왕복운행과 의류분류 및 재포장 작업에 참여하고 C로부터 2,15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을 체결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7. 9. 20. 설립등기를 하고, 충북 옥천군 D 소재 E 사업장 내에서 포장 및 검수업 등을 영위하다 2018. 6. 12. 폐업하였다.
원고는 위 지입계약에 따라 C에서 근무하다가 C가 폐업한 후에는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이하 원고가 순차로 근무한 위 세 회사를 통틀어 일컬을 때는 'C 등'이라 한다)에서 위 지입계약에서 정한 업무를 하고 위 회사들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다가 피고 회사가 설립된 후에는 2018. 3. 31.까지 피고 회사에서 같은 내용의 업무를 하고 피고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8. 4. 17.경 H, I(이하 위 세 명을 한꺼번에 칭할 때는 '원고 등'이라 한다)과 함께 고용노동청에 '원고는 2015. 4. 15.부터 2018. 3. 31.까지, H은 2013. 8. 1.부터 2018. 3. 31.까지, I은 2016. 12. 1.부터 2018. 3. 13.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 회사의 사업장은 충북 옥천군 D 소재 E 내에 있고, 근무기간 동안 계속 사업장의 상호나 대표자의 이름을 바꾸어 사업을 운영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정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청주지청장은 2018. 7. 25.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한 기간 2015. 4. 15. ~ 2018. 3. 31.', '피고 회사가 체불한 원고의 퇴직금 4,391,171원'의 내용으로 '체불임금 등·사업주 확인서(갑 제1호증)'를 발급하였다.
피고 회사의 대표자인 J는 '근로자인 원고 등의 퇴직급 합계 13,169,450원(그 중 원고의 퇴직금 4,391,17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2018고약380호), 2018. 8. 17.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함),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가 2015. 4. 15.부터 2018. 3. 31.까지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위 근무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 4,391,17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
피고 회사는 원고가 근무한 C 등과 영업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고용관계를 승계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은 1년 미만에 해당되어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
원고는 개인 명의 승합차량으로 야간에만 차량 지입을 하였고, 주간에는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다른 업무를 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라고 할 수도 없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온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2015. 4. 15. C와 체결한 계약은 '지입계약' 형식이기는 하나, C의 지휘·감독 아래 원고가 의류분류 및 재포장 업무, 배송 업무를 하고, C가 정한 배차 일정에 대해 원고는 이의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였으며, 원고가 실제 차량을 운행한 횟수, 거리 등과 무관하게 매월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C 등과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매월 '급여'라는 명목으로 금원을 이체하였다. 피고 회사는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 C 등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한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이 있는 경우 이는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5780 판결),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피고 회사의 대표자에 대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약식명령이 확정되었고,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계속근무기간이 1년 미만인지 여부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C 등의 원고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계속근무기간은 2015. 4. 15.부터 2018. 3. 31.까지라고 판단된다.
원고 등은 '피고 회사의 사업장은 충북 옥천군 D 소재 E 내에 있는데, 근무 당시 계속 사업장의 상호나 대표자의 이름을 바꾸어 사업을 운영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원고가 C 등과 피고 회사로부터 매월 급여를 받은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며,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 대표자에 대한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는데, 만약 피고 회사가 C 등으로부터 원고 등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지 않았다면, 피고 회사의 대표자가 위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에 대해 다투지 않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청주지청장이 발급한 체불임금 등·사업주 확인서의 내용이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전혀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 회사는 2015. 4. 15.부터 2018. 3. 31.까지 1년 이상 단절 없이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한 원고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4,391,171원과 이에 대하여 2018. 4. 15.(원고가 퇴직한 날인 2018. 3. 3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선(재판장) 박효송 신옥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