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2. 7. 1. 5급 군무원으로 임용되어 육군 군수사령부 장비정비처 C(이하 '이 사건 C'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22. 6. 30. 퇴직한 사람이다. 9급 군무원 피해자 A와 D은 2020. 5. 1.부터, 7급 군무원 E은 2021. 4. 7.부터 이 사건 C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피고는 육군 군수사령부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혐의사실(이하 각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하고, 각 징계사유 모두를 가리킬 때에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피고의 징계의결 요구에 따라 2021. 12. 1. 육군 군수사령부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원고는 위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자신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소명하였다.
육군 군수사령부 징계위원회는 2021. 12. 1. 원고에 대한 징계를 '견책'으로 의결하였고, 피고는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2022. 5. 24. 국방부훈령 제26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53조에 따라 2021. 12. 6. 육군본부 중앙 징계의결심사위원회에 위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대해 심사청구를 하였다.
육군본부 중앙징계의결심사위원회 2021. 12. 22. 원고에 대한 징계를 '견책'에서 '감봉 3월'로 가중하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고, 피고는 2022. 1. 3. 원고에게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육군본부 중앙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를 제기하였으나, 중앙항고심사위원회는 2022. 5. 26.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는 의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6, 7호증, 을 7, 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 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제1 징계사유 관련
제1-1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는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고, 제1-2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한 발언의 내용이 왜곡·과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법률상 성희롱이라고 할 수 없다.
제2-3 징계사유 관련
원고의 발언 취지나 의도가 왜곡되었고,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 A의 진술만을 근거로 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
제3 징계사유 관련
제3-1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가 D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이 아니고, 제3-2 징계사유의 경우 원고는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다.
재량권 일탈·남용
감봉 3월은 인정되는 징계사실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1호증, 을 1, 3 내지 6, 8,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 A는 2021. 5. 26. 이 사건 C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후 21:51 육군 군수사령부 성고충전문상담관(이하 '성고충전문상담관'이라 한다)에게 '상담관님 저 내일 찾아가도 되나요?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성고충전문상담관으로부터 통화 가능 여부를 묻는 답장을 받고 전화통화를 하였다. ② 피해자 A는 성고충전문상담관과 전화통화를 마친 후 같은 날 22:14 이 사건 C 소속 5급 군무원 H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H은 피해자 A에게 '미안합니다'라고 답하였다(을 10호증).
피해자 A는 H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직후 22:15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다음날인 5. 27.까지 원고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갑 1호증, 을 5호증).
피해자 A는 2021. 9. 15. 성고충전문상담관에게 원고 및 H이 자신에 하였던 성희롱 등을 신고하는 내용의 진술서(이하 '이 사건 진술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진술서에 기재된 내용 중 제1 징계사유와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을 1호증 1~2쪽, 4쪽, 전자기록 기준, 이하 같다).
피해자 A는 2021. 9. 29. 육군 군수사령부 법무실(이하 '이 사건 법무실'이라 한다)에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피해자로 출석하여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을 3호증 3~4쪽).
D은 2021. 10. 5. 이 사건 법무실에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을 6호증 2~3쪽).
이 사건 C 소속 5급 군무원 이제도는 2021. 10. 6. 이 사건 법무실에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을 8호증 3쪽).
이 사건 C 소속 K은 2021. 10. 7. 이 사건 법무실에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갑 3호증 4~5쪽).
이 사건 C 소속 7급 군무원 I는 2021. 12. 1. 육군 군수사령부 징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을 7호증 3~4쪽).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2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피해자 A에게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 당시 원고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피해자 A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하고,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피해자 A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제1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피해자 A는 이 부분 징계사유의 주요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C 회식을 마친 직후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당시부터 성고충전문상담관에게 제출한 이 사건 진술서,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피해자 조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에 관한 피해자 A의 진술은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 당시의 상황,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의 내용 및 자신이 느꼈던 감정, 이 사건 신체접촉과 이 사건 발언 이후 자신이 취했던 조치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로서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내용 자체로 경험칙에 반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볼만한 부분이 없다.
