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대전시 유성구 C에 소재하고 있는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업자이고, 원고는 2017. 10.경 이 사건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하기로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2017. 9.경부터 2021. 9.경까지 근로한 근로자이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월급여를 1,800만 원(세금, 4대보험 모두 피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함), 퇴직금은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인정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일정금액의 퇴직금{원고는, 원고가 49개월을 근무하였으므로, 해당 퇴직금의 액수가 7,200만원(= 1,800만원 × 4년)에 150만원(= 1/12 × 1,800만원)을 합한 7,350만원이라고 주장한다. 이하 ‘이 사건 퇴직금’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가 퇴직한 이후에 이 사건 퇴직금을 포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근로자가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함에 있어 노사합의에 의한 퇴직금, 가산금 및 특별위로금 등 근로 대가 일체를 지급받은바,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추후 여하한 이의 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한 경우, 그 문언에 표시된 대로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법률관계 특히 퇴직금, 가산금 및 특별위로금 등 근로 대가와 관련된 일체의 청구권을 포기한 것이거나 향후 이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인 의사 해석의 방법이고, 소권이 공권이라거나 퇴직금제도 자체가 강행법규의 성질을 띠고 있다고 하여 이러한 특약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11133 판결 참조).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지만(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에 퇴직금 청구권을 사후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볼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을 제1호증 녹취록(이하 ‘이 사건 녹취록’이라 한다)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서 퇴직한 이후인 2021. 12. 27.경 위 병원의 E 이사(기획실장)와 전화로 대화하면서 이 사건 퇴직금을 포기하는 의사표시를 여러 차례 한 사실이 인정된다.
퇴직금 포기는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로서, 의사의 진정성만 확보되면 되는바(따라서 권한 없는 실무자에게 한 이야기이므로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1. 7. 16. 피고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피고에게 ‘해결 못한 남아있는 세금과 급여부분은 E이사와 해결하겠습니다.’, ‘사직서는 E이사를 통해서 제출했습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었고, 이 사건 녹취록에서도 원고는 E 이사에게 ‘퇴직금은 통상적으로 안 준다고 했으니 그것은 주지말고 인센티브는 원래 피고가 주기로 한 것이니 그것은 주는 것으로 하라.’라고 명확히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 및 원고와 피고의 관계, E 이사가 이 사건 병원의 기획실장으로서 병원의 전반적인 운영을 관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녹취록에서 언급한 이 사건 퇴직금 포기의 의사표시는 그 의사의 진정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우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