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10. 14. 선고 2020구합103688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5. 14.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B 부당정직구제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9. 2. 1.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 채용되어 2016. 3. 1.부터 참가인 산하 C중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해 온 사람이다.

나.

C중학교의 조리사 및 조리원들이 2019. 7. 8. 참가인의 청렴게시판에 원고로부터'갑질'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참가인의 감사관실에서 2019. 8. 14.부터 2019. 9. 24.까지 조사를 실시하였다.

다.

참가인은 위 조사결과를 토대로 2019. 10. 8.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정직'의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라.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인사위원회는 2019. 10. 31. '원고는 교육공무직원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및 친절ㆍ공정의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휘명령관계의 상위에 있는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급식실 직원들에게 반복ㆍ지속적으로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의 행위는 광주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직원 관리규정(이하 '관리규정'이라 한다) 제100조(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같은 규정 제76조(징계사유) [별표 2] 제4호(친절ㆍ공정의무 위반) 및 제7호(품위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을 의결하였다.

마.

위 의결에 따라 참가인은 2019. 11. 18. 원고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징계처분 시행일자: 2019. 11. 27.).

바.

원고가 2019. 12. 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E),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31.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고 할 수 없으며 징계절차상 하자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사.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20. 3. 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B),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5. 14.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ㆍ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했으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징계사유의 부존재

1)

참가인은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하며 15가지 행위를 징계사유로 들었는데, 제2행위부터 제15행위까지는 모두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관리규정 제100조가 신설되기 전에 있었던 행위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위법하다.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위 각 징계사유에 기재된 행위 또는 발언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

2)

제1행위는 조리원들의 부적절한 업무수행과 시비를 거는 듯한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는 과정에 우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므로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조리원들의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하여 이루어졌으므로 위법하다.

나.

징계재량권 일탈ㆍ남용

만일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경위, 원고가 장기간 성실하게 근무해 온 점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하여만 곧바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형평에 반한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7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2 내지 4,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한 징계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에 반하는 피고와 참가인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에 관한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①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는 관리규정에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는 사유가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으므로, 원고의 행위가 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각 행위가 있었던 시점의 전후로 관리규정이 개정되어 징계사유에도 변동이 있었으므로, 각 행위가 이루어질 당시 적용되던 관리규정에 그러한 행위가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②

근로기준법이 2019. 1. 15. 개정되면서 제76조의2에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규정이 신설되었고, 부칙 조항에 따라 위 규정은 2019. 7. 16.부터 시행되었다. 그리고 이를 반영해 관리규정에도 제100조에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규정 및 이를 위반한 경우의 징계규정이 2019. 8. 28. 신설되어 2019. 9. 1.부터 시행되었다.

한편, 이 사건 징계처분서에는 '원고가 급식실 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이는 관리규정 제100조(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서 친절ㆍ공정의무위반, 품위의무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즉, 참가인은 원고의 행위들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관리규정 제100조 위반으로 징계사유가 된다고 본 것인데,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전제가 된 원고의 행위들은 2019. 9. 20.에 있었던 제1행위를 제외하고는 전부 2018. 12.경부터 2019. 5.경까지 있었던 행위들로(이하 제2행위부터 제15행위까지를 '나머지 행위들'이라 한다), 관리규정 제100조가 신설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다. 원고가 제1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행위들을 한 시점에는 관리규정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고, 유사한 취지의 징계사유도 없었다. 근로자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징계 관련 규정은 엄격히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 있었던 원고의 나머지 행위들까지 소급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해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③

참가인은 관리규정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도 근로자의 품위유지의무 규정이 있었으므로 이를 적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징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은 그 개념이 추상적이어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그 자체로는 명확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관련 규정이 신설되어 시행되면서 어느 정도 의무의 범위가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 시행 이후의 행위에 대하여만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2019. 7. 16.부터 시행되었고 원고의 나머지 행위들은 그 시점 이전에 있었으므로, 이를 사후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아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

④

나머지 행위들과 달리 제1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신설된 이후에 있었던 일이기는 하다. 그런데 당시 상황이 녹음된 내용을 들어보면, 배식량 조절 실패로 일부 학생들이 스파게티를 먹지 못하게 된 일로 원고가 조리사·조리원들을 질책하였고, 이후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듯한 모습은 확인되나, 원고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다른 근로자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했다고까지 인정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따라서 제1행위만으로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⑤

참가인이 징계사유 중 하나로 든 '친절ㆍ공정의무위반'은 구 관리규정(2020. 11. 5. 광주광역시교육훈령 제1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5항 및 구 관리규정(2019. 8. 28. 광주광역시교육훈령 제1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5항에 규정된 의무(근로자는 공과 사를 명백히 분별하고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며, 친절ㆍ공정하고 신속·정확하게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를 위반했다는 것인데, 그 문언 및 체계상 이는 업무 수행 과정에 국민에 대하여 준수해야 할 의무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다른 근로자와의 관계에 위 규정을 적용해 친절·공정의무위반으로 징계할 수는 없다.

⑥

참가인은 나머지 행위들에 대하여 구 관리규정(2019. 8. 28. 광주광역시교육훈령 제1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5항에 규정된 의무(근로자는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반을 이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도 주장하는 듯 하다. 그러나 위 관리규정의 해석상 품위유지의무위반의 경우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특정 행위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에 대하여만 징계할 수 있다고 보이고, 징계사유로 규정된 유형 중 나머지 행위들이 명확히 포섭된다고 인정 할 만한 항목은 찾기 어렵다(이 사건 징계처분서를 살펴보아도 어느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인지 나타나 있지 않다).

나.

소결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한 징계사유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위법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전제하에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으므로 위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