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8. 17. 선고 2020가단18757 판결

주문

1.

[별지 2] '원고들 명단' 기재 원고들의 소를 각하한다.

2.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학교법인 D은 1998. 2. 4. 설립되어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기능기술자, 기능장 등 기술, 기능 인력을 양성하고 근로자의 평생 직업능력 개발, 산학협력사업, 지역산업 인력개발 등을 실시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학교법인으로서 8개의 권역대학(E, F, G, H, I, J, K대학, L대학)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국에 35개 캠퍼스(L대학은 L대학 M캠퍼스, L대학 N캠퍼스, L대학 O캠퍼스 등 4개의 캠퍼스를 두고 있다)와 3개의 교육원을 두고 있다.

나.

피고 A은 2017. 12. 20. 학교법인 D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사람이고, 피고 B은 L대학장으로 임용되어 근무한 사람이며, 피고 C은 L대학 M캠퍼스 교무기획처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다.

[별지 1, 2] '원고들 명단' 순번 1 내지 13번 원고들은 L대학 M캠퍼스(이하 '이 사건 대학'이라 한다) 소속 교수들(이하 '원고 교수들'이라 한다)이고, [별지 1, 2] 순번 14 내지 171번 원고들은 이 사건 대학 소속 학생들(이하 '원고 학생들'이라 한다)이다.

나.

이 사건 각 전보처분

피고 A은 2020. 1. 22. 원고 P, Q에게 아래와 같이 2020. 1. 30.자로 소속 대학과학과를 각 변경하는 내용의 전보처분을, 피고 B은 2020. 1. 28. 원고 R, S, T, U, V에게 아래와 같이 2020. 1. 30.자로 소속 학과를 각 변경하는 내용의 전보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이라 한다).

다.

소청심사 및 행정소송의 경과

1)

원고 P, Q은 2020. 2. 21., 원고 R, S는 2020. 2. 25.,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위 원고들에 대한 전보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0. 5. 20. 및 2020. 6. 17.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은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 정한 교원인사위원회 심의 및 이사회 심의 ·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라는 이유로 위 각 원고들에 대한전보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2)

이에 학교법인 D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76227, 2020구합76234(병합)호로 원고 P, Q에 대한, 위 법원 2020구합76203, 2020구합76241(병합)호로 원고 R, S에 대한 각 이 사건 전보처분 취소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은 이사회 의결 및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취지로 위 각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학교법인 D은 원고 P, Q에 대하여는 서울고등법원 2021누59870, 2021누59887(병합)호, 원고 R, S에 대하여는 같은 법원 2021누64971, 2021누64988(병합)호로 각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학교법인 D의 각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24, 4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청구원인 요지

가.

위법한 전보처분 발령으로 인한 불법행위

피고 A이 학교법인 D의 이사장으로서, 피고 B이 이 사건 대학의 학장으로서 행한이 사건 각 전보처분은 교원인사위원회 심의 및 이사회 심의 ·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전보처분 대상 교수들의 전공과 전문성을 무시한 채 이루어져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실체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피고 A, B은 당시 이 사건 대학의 교무기획처장 직무대리였던 피고 C의 실무 수행을 바탕으로 위법한 전보처분을 한 것으로 피고 C은 피고 A, B의 위 불법행위를 방조하였다.

나.

위법한 부작위로 인한 선관의무 위반 불법행위

피고 A, B은 학교법인 D의 감사실로부터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을 시정할 것을 요구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이사장 및 학장으로서 선관의무를 위반하였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원고 P, Q, R, S에 대한 각 전보처분 취소결정을 하였는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0조의 3 및 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기속력이 인정되는 위 취소결정에 대해 피고 A은 후속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아무런 후속조치를 하지 않아 위법한 부작위로 인한 선관의무를 위반하였다.

다.

합의사항 불이행으로 인한 불법행위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을 시정하기 위하여 학교법인 D과 원고 교수들은 2020. 7. 31.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 교수들은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취하하는 등 이 사건 합의를 모두 이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 A, B은 이 사건 합의를 불이행하고 오히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였다.

라.

위법한 예산전용으로 인한 불법행위

피고 B은 이 사건 대학의 각 학과에 배정된 2019년 4분기 실습재료비를 'AF 실습 재료비'로 위법 전용하였다. 피고 C은 이 사건 대학의 회계집행에 관한 중간 결재권자인바 예산전용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였으므로 피고 B의 불법행위를 방조하였다. 피고 A은 소속 대학의 업무에 관한 지휘권 및 감사권을 가진 사람으로 피고 B의 위법한 예산전용을 방치하여 소속 대학 학장 업무 감시 의무를 위반하였다.

마.

