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2. 7. 선고 2021구합103906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9. 10. 1.경 ‘B(이하 ’이 사건 업체‘라 한다)’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이고, 창업진흥원은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이하 ‘중소기업창업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며, 피고는 위 법인의 장이다.

나.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2019. 6. 3. 2019년 예비창업패키지 예비 창업자 모집공고를 하였다(중소벤처기업부 공고 C). 창업진흥원은 위 공고에 따른 ‘D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하여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협약을 맺고 그 전담기관으로서 사업을 수행한 자이고, 재단법인 E(이하 ’E‘라 한다)는 이 사건 사업의 주관기관으로서 전담기관인 창업진흥원의 창업기업 지원업무의 일부를 위임받아 창업기업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다.

원고는 2019. 7.경 이 사건 사업에 지원하여 E에 음식판 메뉴판을 다양한 언어로 자동적으로 번영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사업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라.

원고, E(주관기관), 창업진흥원(전담기관)은 2019. 8. 6. 아래와 같은 내용의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마.

이 사건 업체의 직원이었던 F은 2020. 2. 12. E에 근로계약서 위반 및 임금체불에 관한 민원(이하 ‘이 사건 민원’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는데, 그 민원 내용 중에는 “원고가 여동생 소유 맥북을 외주개발자에게 주는 목적으로 정부지원금을 사용해 친동생에게 아수스 노트북을 사적으로 구매하였고, 회사와 관련 없는 사업주 지인 G을 팀원으로 고용 후 인건비 전액 페이백을 요청하였으며, F에게 지급한 급여 중 일부인 30만 9천원을 페이백으로 받아갔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바.

E는 2020. 2. 18.(6차) 및 2020. 3. 18.(7차) 각 사업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민원 사항에 대하여 심의한 결과 원고가 ‘고의로 사업지원금을 편취하거나 유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협약취소, 사업지원금 전액환수, 참여제한 5년’의 제재를 가하기로 의결하였다. 위 7차 사업운영위원회 당시 관련 심의위원의 심의의 견은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드러난 각 사유를 통틀어 ‘이 사건 사유’라 한다).

사.

E기관장은 2020. 4. 16. 원고에게 E 사업운영위원회의 위와 같은 의결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협약을 취소하고, 19,715,240원을 환수하며, 참여제한을 5년으로 하는 사업중단 환수통보(이하 통틀어 ‘관련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아.

원고는 피고(E 경유)에게 사업지원금 환수금액 19,715,240원에 대한 분할납부계획 승인 요청을 하였고, E기관장은 이에 따라 피고에게 2020. 4. 29. 승인 요청을 하였으며, 피고는 2020. 5. 18.경 승인을 하였다.

자.

원고는 관련 통보에 관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부산지방법원 2020구합21815호)은 2020. 11. 19. E에 관련 통보(이 사건 협약 취소, 사업지원금 환수, 참여제한)를 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 통보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부산고등법원 2020누23513호)은 2021. 6. 4. 관련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주위적 청구는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하나, E에 관련 통보를 할 권한이 없으므로 관련 통보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예비적 청구는 인용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항소심 판결은 확정되었다(이하 통틀어 ‘관련 행정사건’이라 한다).

차.

F은 이 사건 민원과 관련하여 원고를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고소하였고, 원고는 이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범죄사실로 2021. 5. 13. 벌금 2,000,000원을 선고(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고정644호)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카.

창업진흥원은 2020. 12. 4. 제15차 사업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협약취소, 전액 환수, 5년 참여제한’을 의결하였다.

타.

피고는 2021. 6. 15. 원고에게 ‘J 사업운영위원회 결과 안내’라는 제목으로 ‘원고에 대하여 심의 결과 이 사건 협약 취소, 19,715,240원 전액 환수, 참여제한 5년’의 심의결과가 이루어졌다고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제11, 12호증, 을 제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통보에 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주위적 청구

이 사건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며, 이 사건 사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는 사업지원금 횡령 또는 유용에 대한 고의가 없었는바(원고는 여동생으로부터 애플의 맥북을 빌려 사용하는 대신 사업지원금으로 구입한 노트북을 여동생에게 사용하게 한 것이고, G은 이 사건 업체에 실제로 일부나마 근로를 제공하였으며, F으로부터 30만 원을 수수한 것은 투자금을 지급받은 것이다), 이 사건 통보는 이 사건 지침, 이 사건 기준 등을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여 중소기업창업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킨 것이거나 원고가 개인적으로 이 사건 업체에 투입한 금원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2)

예비적 청구

가사 이 사건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협약은 공법상 계약에 해당하고, 앞서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보는 중소기업창업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킨 것이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부당하므로 무효이고, 원고에게는 이를 확인할 이익이 있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 내용과 취지, 행위 주체․내용․형식․절차,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0두7321 판결 등 참조). 다만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려면 행정청이 우월한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행하는 공권력 행사이어야 하므로, 계약관계의 일방 당사자로서 대등한 지위에서 그 계약에 근거하여 행하는 의사표시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3두6244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등 참조). 공기업·준정부기관이 법령 또는 계약에 근거하여 선택적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는 경우, 계약상대방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가 법령에 근거한 행정처분인지 아니면 계약에 근거한 권리행사인지는 원칙적으로 의사표시의 해석 문제이다. 이때에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이 계약상대방에게 통지한 문서의 내용과 해당 조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객관적·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준정부기관이 법령에 근거를 둔 행정처분으로서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한 것인지 아니면 계약에 근거한 권리행사로서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조치를 한 것인지 여부가 여전히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불복방법 선택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그 조치 상대방의 인식가능성 내지 예측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이를 확정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33537 판결,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두33223 판결 등 참조).

