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4월에 처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은 자신의 재산상태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로부터 후드와 후드장 등을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대금을 주겠다고 기망하여 작업을 의뢰하여 피해자로부터 납품을 받았으므로,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 등이 인정됨에도 원심은 사기죄의 성립 및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공소장변경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음주운전 전력이 2회 이상 있는 피고인이 2020. 5. 3. 22:05경 혈중알코올농도 0.181%의 주취상태로 승용차(B)를 운전하여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고 신호를 위반하여 그곳 횡단보도를 신호에 따라 건너고 있는 E(9세)과 F(3세)의 사이로 위 승용차를 진행함으로써 이들을 놀라게 하고, 계속하여 위 승용차 앞범퍼 부분으로 전방에 있는 산성네거리 교차로에서 정지신호에 따라 신호대기 중인 피해자 G 운전의 H 택시를 들이받음으로써 업무상 과실로 위 G 운전의 택시에 동승한 피해자 I에게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게 함과 동시에 위 피해자 G 운전의 택시를 수리비 약 1,874,428원이 들도록 손괴하고도 곧바로 정차하여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하였다는 것이다.
한편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위 공소사실 중 결론 부분에 '피고인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하고'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그런데 위 공소장변경 전후로 공소사실상 피고인의 구성요건 실행행위나 적용법조 등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위 공소장변경으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방법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거나, 심판대상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공소장변경허가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지는 않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변경된 공소사실을 전제로 판단하기로 한다.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11. 중순경 대전 중구 J에 있는 피해자 K 운영의 공장에서, 피해자에게 '대전 중구 L에 설치할 후드와 후드장을 제작해주면 그 대금을 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고, 처분 가능한 별다른 재산도 없었으며, 타 지역 공사대금이나 해당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근로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물건을 제공받더라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시가 합계 100,000원 상당의 후드와 후드장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 14.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5회에 걸쳐 시가 합계 5,030,000원 상당의 물품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판단
원심은 별지 범죄일람표 제4항 기재 신발장과 붙박이장은 인테리어 공사 수주를 위하여 고객전시용으로 비치된 견본품 내지 샘플로서 고소인의 이익에도 봉사하는 것이므로 피고인과 고소인 사이에 물품공급 내지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나머지 물품과 관련하여서도 피고인이 각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거나 부족할 것을 인식하면서 위 물품을 공급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대금지급능력이 없거나 그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였으면서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나 미필적인 고의로 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물품을 공급받은 점을 인정할 수 있고, 별지 범죄일람표 제4항 기재 신발장과 붙박이장에 대해서도 무상으로 공급받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세청은 2017. 7. 29.경 피고인에 대하여 30,000,000원의 세금체납액을 등록하였는데 피고인은 이후 위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였고, 2016. 1. 15.과 2018. 12. 31. 기준 피고인의 신용등급은 504점으로 상당히 낮다. 이 사건 무렵의 피고인의 행적 등을 보건대, ㉠ 피고인은 인테리어 업체의 근로자에 대한 2017. 12. 임금, 2018. 2.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 2018. 1. 10.과 2018. 1. 11. 꽃집에 대하여 시가 합계 400,000원 상당의 난초 화분을 배달하게 하게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기죄로, ㉢ 2018. 1.경 '빌라 난방공사, 수동공사, 조적공사를 해주면 공사가 끝나는 즉시 그 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기망하여 공사대금 1,500,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기죄로, ㉣ 2018. 2. 9.경 떡집에 그 대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 없이 820,000원 상당의 꿀떡 등을 주문하여 교부받았다는 사기죄로, ㉤ 2018. 2. 10.경 정육점에 대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 없이 시가 500,000원 상당의 수육을 제공받아 편취하였다는 사기죄 등으로 각 처벌받았는바, 적어도 2017년 말경부터 2018. 2.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은 소액의 대금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자력이 없었음에도 마치 대금이나 임금 등을 지불할 수 있을 것처럼 물건을 주문하거나 용역을 주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피고인은 이 사건 무렵 무자력이었고,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 K에게 물건을 주문하고, 계속하여 기존 미수대금을 줄 것처럼 하여 더 많은 물건을 납품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별지 범죄일람표 제4항 기재 신발장과 붙박이장은 고객의 주문이 아니라 전시목적으로 피고인의 사무실에 샘플용으로 제작된 사실은 인정된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원심 법정과 수사기관에서 '피고인과는 이 사건 이전 두 번 정도 거래를 했는데 피고인이 공장에 찾아와 5~10만원짜리 장을 가져갔고 바로 현금으로 돈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부터는 피고인이 요청한 장소에 자신이 직접 설치를 해 주었다. 피고인이 2018. 1.초순경 자신의 M공장 사무실로 찾아와 피고인의 사무실에 샘플용으로 신발장과 붙박이장을 제작해서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여 주문에 따라 설치해 주었다. 당시 피고인이 사무실을 꾸리고 있던 중이라 사무실을 꾸미는 것이 완료되면 당연히 대금을 줄 것으로 생각하였고, 2018. 1. 12.경 사무실에 가구를 설치한 뒤 그 날 저녁 식당에서 만나서 거래명세서를 전달하였다. 원가보다 싸게 가격을 책정해 주었을 뿐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신발장과 붙박이장은 피고인이 인테리어 사무실을 단장하면서 피고인의 필요에 의하여 피고인의 요청으로 설치되었다고 보이는바, 피고인의 사무실에 신발장과 붙박이장이 설치된 경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와 과거 거래규모, 특히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Q 사무실에 납품한 물건에 대한 315만원에 이르는 대금 등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무상으로 약 150만원 상당의 신발장과 붙박이장을 납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인 간에는 유상거래가 기본이고, 홍보 등을 목적으로 무상거래를 한 것이라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그러한 논의나 협의가 있었어야 하나, 실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거래명세서 등을 보더라도, 피해자는 별지 범죄일람표 제4항 기재 신발장과 붙박이장을 포함한 대금을 요구하면서 독촉하고 있고, 이에 대해 피고인은 대금 등에 대한 별다른 이의 없이 계속 변제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는 점이 확인될 뿐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사기의 점)에 대하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위 무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데, 위 무죄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