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9. 13. 선고 2021구합10394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라 위 법 제10조 제1항의 각호의 사업 등을 시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나.

보조참가인은 2019. 8. 13.자 공개채용 공고에 따라 2019. 11. 1. 근로계약기간을 1년(2019. 11. 1.~2020. 10. 31.)으로 정하여 원고를 보조참가인의 정책연구팀장으로 채용하였다.

다.

보조참가인의 정책연구팀 근로자 F, G는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결재를 거부하고, 성과를 가로채거나 집단 따돌림을 한다는 이유 등으로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같은 팀 근로자 H은 원고가 2019. 12. 13. "나는 이런 경우가 없는데 선생님(H)을 보면 성적 흥분을 느낀다. 선생님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하여 언어적인 성희롱을 하고, 2020. 2. 5. 차 안에서 갑자기 "손 좀 줘 볼래요"라고 하면서 운전을 하고 있는 H의 오른손을 잡고 몇 초 가량 주물럭거리는 신체적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 2020. 6. 9. 국민권익위원회에 각 진정을 제기하였다. 인터넷신문사인 I의 J 기자는 2020. 6. 11. 「K」이라는 제목으로 L재단 여성 간부 A씨(원고를 지칭)가 올해 1월 차 안에서 남성 부하직원 B씨(H을 지칭)에게 "당신을 보면 성적 흥분을 느낀다."고 말하고, 얼마 후에는 차 안에서 B씨의 손을 잡아 성추행을 하였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였고, 2020. 6. 12. M언론 등 다른 언론사들에서도 같은 취지의 보도를 하였다.

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된 F, G, H의 진정 내용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이하 '천안고용노동지청'이라고만 한다)으로 이관되었는데, 천안고용노동지청은 직장 내 성희롱 민원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기로 하고, 직장 내 괴롭힘 민원에 대하여는 2020. 7. 6. 보조참가인에게 보조참가인이 조사하여 적절한 조치 후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개선지도를 하였다.

마.

보조참가인은 위 개선지도에 따라 N 노동법률사무소측에 F, G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N 노동법률사무소는 2020. 8. 10. 'G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인정되지 않고, F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중 2020. 4. 17. 「L재단 연구과제 발굴을 위한 수요조사」 와 관련하여 F와 H이 실제로 위 사업을 수행하였음에도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원고가 관련 공문에 자신을 사업 담당자로 표시한 행위와 2020 2. 12. 특별한 이유 없이 F의 출장신청서를 반려하거나 연구과제심의위원회 다과비 기안을 반려한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이 된다는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 관련 사실조사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바.

천안고용노동지청은 H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사 결과 '원고가 2019. 12. 13. H의 차 안에서 언어적 성희롱을 하였다'고 판단하고, 2020. 9. 3. 보조참가인에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5항에 따라 2020. 9. 23.까지 원고에 대하여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사.

보조참가인의 대표이사는 2020. 9. 8. 보조참가인 인사위원회위원장에게 '천안고용노동지청으로부터 원고가 2019. 12. 13. H에게 언어적 성희롱을 하였다는 결과를 통보받았고, 보조참가인 내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결과 G, F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다'는 사유로 보조참가인 징계 및 훈계 등 처벌에 관한 규칙 제5조에 의거하여 원고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하였다.

아.

보조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0. 9. 24. 'F에 대한 3건의 직장 내 괴롭힘(연구수요조사 담당자의 건, 출장신청서 반려의 건, 다과 기안 반려의 건)이 인정되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다고 보여짐. H에 대한 부적절한 성적인 발언이 있었다고 보여지며, 손잡은 행위에 대한 진정 사안에서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손을 잡은 것은 사실임에 따라 징계 사유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정직 1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2020. 9. 29. 그 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0. 10. 12. 위 징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보조참가인 인사위원회는 2020. 10. 16. 위 3건의 직장 내 괴롭힘 중 연구수요조사 담당자의 건은 징계사유에서 제외하고 징계양정을 낮춰 감봉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감봉'이라고 한다).

