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 20. 선고 2021나100050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945,1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2. 3.부터 2022. 1.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직영으로 하면서 원고에게 그 현장 총괄 관리 업무를 맡기고 그 대가로 총 공사대금의 10%를 주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8. 20.부터 같은 해 11. 23.까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 현장에서 현장관리업무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고용계약에 따른 노임 혹은 위임계약에 따른 보수로서 총 공사금액 274,737,757원의 10%에 해당하는 27,473,776원과 추가근무수당 3,000,000원의 합계액인 30,473,77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계약은 공사도급계약이지 고용계약이나 위임계약이 아니고, 별도의 보수지급 약정을 한 적도 없다. 피고는 이미 공사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을 원고에게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이와 별도로 노임 혹은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설령 원고의 노임 혹은 보수 채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산정기준은 ‘실제 시행된 순수 시공비용’인 99,919,501원을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이므로, 9,991,950원을 초과할 수 없다.

나.

고용계약상 노임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노임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 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2, 3, 4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따로 있었다거나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을 관리·감독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재량에 따라 인부를 고용하고 자재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사를 총괄 관리하였고[공사자재 관련 거래명세표상 거래상대방이 원고로 기재되어 있는 것도 있다(을 제7호증 참고)], 그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거나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인부를 몇 명 고용할지, 어떤 사람을 고용할지, 각 인부의 노임을 얼마로 할지, 어떤 자재업체로부터 자재를 공급받을지 등에 대해 사전승인을 받았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 ③ 원고는 공사를 업으로 하는 공사업자인 반면 피고는 공사업자가 아니고, 피고가 원고에게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지시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 관계에서 노임(임금)을 목적으로 근무한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노임 지급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위임계약상 보수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살피건대,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의 처인 G의 학교 제자였던 H의 남편으로 피고와 친분관계가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힐링센터’를 개축하려고 했던 피고는 2018. 8. 7. 공사업자인 원고와 ‘원고가 (하청) 업체들로부터 견적을 받아 공사를 총괄하되 피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직영으로 하는 것으로 하여 전체 공사비용을 최대한 줄이자.’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한 점(갑 제1호증 참고), ③ 이후 원고와 피고가 2018년 8월경 구두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내용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에 필요한 외부철골공사, 싱크대 및 커피숍 상판 공사 등 하청업체들을 피고에게 추천하면 피고는 원고와의 협의 후 각 하청업체와 직접 공사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를 통해 하청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하거나 피고가 직접 대금을 지급하기도 한 점, ④ 원고는 피고에게 구체적인 공사업무의 처리상황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보고하다가 보고내용이 많아지자 작업일보를 작성하여 전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건축주 직영공사로 운영하면서 하청업체들과 각 공종별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그들로 하여금 공종별로 시공을 하도록 하되, 원고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여 공사의 전반에 대한 관리를 위임하는 계약으로서, 원고가 피고의 위탁에 따라 공사의 시공방법, 공사발주, 자재업체선정, 공사대금 지불 등 공사 관련 모든 사항을 피고와 협의하여 진행하면서 공사실행단가 이하의 최대 절약금액으로 공사내역에 따라 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으로 공사를 관리하기로 하는 계약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민법상의 위임계약에 해당한다.

나)

이에 대해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도급 주는 공사도급계약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스스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산업재해 관련 서류에도 ‘(건축주) 직영’으로 표시한 점, ② 피고는 기성고를 확인한 후 이에 따라 원고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원고로부터 그때그때 필요한 자재 및 공사비 관련 영수증이나 견적서를 보고받고 위 대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가 원고의 소개로 직접 하청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원고의 보수청구권 인정여부

가)