이러한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직접 당사자인 [별지 1] '원고들 명단' 순번 1 내지 7번 기재 원고들(이하 '원고 전보 교수들'이라 한다)은 전공과 무관한 학과로 전보되어 전문성과 교수능력에 따라 수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는 손해를 입었고, [별지 1] '원고들 명단' 순번 8 내지 13번 기재 원고 교수들은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를 불이행함에 따라 장래에 이 사건 각 전보처분과 같이 위법한 전보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등의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 이 사건 각 전보처분 직후인 2020년 1학기 당시 이 사건 대학에 재학 중이었던 학생들인 [별지 1, 2] '원고들 명단' 순번 14 내지 138번 기재 원고들은 위법한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전문성이 부족한 교수로부터 전공수업을 수강하게 되어 학습권이 침해되고 위법한 예산 전용에 의하여 원활한 실습교육을 받지 못하는 등의 손해를 입었고, 2020년 2학기에 복학한 이 사건 대학 학생들인 [별지 1, 2] '원고들 명단' 순번 139 내지 171번 원고들은 장래에 위법한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학습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등의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원고 전보 교수들에게 각 10,000,000원, [별지 1] '원고들 명단' 순번 8 내지 13번 기재 원고들에게 각 5,000,000원, [별지 1, 2] '원고들 명단' 순번 14 내지 138번 기재 원고들에게 각 500,000원, [별지 1, 2] '원고들 명단' 순번 139 내지 171번 원고들에게 각 2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B, C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의 요지

원고 교수들은 자신들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 학생들로부터 적법한 위임을 받지 아니한 채 원고 학생들 명의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고,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원고 학생들로부터 적법한 소송대리권을 수임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한바, 원고 학생들 명의의 소는 소송대리권이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소송대리인의 대리권 존부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라 할 것이고, 그 소송대리권의 위임장이 사문서인 경우 법원이 소송대리권의 증명에 관하여 인증명령을 할 것인지의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상대방이 다투고 있고 또 기록상 그 위임장이 진정하다고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대리권의 증명에 관하여 인증명령을 하거나 또는 달리 진정하게 소송대리권을 위임한 것인지의 여부를 심리하는 등 대리권의 흠결 여부에 관하여 조사하여야 한다(대법원 1978. 2. 14. 선고 77다2139 판결 참조). 그리하여 소송대리인으로서 소 또는 상소를 제기한 자가 법원의 인증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대리권을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그 소 또는 상소가 소송대리권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부적법한 것임을 이유로 각하할 수 있다(대법원 1997. 9. 22. 자 97마1574 결정 등 참조).

2)

갑 제23, 38, 46 내지 4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들 소송대리인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제출한 소송위임장에 별지 형태로 첨부되어 있는 위임인 명단에는 원고들의 이름 등이 인쇄되어 있고, 그 옆에 막도장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원고들 명의의 인영이 날인되어 있는 사실, ②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위 소송위임장을 제출하면서 원고들의 인감증명서 등 소송위임장의 진정성립을 인정할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한 사실, ③ 이에 피고 B, C의 소송대리인이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소송대리권 존부에 관하여 다투자,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일부 원고들에 대하여 소송위임장에 대한 공증사무소의 인증을 받은 인증서를 제출하였고, 일부 원고들에 대하여는 2021. 6.경 및 2021. 7.경 위임용 등의 용도로 발급된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각 제출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3)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인증서 혹은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제출한 [별지 1] '원고들 명단' 기재 원고들은 원고들 소송대리인에게 이 사건 소송의 수행을 위임하였고, 위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적법하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인증서와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 모두 제출되지 아니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성명, 학과, 생년월일, 서명이 기재된 '교수 인사전보로 인한 학습권 손해배상 참여 신청서 및 온라인신청자명단(갑 제42호증)'을 통하여 적법한 소송대리권의 위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소송대리권을 증명하기 위하여는 개별 사건마다 수권의 범위를 특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수권의 범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기재하여 어떠한 사건에 대한 소송위임인지 알 수 없는 경우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인데, 원고들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교수 인사전보로 인한 학습권 손해배상 참여 신청서'와 '온라인신청자명단'은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기 위함인지조차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아니하여 이를 두고 이 사건 소제기를 위한 위임을 목적으로 작성된 서면으로 보기 어렵다.

