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A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 A은 2018. 12. 3. D 동물병원 안에서 고양이를 상대로 수액주사를 놓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은 2018. 12. 13. F에서 고양이에게 피하주사를 놓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이 2018. 12. 1. 및 2018. 12. 3. F에서 각 고양이 한 마리에게 수액주사를 놓은 행위를 한 것은 긴급피난이나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없거나 수의사법 시행규칙 제8조 제2호에서 정한 '부상당한 동물의 구조를 위하여 수행하는 응급처치행위'에 해당하여 무면허 진료행위가 아니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2. 3.자 동물진료행위 부분
살피건대, 원심은 I가 원심 법정에서 "12. 3. 낮에 제가 데리고 갔을 때 진료실에서 A 씨가 진료를 보셨고요, 문 앞쪽에 진료실에서는 병원 원장님(피고인 B)이 강아지 아이를 진료를 보고 계셔서 저는 그때 느꼈던 생각이 이 큰쌤(피고인 A)이라는 사람이 고양이 담당이고 이 사람이 강아지 담당인가라는 생각을 했었고"라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12. 3. D 병원 안에서도 고양이에게 수액 처방 등 진료행위를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I는 원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진술하면서도 "그때 제가 진료행위를 이렇게 눈 앞에서 본 건 아니고요. 나가 있으라고 해서 진료행위는 보지 못했어요."라고 하여 당시 피고인 A이 고양이에게 직접 수액주사를 놓는 장면을 목격하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101쪽), ② G와 다르게 I는 수사기관에 간단한 진술서를 제출하는 외에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자세하게 진술한 적이 없는바, 2018. 12. 3. F가 아닌 병원에서도 피고인 A이 고양이에게 수액주사를 놓았다는 진술은 원심 법정에서 처음 등장한 이야기인 것으로 보이는 점(공소장에 2018. 12. 3. 범행의 경우 '피고인 A이 컨테이너에서 고양이 두 마리에게 수액 주사를 놓는 진료행위를 했다'고 기재된 것은 G가 작성한 M민원창구 민원상담심청서에 '12월 3일 나머지 두 아이도 똑같은 증상으로 두 분과 상의 후 컨테이너로 이동하여 목덜미에 주사를 큰쌤이 놓아주셨습니다.'라고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거기록 7쪽), ③ 2018. 12. 3. 무렵 D 병원에서 일했던 U은 당심 법정에서 자신이 일하는 동안 병원 안에서 피고인 B이 아닌 다른 사람이 수액 주사를 놓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U 증인신문조서 3, 4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2018. 12. 3. 저녁 무렵 F에서 고양이 한 마리에게 수액주사를 놓은 것으로 보일 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2018. 12. 3. 저녁 위 F에서 고양이 두 마리에게 수액주사를 놓았다거나 2018. 12. 3. 낮에 D 병원 안에서도 고양이에게 수액주사를 놓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을 지적하는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12. 13.자 동물진료행위 부분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 A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 A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A은 12. 13.경에는 고양이 범백이 발생하여 F에 병원 직원 등 관계자 외 보호자들은 출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12. 13. F에 방문했다는 H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는 원심 법정에서 "F에서 범백 등 질병으로 인해서 출입을 할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그 정확한 시기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G의 출입이 금지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나는 12월 28일까지도 계속하여 F에 방문했다. 달력에다가 다이어리를 쓰기 때문에 날짜를 기록해 두는데, 13일에 F에서 H를 만난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다."라고 진술하면서(공판기록 105쪽, 110쪽), 2018. 12. 13. 당일 F에 방문하겠다는 내용으로 P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제출하기도 한 점, G 역시 수사기관에서 "제가 F에 맡긴 고양이들이 범백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저를 통해서도 범백이 옮길 수 있으니 오지 말라고 했다. 12. 14.부터 F에 가지 못해서 전화와 카톡으로 상태를 전송받았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71쪽), 피고인 A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P은 2018. 12. 14. G에게 당일부터 F에는 병원관계자와 자신만 출입할 것이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02, 103쪽) 등에 의하면, 적어도 2018. 12. 13.에는 범백을 원인으로 F에 보호자들의 출입이 통제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은 또한 자신은 2018. 12. 13. 19:35경 집근처 편의점에 있었으므로 물리적으로 같은 날 20시경 F에서 고양이 진료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A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위 편의점에서 F까지는 차로 약 17분이 소요되는 거리인바, 피고인 A이 19:35경 편의점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후 20:00경 F에 있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2. 1.자 및 12. 3.자 동물 진료행위가 긴급피난행위 또는 정당행위인지 여부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이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진료행위가 긴급피난행위 또는 정당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G는 12. 1. 상황에 관하여, 원심 법정에서 "맨 처음에 F로 간 게 아니라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거기에서 피고인 A이 F에 가서 수액을 맞아야 된다면서 저한테 작은 병을 주면서 먼저 가지고 가서 기다리라고 해서 F에서 수액 처치를 했다. 이후 피고인 B이 와서 추가적인 조치를 한 바 없고, 그 날 수액을 맞은 뒤 고양이를 바로 집으로 데리고 갔다. 당시 피고인 A로부터 단순 감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당장 수액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49, 51, 55쪽).