자.

보조참가인 인사위원회는 원고가 보조참가인 복무규정 제5조 제4호 및 제5호를 위반하여 정규직 전환에 부적격하다고 의결한 뒤, 2020. 10. 21. 원고에게 위와 같은 심의 결과 및 2020. 10. 31.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를 하였다.

차.

한편 H은 원고가 H의 손을 잡아 강제추행했다는 사실로 원고를 강제추행죄로 고소하였는데,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 검사는 2020. 12. 29. '원고와 H의 연령, 사건 당시 원고와 H이 차량에 동승한 경위, 고소 시기 및 사건 발생 전후 원고와 H이 일상적인 내용의 메신저를 주고받은 정황, 손은 비교적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가 낮은 부위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행위가 기습적으로 H의 반항을 억압하여 추행행위에 이른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카.

원고는 2021. 1. 19. 이 사건 감봉은 부당징계이고, 이 사건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18. 원고의 F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원고의 H에 대한 신체적 성희롱은 최초 징계사유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이를 징계사유에 포함시켰으므로 이 사건 감봉은 절차적 정의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아 이 사건 감봉에 관한 원고의 구제신청은 받아들이되, 원고가 H에게 언어적 성희롱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보조참가인의 정규직 전환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 부당해고에 관한 구제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타.

원고는 2021. 4. 19. 위 초심 판정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14. 초심 판정 중 이 사건 감봉 부분에 대하여는 보조참가인이 불복하지 않아 해당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감봉에 대해 다시 구제신청을 할 이익이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감봉 부분에 대한 재심 청구는 각하하였고, 원고가 H을 상대로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을 하여 보조참가인 복무규정 제5조 제4호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보조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부분에 대해서는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부당해고에 대해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을 한정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2, 4, 6, 7, 8, 9호증, 을나 제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원고는 H에게 언어적 성희롱이나 신체적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고, 설령 그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이유만으로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하다. 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는 바,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2)

피고 및 보조참가인

원고는 특별한 이유 없이 F의 출장신청서와 다과 기안을 반려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고, H에게 언어적 및 신체적 성희롱을 하였는바, 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

관련 법령 및 규정

다.

판단

1)

F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는지 여부<1>

먼저 원고의 F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는지 본다. 직장 내 괴롭힘행위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보조참가인은 F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여러 행위들 중 2020. 2. 12. 출장신청서 반려 및 다과비 기안 반려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위 두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F의 출장신청서 반려와 관련하여서는 "F가 아무런 보고 없이 결재를 올려 그 부분을 지적하면서 반려하였다. 다른 직원들은 대부분 사전에 출장에 대해서 논의를 한 후 결재를 올렸고, 일상적인 출장에 대해서는 원고가 아는 내용이므로 반려 없이 결재를 하였으나, 이례적인 출장임에도 F가 사전 협의도 없이 결재를 올려서 반려한 것 같다."라고 진술한 점, ② 다과비 기안 반려와 관련하여도 F가 사전에 상의 없이 다과비 결재를 올려서 관련 내용을 물어보았으나 구체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아 반려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점, ③ 보조참가인 직원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F는 사전에 원고와 상의를 잘 하지 않고 기안을 먼저 올리는 스타일로, 원고가 결재할 때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고 다시 결재를 올리라고 말했다", "문서 올리기 전에 원고에게 가서 예산이나 취지 같은 경우 서면보고 먼저 하고 컨펌을 받고 기안을 올리다보니 반려되는 경우가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④ F가 원고의 반려 이후 다시 작성한 출장신청서에는 출장지의 지역(천안, 대전)이 기재되어 있는 바 처음 작성한 출장신청서와 비교하여 보면 일부라도 변경된 내용이 있고, 원고의 입장에서는 출장신청서에 위와 같은 지역의 기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반려했을 가능성도 있는 점, ⑤ 그 밖에 원고가 F를 괴롭힐 목적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결재를 거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F의 출장요청서나 다과기안을 반려한 것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F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은 성립하지 않는다.