위임계약의 경우 특별한 약정이 있으면 수임인은 위임인에게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민법 제686조), 갑 제5호증의 2, 갑 제31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와 관련한 협의를 하다가 2018. 8. 8. 피고에게 ‘C 리모델링공사 예상금액’이라는 파일(이하 ‘이 사건 견적서’라고 한다)이 담긴 이메일을 전송하였는데, 이 사건 견적서에는 ‘경비/진행 인건비 총공사비의 9% 13,761,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그 후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견적서를 가지고 협의를 하면서 이 사건 견적서의 내용 중 ‘강화마루’와 ‘전기공사’ 부분은 제외하고 수기로 ‘총 공사비 140,000,000원 정도 예상’이라고 기재하였고, ‘잡자재비 총공사비의 2%’ 부분과 ‘경비/진행 인건비 총 공사비 9%’ 부분을 묶은 후 그 옆에 수기로 ‘10% ~ 11% 부가세 정도’, ‘오야지’라고 기재하였으며, 위 ‘잡자재비 총공사비의 2%’의 해당금액 ‘2,998,000원’부분과 ‘경비/진행 인건비 총공사비의 9%’의 해당금액 13,761,000원 부분도 묶은 후 그 옆에 ‘16,759,000원’라고 수기로 기재하였는바, 이 사건 견적서 중 수기로 변경 기재한 부분까지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현장관리인으로서 총괄하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의 총공사비(강화마루, 전기공사 제외)는 140,000,000원 정도가 예상되는데, 그 중 16,759,000원을 피고가 현장관리인인 속칭 ‘오야지’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으로 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와 피고 사이에 별도의 처분문서가 작성된 바 없고, 이 사건 견적서를 바탕으로 원고와 피고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일 뿐이며, 이 사건 견적서 외에 이 사건 계약 체결 전·후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수와 관련한 문서를 주고받은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 현장에서 피고 소유의 보일러를 절취하여 절도죄로 기소된 사건(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2019고정22)에 피고가 2019. 3. 26. 제출한 탄원서에도 ‘원고에게 공사를 맡기는 조건으로 (원고가) 공사비의 10%를 요구하였고, 저는 그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계약서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공사기간은 계속해서 연장되며, 견적서는 고사하고 정확하지도 않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였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바, 피고가 원고에게 주기로 동의한 금액은 당초 예상한 공사비의 10% 정도라고 보이는 점, ④ G은 제1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견적서에 쓰여 있는 것 외에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고, 전체 공사금액이 변경되면 이 사건 견적서에 기재되어 있는 인건비 9% 또는 10%의 비율대로 원고의 인건비가 함께 늘어난다는 설명을 들은 적도 없다.’, ‘11월 19일경 원고가 자기 노임을 더 쳐줘야겠다고 얘기해서 그건 못하겠다고 얘기 드렸다.’라고 증언하였는데, G이 피고의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위증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로 진술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수로 16,759,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보수는 ‘순수시공비’를 기준으로 그 10%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이에 더하여 원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 과정에서 증액된 총 공사대금(최종적인 공사대금)의 10%를 피고가 원고에게 보수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나,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와 피고가 서로 합의한 내용인 이 사건 견적서에는 속칭 ‘오야지’인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금액이 16,759,000원이라고 천원 단위까지 기재되어 있는 반면, 공사대금 대비 인건비 비율에 대해서는 당초 9%로 기재되어 있다가 수기로 ‘10% ~ 11%’라고 변경 기재되어 있어 공사대금에 대한 특정 비율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 일당으로 산정한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제출된 바 없고, 총 공사대금이 증액된다고 하여 곧바로 현장관리인에 대한 위임계약상 보수도 증액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와 피고는 애초에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피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직영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한 것인데, 원고의 주장처럼 총 공사대금이 늘어날 수록 원고의 보수가 늘어나는 방식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원고로서는 공사대금이 증액될수록 유리한 것이므로 하청업체나 자재업자 등의 단가를 낮춰 총 공사대금을 낮추려는 유인이 없게 되는 것인바, 피고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은 매우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앞서 인정된 금액을 넘어 피고가 최종적으로 증액된 공사대금의 10%를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보수지급 약정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추가근무수당 3,000,000원의 지급도 청구하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위임계약상 추가근무에 해당하는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더구나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 사건 계약이 고용계약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이 고용계약이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나)