나)

행정청이 자신과 상대방 사이의 법률관계를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종료시켰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그 의사표시가 행정청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여 행하는 행정처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관계 법령이 상대방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의사표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법상 계약관계의 일방 당사자로서 대등한 지위에서 행하는 의사 표시인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3두6244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앞서 든 법리 및 관련 규정의 문언·취지를 더하여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공법상 계약인 이 사건 협약의 한쪽 당사자인 창업진흥원이 그 상대방인 원고를 상대로 위 협약상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행정청인 피고가 우월한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행하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으로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한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①

창업진흥원이 이 사건 사업에 따른 지원금 지급 등을 위하여 E, 원고와 체결한 이 사건 협약은 그 내용과 체결 경위 등을 고려할 때 공법상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의 합치로 성립하는 공법상 계약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협약 제2조는 이 사건 지침 및 이 사건 기준을 계약 내용으로 편입하고 있고, 이 사건 지침 붙임 제1호는 창업기업에 대한 제재 조항으로 ‘고의로 사업지원금을 횡령, 편취하거나 유용한 경우(협약 종료 이후도 해당)’에 ‘참여 제한 5년, 사업비 전액 환수 및 협약취소’의 제재 조치를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협약, 이 사건 지침, 이 사건 기준은 창업진흥원에 ㉮ 이 사건 협약 등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이 사건 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약할 수 있는 권한, ㉯ 원고에게 이미 지급된 사업지원금 전액을 환수할 수 있는 권한 및 ㉰ 향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지원사업을 전담하는 창업진흥원에게 시행하는 다른 지원사업에 원고의 참여를 일정 기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관련 법령인 중소기업창업법에서는 창업기업에 대한 사업지원금 환수 및 참여제한 조치 등 제재조치의 요건과 방법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제재 조치를 통보한 경우 그 효과는 전적으로 이 사건 협약, 이 사건 지침, 이 사건 기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해질 뿐이다(이 사건 지침 제56조 참조).

③

설령 원고가 사업지원금을 반환하지 않더라도 창업진흥원이 이를 강제 징수하거나, 원고에 대하여 공법상 제재를 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없고, 환수절차는 일반적인 채권추심 절차 등을 통하여 이루어질 뿐으로 보인다(이 사건 지침 제58조 참조). 한편 이 사건 통보는 원고의 계약상의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로서 이 사건 협약 제8조가 그 근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④

가사 창업진흥원이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통보(참여제한조치)를 하더라도, 이는 향후 창업진흥원이 시행하는 사업에 대하여 일정 기간 동안 참여를 제한한다는 내용에 불과하고, 그 밖에 다른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다른 사업에서 원고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

⑤

피고가 원고에게 송부한 이 사건 통보서(갑 제4호증, 을 제13호증)에는 지원금 환수, 참여제한 5년 등 제재 조치의 근거 법령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를 불이행할 경우 수반되는 행정상 제재나 불이익, 불복방법 등에 관하여도 아무런 기재가 없는 등, 그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원고가 이를 행정처분으로 인식할 정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라.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통보가 공법상 계약인 이 사건 협약에 기한 것임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이 사건 소가 일반 사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임을 전제로 예비적 청구 역시 부적법하다고 다투는 피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5 내지 10호증, 갑 제13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유가 인정되므로, 원고는 이 사건 협약 및 이 사건 지침상 ‘고의로 사업지원금을 횡령, 편취하거나 유용한 경우(협약 종료 이후도 해당)’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한 이 사건 통보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통보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협약, 이 사건 지침, 이 사건 기준에 따르면, 이 사건 통보와 같은 권한은 전담기관인 창업진흥원에 속한다.

②

원고 스스로도 ㉮ 원고가 사업지원금으로 구입한 노트북을 그의 여동생으로 하여금 사용하도록 한 사실, ㉯ G이 원고가 보고한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시간만을 근무한 사실, ㉰ 원고가 F으로부터 30만 원을 교부받은 사실 등 이 사건 사유의 각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하고 있다.

③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해자 E의 담당 직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G, F 등의 인건비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았다’는 내용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④

원고 역시 이 사건 사유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피고(E 경유)에 대하여 사업지원금 환수금액 19,715,240원에 대한 분할납부계획 승인 요청을 하였던 사실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이정호 김다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