원고는, 피해자 A가 처음 자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제 팔이랑 등을 여러 번 토닥이셨는데"라는 내용과 피해자 A로부터 이 사건 신체접촉을 전해 들었다는 사람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A가 문제 삼는 이 사건 신체접촉은 "어깨를 당긴 것" 또는 "팔과 등을 토닥인 것"인데, 이는 피해자 A가 조사과정에서 한 진술과 일치하지 않아 피해자 A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피해자 A가 처음 원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도 원고가 피해자 A의 "등" 부위를 만졌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위 메시지의 "토닥였다"는 문구는 그 메시지의 전체 내용에 비추어 피해자 A가 상관인 원고에게 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하여 직접 항의하면서도 향후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와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고자 가급적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피해자 A는 이 사건 C 회식 직후 원고와 H에게 근접한 시간에 유사한 형식과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그들이 한 각 행위의 구체적인 시기와 신체접촉 부위를 분명하게 구분하여 원고에게는 '"회식 때" 격려해주신다고 "제 팔이랑 등을" 여러 번 토닥이셨는데'라고 기재한 메시지를 보냈고, H에게는 '"회식 끝나고 나올 때" 격려해주신다고 "제 팔을" 여러 번토닥이셨는데'라고 기재한 메시지를 보낸 점, ㉢ H은 자신에 대한 징계사건에서 다른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징계대상 행위를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도, 이 사건 C 회식을 마치고 나오면서 피해자 A와 신체접촉을 한 것에 대해서는 그 행위를 한 것을 인정하고 있는바(을 22호증 1~2쪽), 피해자 A가 이 사건 C 회식과 관련하여 발생한 성희롱 행위를 신고하면서 H과 달리 원고에 대하여만 불리하게 허위로 진술할만한 별다른 동기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 ㉣ 피해자 A는 이 사건 진술서와 피해자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자신의 등허리 부분에 손바닥을 대고 원고의 몸쪽으로 당겼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 I와 D은 이 사건 신체접촉과 관련하여 피해자 A로부터 '원고가 피해자 A의 어깨를 당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진술 중 위 사람들이 피해자 A로부터 들었다는 원고의 신체접촉 부위와 피해자 A가 진술한 신체접촉 부위에 차이가 있기는 하나, 원고가 피해자 A를 "당겼다"는 행위 태양에 관한 진술은 피해자 A의 일관된 진술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A가 처음 원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과 이 사건 진술서의 내용 및 피해자 A가 조사과정에서 한 진술의 각 표현, 피해자 A로부터 이 사건 신체접촉을 전해 들었다는 사람들이 말한 신체접촉부위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A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I의 '이 사건 C 회식 당시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모여라", 사진을 찍을 때 "당겨라"라고 말하였다'는 진술은 이 사건 신체접촉 당시의 상황에 관한 피해자 A의 진술에 부합하고, K의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해 알기 전이었는데도, 이 사건 C 회식 당시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은 것과 달리 피해자 A의 안색이 사진으로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진술은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하여 피해자 A가 느꼈던 감정에 관한 피해자 A에 진술에 부합한다. 특히 I는 피해자 A로부터 이 사건 신체접촉 및 피해자 A와 원고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에 대해 전해 듣고 거짓으로 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원고로 하여금 피해자 A에게 사과하도록 중재하였고, 이에 원고가 피해자 A에게 이 사건 신체접촉을 사과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이 원고의 성적 동기나 의도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도 하더라도, 피해자 A의 입장에서는 계급과 나이가 크게 차이나는 이성 상관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민감한 신체 부위에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피해자 A의 이 사건 신체접촉에 관한 지적 및 개선요청에 대하여 피해자 A만을 따로 불러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노래방 도우미와 관련된 자신의 과거 경험을 빗대어 말한 것으로 인하여서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제2-3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1. 5. 21. 자기 소유의 차량으로 이동 중에 동승한 피해자 A에게 급여를 물어본 뒤 "그 대학 나와서 그 월급을 받고 있느냐"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5조 제1항에 반하여 동료의 인격과 명예를 존중하지 않은 행위를 한 것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군무원으로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제2-3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피해자 A는 2021. 9. 29. 이 사건 법무실에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피해자로 출석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을 3호증 10쪽).