한편, 민법 제689조 제1항은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686조 제3항은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귀책사유 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갑 제3호증의 4, 갑 제5호증의 2, 갑 제13호증, 갑 제32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에 전기공사와 강화마루 공사를 제외하고 대략 140,000,000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견적서 작성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작업이 추가되면서 공사비용이 늘어났던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진행하면서 현장의 인부나 하청업체에게 대금을 선불로 지급하는 대신 낮은 단가로 피고와 계약을 해달라고 요청하여 왔는데(갑 제32호증 등 참고), 당초 원고와 피고가 예상했던 것보다 공사비용이 훨씬 증가하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공사대금은 완공 후 지급하겠다고 하였던 점, ④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하청업자들이 대금(선금)을 언제 지급할 것인지 문의해 온다며 하청업자들을 상대로 도급계약서라도 작성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미지급 공사비 문제가 합의되지 않으면서 2018. 11. 23.경 공사가 중단된 점, 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공사금액이 증액된 것에 원고의 과실이나 책임이 있다고 볼만한 증거는 제출된 바 없는 점, ⑥ 피고는 2018. 12. 2.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2018. 12. 4. 재차 내용증명우편을 통해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통지한 때인 2012. 12. 2.경 원고의 귀책사유 없이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후불의 일시불 보수약정을 한 경우에도 아직 이행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부분에 관하여는 수임인에게 귀책사유 없이 종료한 경우에 한하여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0. 8. 22. 선고 2000다19342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 완공 후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처리한 위임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보수의 범위

살피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도중에 종료되는 경우의 위임사무처리비율 산정 기준 등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약정한 바 없고,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의 위임사무 처리비율에 관한 감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원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총괄·관리하는 업무를 맡았으므로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 진행 정도를 위임사무 처리비율에 있어 주요 판단 기준으로 봄이 상당한 점,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기성률이 98%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이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 해지 당시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의 기성률이 85%라고 자인하고 있으며, 달리 그보다 기성률이 높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자인한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의 기성률을 기준으로 원고의 보수를 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 사건 계약에 기한 보수는 16,759,000원의 85%에 해당하는 14,245,150원이라고 할 것이다.

라.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14,245,1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1)

피고는 원고에 대한 보수를 포함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공사대금이 약정한 보수를 초과하므로, 더 이상 지급할 금원이 없다.

2)

원고는 피고가 지급해준 공사대금 중 최소 9,762,000원을 하청업체 등에 지급하지 않고 유용함으로써 업무상 횡령하였고, 피고 소유의 2,300,000원 상당의 보일러 등을 절취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위 금액 상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개업식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업식 직전에 공사를 중단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는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업식을 진행하면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위 금액을 원고의 보수액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나.

판단

1)

먼저, 원고의 보수를 이미 지급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그때그때 공사에 필요한 자재대금 등을 피고에게 보고하였고, 피고는 그 내역을 확인한 후 이를 원고에게 지급한 점,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보수를 별도로 지급한 바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금원 중 원고의 보수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정할 수 있는 자료도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공사대금에 원고의 보수가 포함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다음으로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갑 제1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8. 11. 24. 피고 소유의 230만 원 상당의 보일러를 절취한 사실 및 원고가 절취한 보일러를 피고에게 반환하거나 피해액을 보상하지 않은 사실이 각 인정되고, 피고 소유의 물건을 절취한 행위는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불법행위에 따라 피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액 23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지연손해금은 별도로 구하지 않는다).

한편, 피고의 상계의사표시가 담긴 2021. 1. 12.자 항소이유서가 2021. 1. 19.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고,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채무는 상계적상 시에 소급하여 대등액에서 소멸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 상계에 의한 양 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충당은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게 되는데(대법원 2005. 7. 8. 선고 2005다8125 판결 등 참조), 자동채권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채권은 불법행위일인 2018. 11. 24. 변제기가 도래하고, 수동채권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계약상 보수지급청구권은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된 2018. 12. 2. 변제기가 도래하므로, 자동채권의 변제기인 2018. 11. 24. 상계적상에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의사표시에 따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수지급채권 중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액 상당인 230만 원은 대등액에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인정 범위 내에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더하여 피고는 원고가 공사대금을 업무상 횡령하였다고 주장하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는 현금으로 자재대금과 인부들의 노임 등을 지급하였다고 한 점, 원고가 사용하는 계좌가 이 사건 소송에서 거래내역이 확인된 농협 계좌밖에 없다고 볼 증거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작성한 작업일보상 내역과 원고 명의의 농협 계좌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것만으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업무상 횡령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상 횡령에 기한 불법행위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배상채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상계항변 부분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위자료)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나, 위임계약은 당사자가 언제든 해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가 지연되었다거나 공사가 중단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 지급채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상계항변 부분도 이유 없다.

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11,945,150원(= 14,245,150원 – 2,3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 다음날인 2018. 12. 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8. 11. 24.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건물 개축공사를 중단한 2018. 11. 24. 곧바로 이 사건 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지연손해금 청구는 인정하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매경(재판장) 이정호 신옥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