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1. 16. 선고 2020구합42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4. 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H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부담하고, 나머지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원고(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는 하수처리시설 제작 및 설치공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 회사는 2019. 4. 24. 주식회사 I과 사이에 ‘주식회사 I 1공장 폐수처리시설 설치공사’에 대한 공사도급계약(공사기간 2019. 4. 24.부터 2019. 10. 30.까지, 계약금액 2,332,000,000원)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 회사는 2019. 7. 10.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와 사이에 ‘주식회사 I 1공장 폐수처리설비공사 중 기계 및 배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상 공사기간은 2019. 7. 11.부터 2019. 10. 31.까지이며, 계약금액은 1,349,425,000원이다.

라.

K과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J 소속으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2019. 7. 1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도착하였다. K은 이 무렵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자기 소유의 컨테이너를 현장에 설치하였다.

마.

이후 원고 회사와 J 사이의 공사 하도급 계약이 파기되었고,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K과 협의를 진행하였다.

바.

원고 회사와 K은 2019. 7. 24.경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대강의 사항을 협의하였고, K과 참가인들은 이 사건 공사를 2019. 7. 25.부터 시작하였다.

사.

그 무렵 원고 회사와 K 및 참가인들과 사이에, K, F, D, C에 대하여는 2019. 7. 10.자로, B에 대하여는 2019. 7. 24.자로, G, E에 대하여는 2019. 7. 28.자로 각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으나 임금액은 정해지지 않은 공란 상태였다.

아.

K과 참가인들은 2019. 8. 21. 원고 회사에 2019년 7월분(2019. 7. 10.부터 2019. 7. 31.까지)의 임금 지급을 요구하였다.

자.

원고 회사는 2019. 8. 22. K과 참가인들에게 이들이 요구한 2019년 7월분 임금 중 일부[2019. 7. 10.부터 2019. 7. 24.까지의 임금(이하 ‘이 사건 분쟁 임금’이라 한다)]를 제외한 나머지를 송금하였다.

차.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K은 2019. 8. 23. 직접 만나서 이 사건 분쟁 임금 지급 등의 문제를 상의하였는데, K은 당시 참가인들과 K이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2019. 7. 10.부터 현장에서 대기하며 다른 일을 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 회사에게는 이 사건 분쟁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원고 회사는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는 그렇다면 이 사건 분쟁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2019. 8. 30.까지만 일을 하고 철수하라고 요구하였고, K은 그 대가로 컨테이너 철거비와 이 사건 공사 관련 각종 경비(원고 회사는 K에게 우선 K의 개인 비용으로 참가인들의 숙소비 및 식대 등을 지급하라고 하였다)의 지급을 요구하였다.

카.

원고 회사는 같은 날인 2019. 8. 23. K 및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분쟁 임금 및 K이 사용한 경비 등을 지급하였다.

타.

원고 회사는 2019. 8. 27. 다른 인력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하였다.

파.

K은 2019. 8. 30.경 컨테이너를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거하였다.

하.

원고 회사는 2019. 9. 1. K 및 참가인들에게 나머지 임금(8월분) 등을 지급하였다.

거. K과 참가인들은 2019. 9. 2.경 이 사건 공사의 원 도급인인 주식회사 I을 찾아가 원고 회사에 대하여 부당해고 시위를 하였다.

너. 참가인들과 K은 2019. 9. 23.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 회사가 2019. 8. 31. 부당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했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27.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나, K의 경우 원고 회사와 합의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는 이유로 K의 구제신청은 기각한다고 판정(L,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더. 원고 회사는 2020. 1. 7.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피고와 중앙노동위원회를 구별하지 않고 ‘피고’라 한다)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0. 4. 6. 원고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H,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으며, 원고 회사는 2020. 4. 27.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5호증, 제18, 20, 21, 23, 24호증, 을가 제1,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회사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는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 회사는 K과 사이에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참가인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참가인들은 K에게 고용된 K의 근로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 회사가 이들을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

2)

원고 회사와 K 사이의 노무공급계약이 합의 해지되었기 때문에 참가인들이 원고 회사에게 더 이상 노무를 제공하지 않게 된 것이므로,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판단

1)

참가인들의 지위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가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일부)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들은 원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비록 임금 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상태이기는 하나 원고 회사와 참가인들 사이에 각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 한편 원고 회사는 참가인들과 일일이 면담 후 직접 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음을 인정한 바 있다.

②

원고 회사는 3차례(2019. 8. 22., 2019. 8. 23., 2019. 9. 1.)로 나누어 참가인들의 통장으로 직접 임금을 지급하였고, 참가인들에 대하여 원고 회사 소속으로 고용보험 등의 피보험자격 가입신고를 하였다.

③

참가인들은 K과 사이에 아무런 근로관계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달리 참가인들이 K에게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④

원고 회사는 참가인 F에게 그가 원고 회사를 대신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의 발주처와 협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원고 회사 소속 팀장이라는 명함을 제작하여 주었다.

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 현장과 관련된 참가인들의 작업 공정을 매일 전화 등으로 보고받고 현장을 방문하여 확인하기도 하는 방법으로 관리하였다. 특히 원고 회사(M)는 참가인 F에게 ‘인터넷 설치 전까지는 카카오톡으로 공사일보를 보내주기를 부탁한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보내어 그 결과를 보고받기도 하였다.

⑥

원고 회사는 K과 사이에 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원고 회사와 K 사이에 도급계약 관련 의사의 교환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위 계약은 결국 체결되지 아니하였다.

2)

참가인들의 의사에 기한 근로계약의 해지 여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25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일부)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적어도 참가인들로부터 근로계약 해지권을 위임(사전에 해지권을 위임받지 않았다 보더라도 적어도 사후에 추인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받은 K과 원고 회사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원고 회사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 해지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을 위와 같이 선해하도록 한다).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원고 회사는 최초부터 직접 면접 등을 통하여 개별적으로 참가인들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K을 통하여 일괄적으로 참가인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K은 참가인들에 대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는 데 관여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K과 참가인들 사이에는 이 사건 공사 개시 무렵 혹은 그 이전부터 소정의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K은 2019. 8. 23. 원고 회사를 방문하여 이 사건 분쟁 임금에 관하여 합의할 당시 사전에 참가인들에게 원고 회사와 이 사건 분쟁 임금에 관하여 이야기하러 간다는 것을 알렸으며, 위 합의 직후 참가인들에게 합의 내용을 알리기도 하였다.

③

K은 합의 이후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컨테이너를 철거하였고, 참가인들 역시 2019. 8. 30.경 모두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④

무엇보다, 원고 회사와 K 사이의 2019. 8. 23.자 합의에 따라 K뿐만 아니라 참가인들에게도 이 사건 분쟁 임금이 전부 지급되었다.

⑤

원고 회사는, 위 2019. 8. 23.자 합의 이후 K과 참가인들이 2019. 9. 2. 주식회사 I 앞에서 시위를 하기 전까지 원고 회사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위 합의에 의하여 원활하게 종료되었다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위 시위 전까지 참가인들이 근로계약 종료에 관하여 원고 회사 측에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실에 관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증인 K은 위 합의 직후 참가인들에게 합의 사실을 알렸다고 증언하였다).

다.

소결론

이처럼 원고 회사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이 합의 해지되었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는 달리 이 사건 해고를 원고 회사의 부당해고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용덕

판사 이정호 김다슬

각주1) 일종의 공사도급계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