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국립대학교인 B대학교 총장과 담당강의 시간당 35,000원으로 계산한 강사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시간강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8학년도 2학기부터 2019학년도 1학기까지 매주 2시간씩 30회에 걸쳐 법학 강의를 담당하였다.
한편 B대학교는 강사료 등 단가에 관하여 전업 시간강사에게는 시간당 89,000원을, 비전업 시간강사에게는 시간당 35,000원을 각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비전업 시간강사로 보아 2018학년도 2학기부터 2019학년도 1학기까지 시간당 35,000원의 강사료를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시간강사를 전업 강사와 비전업 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전업 강사의 강사료 단가를 기초로 산정한 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 3,240,000원[= (89,000원 – 35,000원) x 2시간 x 30회]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B대학교가 시간강사를 전업 강사와 비전업 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것을 알고도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대한 이의를 하지 않았다. B대학교 총장은 원고의 전업 여부를 확인한 후 비전업 시간강사의 강사료 단가를 기준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된 사법상의 계약이고, 원고 또한 사법상 법률관계에 기초한 금전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사적 자치의 원칙에 입각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피고가 강사료를 차등지급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른 것이므로, 이를 부당한 차별적 대우로 보는 것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배된다.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강사료 부분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대학의 시간강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3. 26.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참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그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와 B대학교 총장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전업 시간강사와 비전업 시간강사 사이에 강사료에 있어서 2배 이상의 차등을 두고 있는바, ①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에 대하여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기본급 성격의 임금인 강사료를 근로의 내용과 무관한 사정인 전업 여부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고, ② 대학 측이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의도로 강사료 단가를 인상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 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 단가에 차등을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은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강사료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강사료 부분을 무효로 보는 것이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원고와 B대학교 총장 사이의 계약은 시간강사의 위촉을 위한 근로계약으로서 민법상 고용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기타 강행규정을 위배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그 내용을 정할 수 있으나, 앞서 인정한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강사료 부분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규정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를 두고 사적 자치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강사료 부분을 추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그 무효 원인이 소멸한 후에 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인바, 그와 같은 사실에 관한 피고의 주장이나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2018학년도 2학기부터 2019학년도 1학기까지에 대하여 전업 시간강사의 강사료 단가를 기초로 산정한 임금과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3,240,000원[= (89,000원 – 35,000원) × 2시간 × 30회] 및 그 중 1,62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2019. 1. 1.부터, 나머지 1,62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2019. 8. 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현정(재판장) 이태영 김윤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