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7. 21. 선고 2020구합10735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0. 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여수시도시관리공 단 부당감급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 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여수시와 사이에 생활·음식물류 폐기물 수집·운반 및 청소 대행계약을 체결하고 2013. 1. 1.부터 현재까지 여수시에서 청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으로, 2008. 10. 8.경 여수시 공공시설물의 효율적인 관리 등을 위하여 '여수시도시공사'로 설립되었다가 2017. 10. 8. '여수시도시관리공단'으로 조직을 변경하였다. 원고는 2000. 3. 1.경부터 C 주식회사에서 환경미화원을 지도·감독하는 관리원으로 근무하다가 2013. 1. 1.부터 참가인 소속 환경미화직 관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원고는 참가인 소속 다른 환경미화직 관리원 7명과 함께 2016. 12. 22. 참가인을 상대로 '기본급, 정근수당, 정근수당가산금, 장려수당,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조식비, 목욕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산정한 2013. 1.부터 2016. 12.까지의 법정수당 중 미지급 부분'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6가합13858), 위 법원은 2017. 8. 10. 참가인으로 하여금 원고에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3. 12. 23.부터 2016. 12. 22.까지 기본급, 정근수당, 정근수당가상금, 장려수당, 직급보조비, 정액급식비, 조식비, 목욕비를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산정한 미지급 법정수당24,935,7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7. 8. 26.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다.

참가인과 원고는 2018. 1. 16.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 수당 일부 변경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체결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9. 1. 7. 공단 내 부서를 신설·개편하고 구성원들을 승진·전보하기 위한 '직제개편 및 2019년 상반기 정기인사 계획(안)'(이하 '이 사건 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였는바, 그중 원고와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마.

이 사건 계획에 따라 참가인은 2019. 1. 9. '2019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하였고, 원고는 '공무원 8급 상당'에서 '공무원 7급 상당'으로 변경되었다(이하 '선행처분'이라 한다).

바.

한편, 2019. 12. 19. 개최된 참가인의 '2019년도 제4차(정기) 노사협의회 회의'에서 근로자 측이 참가인에게 '환경미화원 반장 제도의 운영 및 승급 관련 규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반장 근로계약서, 반장운영 근거규정, 반장급여 편성내용이 표시된 예산서)'의 제공을 요청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관련 자료들을 근로자 측에 제공하였다.

그러나 근로자 측은 2020. 3. 26. 개최된 '2020년 제1차(정기) 노사협의회 회의'에서 '참가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는 반장 승급에 관한 내부규정이 없는바, 원고에 대한 선행처분은 규정상 근거가 없는 부당한 조치로 판단되므로, 참가인이 여수시에 감사를 청구하여 선행처분의 정당성을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는바, 참가인은 근로자 측의 위 요청을 거부하였으나, 여수시의 '참가인의 환경미화원 승급 민원에 대한 조사 및 결과 회신' 요청에 따라 2020. 3. 30.경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여수시에 보고하였다.

사.

이후 참가인은 2020. 4. 17.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직급 및 호봉을 '별정 7급 20호봉'에서 '별정 8급 22호봉'으로 변경하는 승급조정안을 심의·의결하였고, 같은 달 20. 원고에게 '2020. 5. 1.자로 원고의 직급 및 호봉을 별정 7급 20호봉에서 별정 8급 22호봉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승급조정)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이라 한다).

아.

이에 원고는 2020. 5. 8.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3. '참가인의 내부규정을 위반한 선행처분을 정정한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 인사발령 처분은 기존의 위법한 선행처분을 정정한 조치에 불과하여 이에 따른 급여의 증감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는바(J 여수시도시관리공단 부당감급 구제신청,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0. 7. 23.경 위 초심판정서를 수령하였다.

자.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7. 2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14.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B 여수시도시관리공단 부당감급 구제 재심신청,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0. 11. 13.경 위 재심판정서를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제5호증, 제8~12호증, 제14호증, 을가 제1호 증, 제3~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1)

절차적 위법

선행처분은 승진 또는 승급이 아닌 급여인상 조치로 봄이 타당한바,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장래 지급받을 급여가 지속적으로 감액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으므로, 위 인사발령 처분은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에 앞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중대·명백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는 위 인사발령 처분은 당연무효이다.