2)

H에 대한 성희롱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보조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정규직 전환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을나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부하직원인 H을 상대로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을 하여 보조참가인 복무규정 제5조 제4, 5호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의 F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보조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H은 처음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를 할 당시부터 일관되게 원고가 "나는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H 보면 성적 흥분을 느낀다. H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이고, H이 특별히 원고에게 불리하게 거짓 진술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원고는 I에 위와 같은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자 H에게 당시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하면서 '이성적으로 호감을 느껴서 그런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H에게 자신이 젊은 남자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로 "나이 든 여자가 젊은 남자에게 이성적 감정을 느끼는 게 이상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던 것에 불과하다면 위와 같은 발언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또한 원고의 H에 대한 성희롱에 관하여 처음 기사를 작성한 J 기자는 검찰에서 "원고를 상대로 H에게 당신을 보면 성적 흥분을 느낀다고 말한 사실과 H의 손을 잡아 강제추행한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원고가 이를 순순히 시인하였고, 순순히 시인한 것이 의아하여 3회 반복해서 물어보았는데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H에게 "H를 보면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발언은 객관적으로 H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에 해당하며, 이로 인하여 H은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므로 성희롱에 충분히 해당한다.

②

H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를 할 당시부터 일관되게 원고가 2020. 2.경 차 안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자신의 손을 원고쪽으로 끌어 당겨 수회 주물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이고, H이 특별히 원고에게 불리하게 거짓 진술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J 기자가 원고에게 이에 대하여 질문할 당시 원고가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원고는 천안고용노동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2020. 2. 7.이 아닌 2019. 12. 27. 차 안에서 H에게 '손 한 번 줘볼래요'라고 말을 했고, H이 저에게 손을 들어 보이길래 제가 손을 만져 보았더니 손바닥에 굳은살처럼 딱딱한 감촉이 있길래 '딱딱하네요.'라고 말하고 손을 놓았다."고 진술하여 손을 잡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였다(위와 같이 손을 잡은 경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모두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H은 이성적인 감정을 가지고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단순히 직장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 불과했던 점, 원고가 H에게 명식적으로 손을 잡아도 되는지 여부에 관한 동의를 구하지 않고 H의 손을 잡은 점, 부하직원인 H으로서는 이에 대하여 원고에게 바로 항의를 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H이 원고가 손을 잡는 것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차 안에서 H의 의사에 반하여 손을 잡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객관적으로 H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H은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바 성희롱에 충분히 해당한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성희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사건에서 원고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주된 이유는 당시 상황 등에 비추어 원고가 H의 반항을 억압하여 추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지 원고가 H의 손을 잡은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것도 아니다.

③

보조참가인 인사규정은 계약기간에 있는 사람이 보조참가인 규정을 위반할 경우 임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고(인사규정 제18조), 보조참가인 복무규정은 직원에게 성희롱을 해 서는 안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4호, 제43조). 원고는 상사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에게 신체적, 언어적 성희롱을 하였는바 보조참가인 복무규정 제5조 제4호 및 제43조를 위반하였다. 또한 성희롱의 내용이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은 점 점, H은 계약기간 만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보조참가인에 계속 근무하게 되었는데, 원고 역시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보조참가인에 근무하게 될 경우 보조참가인의 인력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성희롱 피해자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큰 점,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단순히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것과 달리 사용자에게 근로자와 근로관계에서 큰 질적인 차이를 주어 사용자가 그 전환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상당한 재량권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보조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보조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거절이 이러한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이민정 김한울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성립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는바, 보조참가인이 이에 대해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므로, 부당해고 등으로 주장되는 구체적 사실이 부당해고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하여재심판정의 위법성 유무를 따져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징계위원회 등에서 징계처분의 근거로 삼은 징계사유 전부를 심리하여 징계처분이 정당한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두38917 판결 등 참조), 보조참가인은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을 이유로 원고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였는바(이 사건 통보에는 그 근거로 복무규정 제5조 제4호와 제5호가 모두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 역시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