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대전도시공사는 대전광역시가 100% 출자하여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 대전광역시 관내 5개 자치구(C구, D구, E구, F구, G구)의 각 관할 구청장과 체결한 청소사업 위탁대행계약에 따라 위 5개 자치구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등을 전담하고 있었다.
법원은 2019년 위와 같은 대전도시공사의 독점적 생활폐기물 처리 대행은 법령의 목적에 위배되거나 객관적인 합리성과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대법원 2019. 9. 11.자 2019두41263판결, 대전고등법원 2019. 4. 25. 선고 2018누11195 판결).
위 판결 이후 대전광역시 5개 자치구는 2021년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H조합(이하 ‘H’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한편, H 설립 전 대전도시공사에 근무하고 있던 476명은 I노동조합(이하 원, 피고와 구분하기 위하여 ‘구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의 조합원으로 활동하였으나, H이 2022. 1. 1.부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처리하게 됨에 따라 위 476명 중 피고 소속 조합원 438명은 2021. 12. 31.자로 대전도시공사에서 퇴직하고, 2022. 1. 1. H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H에 입사하였다.
2021. 12. 31. 기준 구 노동조합의 조합비 84,908,041원, 쟁의기금 121,975,878원, 상조회기금 234,119,507원, 장학기금 580,802,928원 합계 1,021,787,354원(이하 ‘이 사건 조합기금’이라 한다)이 구 노동조합의 재산으로 잔존하고 있었다.
대전도시공사에서 퇴사하지 아니한 원고 소속 조합원 38명은 2022. 1. 5. 구 노동조합 위원장이었고 피고 위원장인 J에게 ‘피고 소속 조합원 438명은 2022. 1. 1.부로 대전도시공사에서 퇴직하여 구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였고, 이 사건 조합기금을 2022. 1. 18.까지 반환할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2022. 1. 12. 대전광역시 F구청장에게 노동조합의 명칭이 ‘구 노동조합’에서 ‘B노동조합’으로 변경되었다는 신고를 하였다.
원고는 2022. 2. 24. 대전광역시 F구청장에게 설립신고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이고, 피고는 구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 자들이 만든 단체여서 구 노동조합과 별개의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조합기금을 피고의 자산으로 이관하였는바, 피고는 이 사건 조합기금을 부당이득반환책임 내지 불법행위책임에 따라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는 피고이고, 원고는 2022. 2. 24.에야 설립되었는바 피고의 재산에 대한 분할 내지 이전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판단
우선 피고가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여서 이 사건 조합기금이 피고의 재산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살피건대, 노동조합이 존속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으며, 여기에서 말하는 노동조합에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된, 산업별·지역별·직종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도 포함된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5누4377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참조).
피고가 구 노동조합 규약을 피고 규약과 같이 변경하여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것은 조직변경에 해당함에도 구 노동조합에서 노동조합법 및 규약에 따른 총회 결의를 거쳤다고 볼 증거도 없으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구 노동조합 규약 제6조에서 ‘대전도시공사 환경관리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서 제7조 규정의 가입절차에 의거 가입한자로 구성한다’라고 정하여, 가입범위를 ‘대전도시공사’ 소속의 환경관리업무 종사 근로자로 한정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H’ 소속의 환경관리업무 종사 근로자들을 가입범위로 함으로써 구 노동조합과 실질적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소속 조합원 438명은 대전도시공사에서 사직하였는바, 원칙적으로 구 노동조합 규약 제8조 제4항에 따라 구 노동조합의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보인다.
피고는 대전도시공사에서 H으로 영업이 양도되어 H이 직원들의 고용이나 직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된 구 노동조합의 지위가 모두 H으로 승계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의 경우 대전도시공사가 H으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영업을 양도한 것이 아니라 대전광역시 5개 자치구가 기존에 대전도시공사에 위탁하였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무를 H이 수행하게 되었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고용안정을 위하여 대전도 시공사 및 관할 5개 자치구가 협력하여 H으로의 이직을 원하는 자들에 대하여 근로관계를 승계하여 주었을 뿐인바, 영업양도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대전광역시 F구청장으로부터 피고가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임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하나, 단순히 피고가 노동조합변경신고를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실질적으로 동일하지 아니한 단체가 동일한 단체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는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가 아니어서 이 사건 조합기금에 관한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원고가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여서 피고로부터 이 사건 조합기금에 관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호증, 을 제5,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구 노동조합 규약 제5조는 ‘본 조합은 K에 가입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에 따라 구 노동조합은 K에 가입하여 노동조합설립 신고를 하며 K에 소속된 연합단체가 있다고 신고한 사실, 원고는 2022. 2. 17. 규약을 제정하면서 상급단체 및 각종 연대단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을 뿐이고 K에도 소속되어 있지 아니하고 2022. 2. 24. 설립신고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대전도시공사 환경관리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구성원으로 2022. 2. 24. 새로 설립되었다고 보이고,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조합기금에 관하여 권리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구 노동조합과 동일한 단체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조합기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매경(재판장) 심현우 허인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