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를 각하한다.
본소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1>.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는 2014. 7. 14. 피고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 소속 기사로 근무하는 동안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수당 등을 받되, 기존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원고가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C본부(이하 ‘C노조’라 한다)와 피고가 가입된 D조합(이하 ‘D조합’이라 한다)은 2009년 이래 2013년, 2015년, 2016년, 2018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왔는데, 위 각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및 기준운송수입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이 2009. 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5조의2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고,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위 개정된 최저임금법과 시행령 규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피고가 소재한 대전광역시의 경우 2009. 7. 1.부터 시행되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ㆍ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C노조와 D조합은 2013년, 2015년, 2016년, 2018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원고를 비롯한 정액사납금제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여 1일 6시간 40분(월 200시간)에서 1일 3시간 40분(월 110시간)으로 단축하여 왔고, 이와 같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지급액, 증액된 통상임금에 따라 재산정한 주휴수당, 야간근로수당과 기 지급액과의 차액, 증액된 평균임금에 따라 재산정한 중간정산퇴직금액과 기 지급액과의 차액인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본소의 적법 여부
피고의 본안전 항변
피고 회사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2019. 8. 26.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판결에 따라 임금협정, 근로조건 등을 보완하기 위하여 노ㆍ사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사 노ㆍ사는 2019. 9. 1. 이전의 단체협약, 임금협정,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체결에 대하여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원고도 위 노ㆍ사합의서에 서명하였다. 이는 원고가 2019. 9. 1. 이전의 최저임금 미지급액과 관련된 책임을 피고에게 묻지 않기로 한 것으로서 부제소합의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한 최저임금 및 이를 기초로 재산정한 통상임금, 평균임금에 따른 주휴수당, 야간근로수당, 중간정산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본소는 위와 같은 부제소 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부적법하다.
인정사실
C노조와 D조합은 2009년 이래 2013년, 2015년, 2016년, 2018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에서 3시간 40분으로 단축하여 왔고, 피고 또한 위 각 임금협정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대법원은 2019. 4. 18. 선고한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을 통하여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 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합의가 무효인 이상, 사업자가 지급한 임금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적용하여 계산된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면 사업자는 당연히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였다.
관련 판결 선고 이후 C노조와 D조합은 2019. 8. 20. 2019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50분(월 209시간)으로 변경하고 기준운송수입금을 111,500원에서 167,000원으로 변경하였다.
피고와 피고 사업장에 구성된 노동조합은 2019. 8. 26.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ㆍ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원고 또한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ㆍ날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9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에 기재된 ‘2019. 9. 1. 이전의 단체협약, 임금협정,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체결에 대하여 쌍방은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 체결한다’는 내용은 원ㆍ피고 사이에 그 이전의 최저임금 미지급액 및 최저임금 미지급액 발생을 기초로 연동되는 각종 수당에 관한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부제소합의로 봄이 상당하다.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단체협약 등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 무효라는 취지의 관련 판결에 따라 피고와 같은 택시 사업자와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보장할 수 있는 정도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를 다시 할 필요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C노조와 D조합은 2019. 8. 20. 소정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50분으로 하여 2019년 임금협정을 체결하게 되었고, 피고와 피고 사업장의 노동조합 또한 이와 관련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한편 피고와 같은 택시 사업자들은 관련 판결의 취지에 따라 기존의 임금협정 등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단체협약 등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최저임금 미지급액 등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이 사건 합의서의 서문 기재 내용에 비추어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관련 판결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최저임금 미지급 등 임금 지급 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에는 ‘이 사건 합의서 이전에 체결한 임금협정 등에서 피고와 근로자들이 합의하여 근로자의 수입을 증액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과 운송수입금 수납금액을 정하였고, 소정근로시간을 초과 운행하여 근로자 수입으로 한 운송수입금액 또한 임금임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위 문구는 향후 발생할 근로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발생한 근로관계에 대한 것이고, 원고를 비롯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관련 판결에 따라 피고 사업장에 적용되던 C노조와 D조합 사이의 2018년 이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무효이고, 피고에 대한 추가 임금 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바, 위와 같은 문언에는 ‘관련 판결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기존 근로에 대한 추가 임금청구권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피고에 대하여 행사하지 않겠다’는 근로자들의 의사가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에는 ‘2019. 9. 1. 이전의 임금협정 등 체결에 대하여 쌍방은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합의 체결한다’라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서는 관련 판결 선고 이후 소정근로시간의 재합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인바, 원고와 피고가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2019. 9. 1. 이전의 단체협약, 임금협정,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체결’에는, 관련 판결의 취지에 따라 피고에게 추가로 지급의무가 인정될 수 있는 미지급 임금 관련 분쟁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 제4항은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내용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나,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으로서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이를 포기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참조), 원고가 이 사건으로 지급을 구하는 최저임금 미지급분 등 임금은 이 사건 합의각서의 효력 발생일인 2019. 9. 1. 이전인 2016. 12. 9.부터 2019. 8. 31.까지의 근로로 인한 것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하여 임금 등 지급 청구권을 포기할 수 있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한편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C노조와 D조합이 체결한 2019년 임금협정 제26조, 이 사건 합의서 제5조에서 2019. 8. 31. 이전의 퇴직금에 대하여 중간정산을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 이에 따라 원고가 2019. 9. 1. 근속기간 2014. 7. 14.부터 2019. 8. 31.까지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원고는 4,972,980원을 퇴직금으로 정히 영수한 후 ‘앞으로 피고에 대하여 하등의 이의(민ㆍ형사상)를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영수증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가 이 사건 본소로써 구하는 퇴직금에 대하여도 부제소합의가 성립하였다.
소 결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최저임금, 주휴수당, 야간근로수당, 중간정산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본소는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 한편 이와 같이 원고의 본소를 각하하는 이상 위 본소 청구의 인용을 조건으로 피고가 제기한 예비적 반소는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는다.
결 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피고의 예비적 반소 청구에 관하여는 원고의 본소 청구를 각하하는 이상 따로 판단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호성
각주1) 예비적 반소는 본소 청구가 배척되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해제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소송의 계속이 소급적으로 소멸하고 이는 예비적 반소가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예비적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8. 4. 6.자 2017마6406 결정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