4)

그렇다면, 인증서 혹은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별지 2] '원고들 명단' 기재 원고들에 대하여는 원고들 소송대리인에게 대리권이 있음이 증명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원고들에 대한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는 무권대리인의 행위에 해당하여 그가 제기한 소는 소송대리권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이하 본안에 관한 판단에서는 나머지 원고들만을 지칭하여 '원고들'이라 한다). 따라서 피고 B, C의 본안 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한 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위법 여부

가)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절차적 위법성

(1)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행정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행정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므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에서 원고 P, Q, R, S에 대한 각 전보처분은 이사회 의결 및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이유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학교법인 D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관련 행정소송의 판결에서 확정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동일한 인사발령을 통해 이루어진 원고 T, U, V에 대한 각 전보처분의 경우에도 위 확정된 판결의 취지가 그대로 적용됨이 상당한바, 결국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은 이사회 의결 및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적 위법성이 인정된다.

나)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실체적 위법성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고,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특히, 교원의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일반 근로자에 비해 그 신분이 두텁게 보장되고 있는바, 교원에 대한 소속변경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한 기준에서 심사하여야 할 것이고, 그 소속변경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다른 부당한 동기나 목적 아래 이루어진 경우, 또는 그에 따른 교원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교원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넘게 되는 경우에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 할 수 없다.

한편 교육공무원의 경우, 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5항, 제8항에 의하면 교육공무원을 동일 직위 및 자격 내에서 근무기관이나 부서를 달리하여 근무하게 하는 이른바 '전보'는 널리 '임용'의 일종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같은 법 제10조는 교육공무원의 임용은 그 자격 · 재교육성적 · 근무성적 기타 능력의 실증에 의하여 행하여야 하고, 능력에 따라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도록 규정하여 그 원칙을 정하고 있고, 나아가 같은 법 제17조는 교육공무원을 보직함에 있어서는 당해 교육공무원의 자격 · 전공분야 · 재교육경력 · 근무경력 및 적성 등을 고려하여 적격한 직위에 임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으로 보직관리의 기준을 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교육공무원의 임용 및 보직은 이를 자유재량행위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위 법률상의 원칙 및 기준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두5233 판결).

또한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은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 · 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법 제56조 제1항과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6조 제1항에서 사립학교 교원도 교육공무원과 같은 정도로 신분보장을 받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교육공무원에 대한 전보의 원칙과 기준이 지켜졌는지 여부도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2)

위와 같은 법리에 위 인정사실, 갑 제20호증, 을나 제4, 7, 8, 13, 14,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은 정당한 인사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여 실체적인 면에서도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첫째, 대학교수는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학문연구를 보다 발전시키고 이는 인격권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다88880 판결 참조). 갑 제2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전보 교수들의 임용분야, 세부전공 및 신규임용 시부터 이 사건 전보처분 시까지의 소속 대학과 학과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학교법인으로의 파견 근무는 제외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P, Q, R, S, T은 세부전공과 동일한 학과에 소속되어 11년 내지 14년 동안 근무하면서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학문연구를 발전시켜왔다고 할 것이고, 원고 U과 V은 조교수로 신규임용된 이후부터 계속 세부전공과 동일한 학과에 소속되어 해당 전공분야에서 부교수로의 승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위 원고들로서는 신학기 개강을 앞둔 2020년 1월 말경 이루어진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전공분야를 강의·연구하는데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둘째, 피고들은, 이 사건 대학은 직무중심으로 전공과목을 묶거나 나눠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이른바 '직무계열화'를 추진하였는데,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은 직무계열화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이 사건 대학 교수들 사이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들이 제출한 을나 제4, 7, 8, 13, 14, 16 내지 18, 4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처분 당시 이 사건 대학의 직무계열화가 확정적으로 결정되어 학과 개편이 완료되었다거나 구체적인 커리쿨럼이 확정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위 증거들에 의하면, 이는 아직 논의단계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또한, 피고들은 이 사건 대학의 6개 학과의 교과(교육)내용이 유사하여 동일 계열 내 학과 간 전보 후에도 원고 전보 교수들의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들이 제출한 학과공통유사교과목비교표(을나 제3호증)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대학의 6개 학과의 교과(교육)내용 공통율은 48%에서 85%로 그 편차가 매우 커서 위 6개 학과의 교과(교육)내용이 원고 전보 교수들의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모두 유사하지도 않다. 나아가 이 사건 대학 AM계열화를 위한 교수 회의 결과에 의하면, 학생들의 취업분야를 고려하여 직무를 기준으로 '공정'과 '분석' 2개의 계열로 개편하는 것이 논의되었고, 그 예시로서 이 사건 대학의 기존 6개 학과를 3개 학과씩 직무중심으로 분류하여 '분석' 계열에 AD과, AI과, AE과를, '공정' 계열에 W과, AG과, AC과를 분류하는 것이 논의되었는데, 설령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이 직무계열화의 효율적 추진을 위함이었다고 하더라도, 원고 R은 분석 계열에 속하는 AI과에서 공정 계열의 AC과로, 원고 S는 공정 계열의 W과에서 분석 계열의 AD과로, 원고 T은 공정 계열의 W과에서 분석 계열의 AI과로, 원고 U은 공정 계열의 AC과에서 분석계열의 AI과로, 원고 V은 분석계열의 AE과에서 공정계열의 AC과로 각 전보된바, 같은 계열 내의 다른 학과가 아닌 다른 계열의 학과로 전공교수의 전보를 명하는 것은 직무계열화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합리적이지 않다. 나아가 '직무계열화'는 이 사건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바, 직무계열화의 추진을 위하여 원고 P, Q을 이 사건 대학이 아닌 다른 권역대학인 E대학으로 전보할 뚜렷한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R은 AI과에서 AC과로, 원고 U은 AC과에서 AI과로 각 전보됨에 따라 사실상 전공교수가 교체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는데, 이와 같이 전공교수를 교환하는 식의 인사전보의 필요성을 찾기 어렵다.

