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당한 C에게 근로기준법상 지급의무가 있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사로 돈을 지급한 것이므로,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B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실질적 대표자로서 피해자 회사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회사 자금을 성실하게 관리하여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입혀서는 아니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가 피해자 회사에서 근무하다 2018. 6. 30.경 퇴사하였음에도 C를 위하여 급여를 빙자하여 추가로 돈을 지급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8. 8. 1.경 대전 서구 D에 있는 피해자 회사에서, 피해자 회사의 E조합 계좌에서 C에게 7월 급여 명목으로 2,241,710원을 이체하고, 2018. 9. 1.경 같은 방법으로 C에게 8월 급여 명목으로 같은 금액을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합계 4,483,420원의 재산상 이익을 C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원심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등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배임죄의 주체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말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필요는 없으며,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업무의 근거는 법령, 계약, 관습의 어느 것에 의하든 상관없고 사실상의 것도 포함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0도3043 판결 등 참조).
업무상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바, 이 경우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것이고(대법원 2002. 7. 22. 선고 2002도1696 판결 등 참조), 배임의 범의는 배임행위의 결과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는 인식과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의 이득을 얻는다는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나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득을 얻게 하려는 목적은 요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도8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 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재산상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배임의 고의로 이미 퇴사한 C에게 2개월에 걸쳐 급여 명목으로 4,483,420원을 지급하는 배임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해자 회사는 2017. 5. 11. 부동산 및 채권 자산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자본금은 9억 원이다. 피고인의 동생인 H이 피해자 회사의 유일한 이사이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피해자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여 왔다.
C는 2018. 1. 1.경부터 2018. 6. 30.경까지 피해자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피고인은 2018. 8. 1. 피해자 회사의 E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에서 7월 급여 명목으로 2,241,710원을, 2018. 9. 1. 같은 계좌에서 8월 급여 명목으로 2,241,710원을 각각 C의 계좌로 송금하였다.
피고인은 경찰 조사에서 “대학 선배인 C에게 함께 일하자고 먼저 제안하여 C가 피해자 회사에서 근무하게 된 것인데, C가 자신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사직을 권유한 끝에 C가 퇴사하였다. C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 2개월분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원심에서도 “자신의 권고로 사직한 C에게 미안한 마음에 위로금 차원에서 2개월분의 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는바, C는 그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 회사에서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권고를 받아들여 임의로 피해자 회사에서 사직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해자 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재산상 사무를 처리하는 자인 피고인이 이미 퇴사하여 근로관계에 있지 아니한 C에게 피해자 회사의 계좌에서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한 행위는 피해자 회사와의 신임관계를 위배하여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그 당시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도 인정된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C에게 지급한 돈은 해고를 당한 C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예고수당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C의 퇴사경위 및 C에 대한 금전지급경위에 관하여 위와 같은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던 점, C도 당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자신에게 퇴사해 달라고 하면서 1~2달 정도의 급여는 챙겨줄 수 있다고 약속해 주었고, 실제로 퇴사한 후 2개월분의 급여를 받은 것이다. 피고인이 그 당시 ’해고예고수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고, 금전지급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문서를 작성해 준 사실도 없다.”라고 진술한 점, 피고인과 C의 관계, C의 입사 경위와 퇴사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C는 권고사직의 형태로 피해자 회사에서 퇴사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도 C가 그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해고당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제출되지 아니한 점, 해고예고수당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처리를 하면서 관련 지급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쳐 지급되어야 함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C에게 2차례로 나누어 돈을 송금할 당시 세부적요 항목 란에 ’C7월급여‘, ’C8월급여‘라고 기재하였는바(증거기록 83, 88쪽), 만약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사로 돈을 송금한 것이라면, 위와 같이 2차례로 나누어 지급하거나 세부적요 항목 란에 ’급여‘라고 기재하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재국(재판장) 박효송 이원진
각주1) 피해자 회사의 2018. 8.분 급여대장(증거기록 16쪽)에는 C에게 지급한 급여에 관하여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장기요양 보험료, 소득세 등을 공제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피해자 회사가 2018. 8.까지 C에 대한 해고 처리를 하지 아니한 사실이 확인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