피고인 A은 경찰 조사에서 "G가 P에게 카톡을 하고 통화를 해서 구조된 고양이가 상태가 안 좋다는 연락이 왔다. P이 G에게 다른 동물병원을 가면 안 되냐고 했는데, G가 병원비를 부담스러워해서 P이 일단 데리고 오라고 해 F로 데리고 왔고, 그 때 제가 F에 있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피고인 B에게 연락을 했다. 피고인 B이 고양이 호흡이 좋지 않냐고 물어봐서 제가 G 말로는 호흡이 좋지 않고 애가 자꾸 깔아진다고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피고인 B이 애기를 보고 상태가 많이 심각하면 일선 병원쪽으로 가 볼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 당시 피고인 B이 술을 드셔서 병원이나 F로 올 수 없어서 상태를 보고 많이 안 좋으면 저에게 수액을 놓으라고 말해서 수액을 놓았다."라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14, 15쪽), 피고인 B은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 A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태가 좋지 않은 고양이를 F로 데리고 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술을 마신 상태였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아무리 제가 TNR을 했다고 해도 왜 밤에 거기로 데리고 오냐고 하면서 야간에도 문을 여는 다른 동물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그런데 피고인 A이 다른 동물병원으로 안 가려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서, 수액을 놓아도 되냐고 물어봤던 것 같고, 제가 그러면 급한 응급상황이면 수액을 놓아도 된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70쪽). 위 각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피고인 A로부터 고양이의 상태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뒤 고양이의 상태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을 정도의 응급상황인지 등을 파악하고 이후 구체적인 처치방법 등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보호자가 비용 등의 문제로 다른 동물병원에 가기를 꺼려하자 피고인 A에게 수액주사를 놓으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I가 2018. 12. 3. 밤에 F로 데려갔던 고양이의 경우, 피고인 A은 2018. 12. 1.과는 다르게 B에게 고양이의 상태 등에 대해서 아예 보고를 하거나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다. 당시 I가 피고인 A에게 고양이가 독극물 섭취가 의심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만일 피고인 A이 당시 고양이의 상태가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면 B에게 전화를 하여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 물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 A은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2. 1.자 및 12. 3.자 동물 진료행위가 수의사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행위인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이 2018. 12. 1. 및 2018. 12. 3. 진료행위를 한 고양이들의 상태가 응급처치행위가 필요한 사고 등으로 부상당한 동물들의 상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은 수의사가 아닌 A로 하여금 무면허 진료행위를 하게 하였는바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G가 진료비 때문에 다른 동물병원으로 가기를 주저하자 자신이 중성화 수술을 해 준 고양이를 모른 척 할 수 없어 A에게 수액주사를 놓으라고 말한 것으로 보이는 바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 2012년도에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30만 원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 1회만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기록과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8. 12. 3.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에게 수액주사를 놓았다는 부분에 관한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로 인정된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 또는 포괄일죄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또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