2)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한 피고들의 불법행위책임

다음으로,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절차적, 실체적 위법성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원고들의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가)

원고 교수들에 대한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

(1)

사립학교 교원이 위법한 재임용거부로 인하여 재산적 손해 외에 별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재임용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해당 교원을 대학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다른 명목을 내세워서 재임용을 거부하였다거나, 재임용거부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인사 규정 등 소정의 재임용여부의 심사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재임용거부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도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재임용거부에 나아간 경우 등 재임용 여부 심사에 관한 대학의 재량권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이어야 하고(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6다30730 판결,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다4243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립학교 교원이 인사전보로 인하여 별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2)

살피건대, 을나 제77, 8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원고 전보 교수들은 2020년 1학기가 지난 이후인 2020. 8.경 이 사건 각 전보처분 이전의 소속 대학과 학과로 각 복귀한 것으로 보이는 점, 오로지 원고전보 교수들을 이 사건 대학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을 하였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정은 찾아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한 인사재량권의 남용이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나아가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이 설치한 사립학교의 교원의 임용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이 임용하도록 되어 있고(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1항 제1호),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의 임용권은 당해 학교법인의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학교의장에게 위임할 수 있는 것이므로(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2항),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과 관련된 손해배상책임의 주체는 학교법인 D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학교법인 D의 구성원으로서 그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한 피고들이 학교법인 D과 독립하여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 전보 교수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나머지 원고 교수들에게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을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 학생들에 대한 불법행위책임 인정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나 제64호증의1, 71, 81 내지 8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전보처분 직후인 2020년 1학기에 원고 R, U, V은 이 사건 각 전보처분 이전에 소속되었던 기존의 학과를 대상학과로 하여 교차 강의를 진행한 사실, ② 이 사건 각 전보처분 이후 약 6개월 만에 원고 전보 교수들은 기존의 소속 대학과 학과로 복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학생들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이 사건 각 전보처분과 원고 학생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위법한 부작위로 인한 선관의무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1)

감사실 보고 사항 미조치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3, 32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학교법인 D의 감사실은 2020. 3. 5. 피고 B에게'교원의 세부전공 등을 면밀히 고려한 후 이미 시행한 인사명령을 재검토하여 적정한 조치를 취한 다음 1일 이내 조치결과를 통보하여 달라'는 취지의 처분요구를 하였다가, 다각적인 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조치결과통보기한 전인 2020. 3. 26.부터 2차로 합동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는데, 교원소청, 고소, 고발 등 사법, 행정기관들의 조사가 진행되자 위 사안들의 결과를 반영하여 2차 합동감사결과를 통합 처리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 B이 고의로 감사실의 처분요구 및 결과통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취소 결정 불응 주장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취소결정의 상대방은 피고 A이 아니라 학교법인 D이므로 피고 A 개인이 위 취소결정의 기속력에 따라 후속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아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0. 5. 20. 및 2020. 6. 17. 원고 P, Q, R, S에 대한 이 사건 각 전보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후인 2020. 8.경 학교법인 D이 원고전보 교수들을 전보 전의 학교 및 학과로 복귀시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취소결정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조치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학교법인 D의 후속조치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원상조치로는 회복되지 않은 정신적 고통이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합의 불이행으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제출한 갑 제1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 교수들과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합의가 성립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고들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의 상대방은 학교법인 D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피고들의 이 사건 합의 불이행이 악의적인 것이어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 중 '피고 B의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한 유감표명', '피고 A 및 학교법인 D 이사의 M캠퍼스 방문'을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위법한 예산 전용으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2019년 4분기 실습재료비를 AF 실습재료비로 위법하게 전용하였다거나 피고 C이 교무기획처장으로서 위법한 예산 전용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별지 2] '원고들 명단' 기재 원고들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