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1,814,463원과 이에 대하여 2015. 7. 9.부터 2021. 11. 1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원고 B에게 2,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5. 7. 9.부터 2020. 10. 2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4/5는 원고들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들은 부부이고, 피고 C은 E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의 운영자, 피고 D은 위 병원의 의사이다.
원고 A은 2015. 5. 5. 근무 도중 좌측 하지 통증과 감각 저하를 느껴 2015. 5. 6. 피고 병원에 내원하였다.
피고 D은 원고 A에 대한 요추 MRI 검사를 실시하여 척추관 협착증을 진단하고, 2015. 5. 6. 내원 당일 요추 4-5번과 천추 1번간 후방 감압술로 후궁 절제술(이하 ‘1차 수술’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1차 수술 후 좌측 하지의 통증은 다소 완화되었으나 원고 A은 다리가 뜨는 느낌과 무릎을 굽혔다 펼 때 다리가 튕겨져 나가는 증상을 호소하였고, 이에 피고 D은 2015. 5. 9. 통증완화를 위해 경막 외 신경차단술을 시행하였다.
이후에도 좌측 하지 통증이 계속되자 피고 D은 2015. 5. 11. 요추 3-4번 후궁절제술(이하 ‘2차 수술’이라 한다)을 시행하였고, 2015. 6. 3. 신경차단술, 2015. 6. 15. 경막외강 유착박리술을 추가로 시행하였다.
원고 A은 피고 병원에서 통증완화를 위한 주사 치료 및 진통제 투여를 지속적으로 받았으나 배꼽 이하 통증, 양하지 통증, 다리 경직, 장운동 저하, 괄약근 저하, 소변 및 배변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고, 2015. 7. 8. 퇴원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1 내지 3호증의4, 을 제1호증의1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청구원인의 요지
피고 D은 내원 당시 원고 A에게 별다른 응급 소견이 없었음에도 보존적 치료 없이 곧바로 수술적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내원 당일 1차 수술을 시행하였으며, 1차 수술 후 4일 만에 요추 3-4번에 대한 후궁 절제술을 시행하고, 1, 2차 수술로 이미 자극된 신경주위에 유착 박리를 위한 신경 성형술을 강행하여 원고 A에게 다리 통증 및 경직, 배변기능 장애를 유발시키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피고 D과 피고 D의 사용자인 피고 C은 공동하여 원고들의 손해(원고 A의 경우 일실수입과 위자료, 원고 B의 경우 위자료)를 배상하여야 한다.
손해배상책임 발생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것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2966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과 설시증거 및 을 제2, 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F협회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와 H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은 원고 A의 건강 상태, 과거 병력과 진료과정, 내원 당시의 증상을 자세히 검토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시행하여 원고 A에게 다른 장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보존적 치료 없이 수술적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짧은 기간 동안 재수술과 신경차단술 및 성형술, 주사치료 등 이례적이고 공격적인 치료방법을 일관함으로써 원고 A에게 다리 통증 및 경직, 배변기능 장애를 유발하거나 확대시키는데 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A이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받은 요추 MRI 검사결과 요추 1-2번간 경미한 추간판 탈출증, 요추 3-4번간 중등도 이상의 추간판 탈출증, 요추 4-5번간 골성 변화와 함께 심한 압박소견이 있었는바 이는 상당히 진행된 추간판 퇴행 증상에 해당한다. ② 만성적인 추간판 퇴행은 완치가 어려워 운동의 심한 마비나 배변 마비 등의 응급 소견이 없는 한 보존적 치료을 먼저 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후 통증이나 마비 진행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함이 일반적인 치료방법이다.
원고 A은 피고 병원 내원 당시 운동이나 배변작용에 있어 마비 증상을 호소한 바 없었고, 피고 D은 1차 수술 시행 전까지 원고 A이 그동안 다른 병원에서 추간판탈출증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는지를 확인한 바 없었다[이에 대해 피고들은, 원고 A이 2007년부터 척추질환과 당뇨병으로 지속적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있다고 주장할 뿐 피고 D이 원고 A의 기존 치료내역을 확인한 후 수술적 치료방법을 결정하였다고는 주장하고 있지 않다. 을 제1호증의1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 D이 이를 확인하였음은 인정되지 않는다].
