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예비적 피고 기초과학연구원(이하 ‘피고 연구원’이라고만 한다)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국제과학벨트법’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설립되어 기초과학연구 및 기초과학 기반 순수 기초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타 공공기관’이다. 주위적 피고 기초과학연구원장(이하 ‘피고 원장’이라고만 한다)은 피고 연구원의 대표자이다.
피고 연구원은 2012. 11. 26. C과 ‘D 운영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D을 운영하여 왔다.
원고는 2012. 12. 1. 피고 연구원과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피고 연구원의 D 중 B연구단의 연구단장 겸 C 학연교수로 임명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원고에 대하여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2019. 6. 5. 원고의 연구비개발비 편취 및 부당사용을 이유로 피고 연구원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처분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 연구원은 2019. 10. 18.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2019. 10. 11.자)에 기재된 징계사유는 아래와 같다.
피고 원장은 2019. 11. 7.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 ‘해임’을 의결하였음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징계 재심을 청구하였다.
피고 원장은 2020. 2. 12.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심의 결과 ‘해임’의 징계를 확정한 사실 및 2020. 2. 12.자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원고를 해임(학연교수 신분 종료)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4, 5, 7, 8, 11 내지 15,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주위적 청구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징계시효가 도과된 부분도 징계사유에 포함되어 있으며, 징계감경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해임한 것은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피고 원장을 상대로 이 사건 통보의 취소를 구한다.
예비적 청구
만일 이 사건 통보를 행정처분이 아닌 고용계약의 해지로 보더라도, 고용계약상 해지사유나 D 운영지원에 관한 협약상 학연교수 신분상실 사유, 피고 연구원의 내부규정(임직원 행동강령, 연구단 운영규칙)상 해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여전히 피고 연구원의 연구단장 및 학연교수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예비적으로 피고 연구원을 상대로 원고의 연구단장 및 학연교수 지위 확인을 구한다.
피고들의 본안 전 항변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피고 원장이 원고를 해임한 것은 2019. 11. 7.이고, 2020. 2. 12.에는 위 해임에 대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원처분의 확정)하였던 것뿐이다. 원고는 2019. 11. 7. 해임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90일이 지나 이 부분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제소기간을 도과하였고,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피고 연구원을 행정청이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원고와 피고 연구원과의 관계를 공법상 법률관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소는 부적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이나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공공단체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사항에 관하여 직접효력을 미치는 공권력의 발동으로서 하는 공법상의 행위를 말하며, 그것이 상대방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이나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단체의 행위가 아닌 한 이를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2. 28.자 94두36 결정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연구원이 국제과학벨트법에 근거하여 설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행정청의 지위를 가지는 것은 아닌 점, ② 국제과학벨트법 제4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에서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기는 하나, 피고 연구원 내지 그 대표자인 피고 원장이 행정권한을 위임받은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 점, ③ 피고 연구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하거나 그의 업무검사를 받는 것(국제과학벨트법 제26조)은 주무부처의 감독권한 행사에 해당할 뿐이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의 징계요구에 따라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고 연구원 소속 직원에 대한 징계처분 권한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④ 원고가 피고 원장의 해임으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2조에 따른 취업제한을 받는 것은 피고 연구원이 임원 선임 시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기관으로서 위 법에 따른 ‘공직유관단체’가 되기 때문이지, 피고 연구원이 행정청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연구원 및 피고 원장이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이나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 원장이 한 이 사건 통보는 행정청 등의 공법상 행위가 아니라 단지 원고를 해임하겠다는 뜻의 사법상 효력을 가지는 통지행위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 행위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행정소송법에 따른 당사자소송은 ‘행정청의 처분 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 그 밖에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을 말한다(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연구원이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에 해당한다거나 그로부터 행정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볼 수 없는 점에 더하여, 갑 제4, 8호증, 을 제1호증의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국제과학벨트법은 피고 연구원의 임원(원장, 이사, 감사)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의 채용관계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피고 연구원의 직원 채용은 그 정관과 내부 인사규정 등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바[피고 연구원의 정관 제16조는 ‘직원은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원장이 임면한다’(제1항), ‘직원의 정원, 임면, 승진, 보수, 징계 등에 필요한 사항은 규정으로 정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연구단 인사규정 제10조 제2항에서도 ‘직원의 임용은 계약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특별한 공법적 규제 없이 피고 연구원의 자율에 맡겨져 있는 점, ② 원고 역시 피고 연구원과 사이에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③ 국제과학벨트법 제25조에서 ‘피고 연구원의 임직원은 형법 제127조 및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규정의 적용에 있어서는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외의 경우에는 피고 연구원의 임직원을 공무원이라고 볼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연구원 사이의 법률관계는 사법적 근로관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은 관할을 위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한편, 이 사건에서 원고는 주위적 청구인 취소소송과 관련되었다고 하면서 예비적인 지위확인청구를 병합하여 제기하였다. 행정소송법 제10조에 의한 관련 청구소송의 병합은 본래의 항고소송이 적법할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므로 본래의 취소소송이 부적법하여 각하되면 그에 병합된 청구도 소송요건을 흠결한 부적합한 것으로서 각하되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7. 3. 14. 선고 95누137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가 행정처분이 아닌 것을 대상으로 한 부적법한 것이어서 각하되어야 하는 이상, 이와 관련된 청구로서 병합한 예비적 청구에 관한 소 역시 부적법한 것으로서 각하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숙(재판장) 유현식 장민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