2)

실체적 위법

참가인은 '선행처분이 인사권자의 권한에 기한 정당한 조치'라는 취지의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고, 원고가 선행처분이 적법한 조치라고 신뢰한 것에 어떠한 과실도 없음을 고려하면, 선행처분을 취소한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절차적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원고에게 불이익한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사실상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이를 위해서는 관계 규정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쳤어야 함'을 전제로 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3호증, 을가 제2, 7, 8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징계처분과 구분되는 별개의 인사상 조치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휴직명령, 대기발령 등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처분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를 이유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 인사발령 처분에 따른 효과도 구 인사규정 및 구 환경미화원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감봉 또는 감급의 효력과 일치하지 아니한다.

라.

실체적 위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가)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등 참조).

나)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인데 반해, 근로계약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에 기초한 것이므로, 어떠한 근로조건에 관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이 각기 다르게 정하고 있다면,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된다(부산고등법원 2017. 8. 30. 선고 2017나5371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4, 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처분은 적법·정당하게 이루어진 선행처분을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정정(취소)한 것이어서 위법하므로, 이를 다투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고는 2019. 1. 9.자 선행처분에서 원고를 '승급'한다는 문구를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속한 환경미화직은 단일 직급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가인의 내부규정 중 복수 직급을 전제로 한 승진 및 승급 관련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이에 참가인도 선행처분을 통해 원고를 「공무원 8급 '상당'에서 공무원 7급 '상당'으로 '승급'한다」 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선행처분으로 변경되는 것은 급여에 한정된다'는 취지의 문구까지 부기하였음(갑 제8호증 5쪽)을 고려하면, 선행처분에서 '승급'이란 문구를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원고에 대한 급여인상 조치로 봄이 상당하다.

나)

확정된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기존보다 더 많은 법정수당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2018. 1. 16. 참가인과 사이에 통상임금 성격의 수당을 일부 삭제 또는 감액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는바, 원고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를 체결할 동기가 없었음을 감안하면, 위 합의는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감액된 급여 상당액은 추후에 보전해주겠다'는 취지의 약속(이하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이라 한다)이 있었음을 전제로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의 명시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고, 설령 그러한 약속이 있었더라도 이는 참가인의 내부규정에 위배된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어떠한 근로조건에 관해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이 각기 다르게 정하고 있다면,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는바, 이 사건 합의 당시 참가인 측 담당자였던 K는 「위 합의 당시 원고에게 '차후에 임금삭감분에 대해서는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는 취지로 진술하였고(갑 제4호증), 이후 참가인이 원고의 급여를 인상하기 위한 후속 조치들을 취하였음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추후에 보전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업무의 내용과 성격, 업무의 난이도, 근로자의 경력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책정·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참가인의 권한에 속하고, 참가인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원고의 급여를 인상하는 조치를 취한 이상구 보수규정 등에 그에 관한 명시적인 근거가 규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급여인상 조치가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려운데다가, 추후 구 보수규정 등을 비롯한 내부규정의 제·개정을 통해 그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위 급여인상조치의 절차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도 가능하다.

(3)

설령 참가인이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을 하고 그에 따른 급여인상 조치를 취한 것이 참가인의 내부규정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위 임금보전 약속 및 그에 따른 급여인상 조치가 근로자인 원고에게 유리한 것인 이상, 참가인 측 관계자의 내부규정 위반으로 인한 인사상의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임금보전 약속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나아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 및 그에 따른 선행처분에 관한 원고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침해하였다는 측면에서도 위법·부당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삭감된 임금은 추후에 보전해주겠다'는 취지의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고, 원고가 위와 같은 참가인의 견해표명을 신뢰한 데에 어떠한 책임이 있다고 볼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2)

원고는 위와 같은 참가인의 견해표명을 신뢰하여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을 통해 적법·정당하게 이루어진 선행처분을 취소하였고, 이로 인해 원고는 관련 민사판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잔여 근무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된 급여를 받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3)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 및 선행처분에 따라 원고에게 공무원 7급 상당의 급여를 지급하더라도, 그로 인해 참가인의 재정건전성 등의 공익이 저해된다거나 다른 근로자들의 급여가 부당하게 감소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마.

소결

이처럼 이 사건 임금보전 약속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적법·정당하게 이루어진 선행처분을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취소한 이 사건 인사발령 처분은 위법하고, 이에 위 인사발령 처분을 적법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묵(재판장) 이원진 김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