더욱이 원고 A은 이미 2007. 2.경 당뇨를 진단받은 이래 상당기간 당뇨를 앓아온 전력이 있었는바, 만성적 추간판 퇴행의 경우 치료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정과 기저질환인 당뇨로 인해 신경 회복기능이 더욱 취약하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수술보다는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함이 통상의 의료수준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보존적 치료 및 신경 성형술이 아닌 후방 절제술을 통한 치료방법을 선택한 이상 피고 D은 원고 A의 통증에 대한 성향과 당뇨 등 기저질환을 확인하여 신경 자극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한 번의 수술로써 이를 치료하였어야 하는데, 요추 4-5번과 천추 1번에 대해 1차 수술을 마친 후 단 4일 만에 요추 3-4번간 후궁 절세술을 재시행하고, 충분한 안정기 도과 없이 신경차단술과 경막외강 유착 박리술을 재차 시행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D은 그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이에 달리 반증이 없다.
퇴원 이후 원고 A이 호소하는 다리 경직, 배변기능 장애는 피고 병원 내원 당시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증상으로 이는 신경손상(신경 전달회로 이상)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원고 A의 나이와 기저질환을 고려하더라도 피고 병원에서 이루어진 1, 2차 수술과 신경 차단술 및 성형술이 그와 같은 신경 손상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D과 그의 사용자인 피고 C은 공동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 범위
일실수입
원고 A은 G생의 남자로, 제1심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신경 손상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은 수상일 기준 2년 한시 30%(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에 해당한다(원고는 재활의학과에서 평가한 영구 장해 35%를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구하나, 위 감정촉탁결과를 배척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 A은 피고 병원 퇴원 당시까지 도시에서 거주하였으므로 그의 일실수입은 피고 병원 퇴원일로부터 2년에 해당하는 2017. 7. 8.까지 도시 보통인부 노임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산정한다(원고 A은 2016. 9.경까지 주식회사 I에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퇴사 이전의 기간에 대해서도 보통인부 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구하므로 그 청구에 따른다).
한편 피고들은 원고 A의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주장하나, 대법원은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경험칙상 22일로 인정한 바 있고(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참조) 원고의 가동일수를 이와 다르게 볼 만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책임의 제한(기왕증 기여도)
피해자의 기왕증이 그 사고와 경합하여 악화됨으로써 피해자에게 특정 상해의 발현 또는 치료기간의 장기화, 나아가 치료종결 후 후유장해 정도의 확대라는 결과 발생에 기여한 경우에는, 기왕증이 그 특정 상해를 포함한 상해 전체의 결과 발생에 대하여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정도에 따라 피해자의 전 손해 중 그에 상응한 배상액을 부담케 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타당하고, 법원이 기왕증의 상해 전체에 대한 기여도를 정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의학상으로 정확히 판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변론에 나타난 기왕증의 원인과 정도, 상해의 부위 및 정도, 기왕증과 전체 상해와의 상관관계, 치료경과, 피해자의 연령과 직업 및 건강상태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100920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714 판결 등 참조).
을 제2호증의 기재와 제1심 법원의 F협회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 A은 주식회사 I에서 환경 미화원으로 폐기물 등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업무에 종사하여 왔고, 그로 인해 목, 어깨, 허리 등의 질환으로 오랜기간 치료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병원 내원 당시 원고 A은 이미 만성 다발성 추간판 퇴행 증세를 보이고 있었고, 2007년경 진단받은 당뇨로 인한 신경 기능의 악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A이 호소하고 있는 증상은 위와 같은 원고 A의 나이와 직업, 기존 병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 A의 장해에 대한 기왕증의 기여도를 50%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공제 여부
피고들은, 원고 A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와 장해급여를 지급받았는바 이를 피고들이 배상하는 일실수입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자가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이익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휴업급여금은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3409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이 휴업급여 및 장해보상급여로 합계 28,563,75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급여가 지급된 기간은 2015. 5. 6.부터 2015. 12. 29.까지인데 반하여 원고가 구하는 일실수입의 기산일은 위 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2016. 1. 1.인바 휴업급여 등의 지급기간과 중첩되지 아니하므로 이를 공제할 수 없다.
위자료
원고 A의 나이와 직업, 기저질환 등 건강상태, 피고 D의 치료내역과 결과, 원고 A에게 발생한 장해의 정도, 기왕증 기여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자료로 원고 A에게 6,000,000원, 원고 B에게 2,000,000원을 각 인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11,814,463원[= (일실수입 11,628,926원 × 책임제한 50%) + 위자료 6,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 A이 구하는 2015. 7. 9.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1. 1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B에게는 2,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 B이 구하는 2015. 7. 9.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20. 10. 28.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일부 달라 부당하므로 이를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선(재판장) 박세진 강지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