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8. 11. 9. 설립되어 상시 약 58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시설 유지관리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1. 1. 원고에 입사하여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 본사 사옥(D본사 사업소)에서 미화직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D의 본사는 진주시에 있고, 경남 고성군 E 사업소, 인천 웅진군 F 사업소, 성남시 G구의 분당 사업소, 여수시의 H 사업소, 강릉시 I 사업소를 두고 있다.
원고는 2019. 8. 6. 참가인을 2019. 8. 12.자로 E 사업소로 전보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8.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크며, 참가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초심판정을 하였다(J).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22. 이 사건 초심판정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전보는 인사권자의 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정당한 인사명령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이 다수의 근로자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내부의 인화 및 균질한 미화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참가인을 다른 사업소로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
참가인의 기존 근무지와 가장 가까운 E 사업소로 전보 발령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은 수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전보 과정에서 참가인과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 및 근로계약상 원고가 참가인을 전보발령할 권한을 가지는 점, 참가인의 태도 등에 비추어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4. 3. 5.경부터 K와 L 소속으로 D본사 사업소에서 미화직으로 근무하다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설립된 D의 자회사인 원고와 2019. 1. 1.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본사 사업소에서 미화직으로 계속 근무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이 2019. 1. 1. 체결한 근로계약에 의하면, 근무장소는 ‘본사 및 회사가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업소’로 하되, ‘원고는 업무의 필요에 따라 참가인의 근무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2019. 3. 1. 다시 체결한 근로계약에 의하면, 근무장소는 ‘D 사옥 내’로 하되, ‘원고는 업무의 필요에 따라 참가인의 근무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
원고는 2019. 7. 9.경 D본사 사업소 미화파트 파트장 M 및 사원 16명이 참가인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서 및 호소문을 접수하고, 2019. 7. 12.부터 같은 달 24.까지 D본사 사업소 미화직 22명을 상대로 ‘상급자 명령 불복종 및 직장 내 불화 조장 조사’를 진행하였다.
원고는 위 조사 결과 참가인이 상급자인 파트장의 명령과 업무지시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고, 파트장과 동료 직원들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여 원고의 취업규칙 제6조(복무규율) 제1항(상급자 명령 불복종) 및 제10항(동료 직원 간 불화 야기)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고, 2019. 8. 5. 인사위원회를 열어 참가인에 대한 ‘견책’의 징계를 의결하고 참가인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2019. 7. 20. 및 2019. 8. 1. 원고에게 파트장 M과 사원들의 참가인에 대한 직장 내 따돌림 및 괴롭힘을 금지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9. 8. 8.부터 같은 달 22.까지 D본사 사업소 미화직 12명을 상대로 ‘직장 내 따돌림 및 괴롭힘 행위 조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2019. 9. 3. 파트장 M[취업규칙 제6조 제2항(관리자로서의 직무수행 능력 부족), 제10항 위반]과 사원 N, O(취업규칙 제6조 제10항 위반)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사원 P, Q, R, S(취업규칙 제6조 제10항 위반)에 대하여 경고(주의) 조치를 하였다.
참가인은 진주시에 거주하면서 주거지로부터 약 6㎞ 거리의 D본사 사업소에서 근무하다가,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주거지로부터 약 42㎞ 떨어진 E 사업소로 발령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참가인에게 추가로 소요되는 교통비를 보조해주는 등의 지원을 해준 바 없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9, 11, 12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하고, 그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아무런 위법이 없다.
참가인이 징계처분을 받은 바로 다음 날 이 사건 전보가 이루어진 점,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이 개전의 정이 없고 다수의 근로자들과 갈등관계에 있어 참가인을 전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인바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는 사실상 참가인에 대한 징계처분의 후속조치로서 제재적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참가인뿐만 아니라 파트장 M 등에 대해서도 징계처분 및 경고조치가 있었던 점으로 보아 참가인과 다른 근로자들 간 불화의 원인이 오로지 참가인에게만 있다고 할 수 없고, 불화를 해결하기 위하여 징계처분을 통해 책임을 묻는 외에 추가로 참가인을 전보해야만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도 없다(원고는 참가인을 징계처분 후 즉시 전보하여 참가인에게 개선의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전보가 원고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은 주거지로부터 상당한 거리에 있는 E 사업소로 전보되어 출퇴근 소요시간이 증가하고 교통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등 이 사건 전보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원고는 위와 같은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 참가인의 근무장소가 D본사 사업소로 한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참가인은 형식상 그 소속은 변경되었지만 2014. 3. 5.경부터 계속하여 D본사 사업소에서만 근무하였고, 그동안 미화직 근로자가 다른 사업소로 전보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D본사 사업소에서 계속 근무하리라는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전보 과정에서 참가인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협의를 거친 사실이 전혀 없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이 징계절차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등 원고에 대한 불신을 보이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과의 협의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는 전보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최소한의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숙(재판장) 유현식 장민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