D은 2021. 10. 5. 이 사건 법무실에 원고와 H에 대한 징계사건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는데(을 6호증 9쪽), 그 내용은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피해자 A의 진술에 부합한다.
원고가 피해자 A에게 '그 대학 나와서 그 월급 받느냐'라고 말한 것은 그 자체로 상대방의 명예를 깎아내리고 자존감을 크게 상하게 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에 해당하고, 이에 더하여 원고가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 A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하면서 동시에 자기 딸의 급여와 비교한 점까지 고려하면 위와 같은 발언이 상급자가 하급자를 위하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제3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제3-1 징계사유는 원고가 D에게 자신의 카드를 주며PX에 가는 길에 입원하신 자신의 부모님께 드릴 복숭아 통조림 10개를 사오라고 한 것인바, 그 지시의 경위와 목적에 참작할 사정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지시의 내용이 D이 이 사건 C에서 담당하는 업무와 관련이 없음은 분명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D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시하였으며, D은 평소 원고의 행동으로 보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한 점(을 6호증 5쪽), ② 원고가 최초 위와 같이 지시한 이후 D이 PX에 갈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다시 D에게 같은 내용의 지시를 하자 피해자 A가 자신이 가겠다고 하였고, 복숭아 통조림의 무게가 무거워 D이 피해자 A와 같이 가서 복숭아 통조림을 사오기도 한 점(을 3호증 7쪽, 을 12호증 14쪽), ③ D은 제3-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커피 심부름을 지시한 경위와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④ 이제도는 원고가 이 사건 C 사무실에서 D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한 반면(을 8호증 4쪽), D은 원고가 담배 심부름을 시킨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는바(을 14호증 6쪽), D이 담배 심부름과 달리 커피 심부름에 대하여만 원고에게 불리하게 허위로 진술할만한 특별한 동기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D에게 'PX에 가는 길에 복숭아 통조림 10개를 사오라'고 2회 지시하고, '커피믹스를 타오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6조 제4항에서 금지하는 상관이 '직무와 관계없는 사항 등을 명령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법령준수의무(직무수행관련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제3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원고는 5급 사무관으로서 이 사건 C 소속 다른 군무원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하며 하위 직급자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위치에 있었는데도 이 사건 각 징계사유(성희롱, 하위 직급자들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사적 노무 지시)와 같은 여러 비위행위를 저질렀는바, 원고에게 그 비위행위에 상응하는 적정한 수준의 징계를 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육군 내부의 징계양정기준인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별표 2]에서 군무원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으로 정한 비위의 유형 중 '품위유지의무위반'의 '나. 성폭력 등', '자. 기타(불륜 등)' 및 '법령준수의무위반'의 '가. 직무수행관련의무위반'에 해당하고, 위 징계규정 [별표 6]에서 성폭력 등의 처리기준으로 정한 징계사유 중 '성희롱·성매매'에 해당한다. 한편 원고의 각 비위행위의 내용과 성질, 횟수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비위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위 징계규정 [별표 2]에서는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자. 기타(불륜 등)' 및 '법령준수의무위반'의 '가. 직무수행관련 의무위반'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행의 정도가 가볍고 중과실인 경우'의 군무원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을 각 '감봉'으로 정하고 있고, 위 징계규정 [별표 6]에서는 성희롱에 대한 징계기준으로 '정직'을 기본으로 하여 '파면부터 강등'을 가중된 기준으로, '감봉'을 감경된 기준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위 징계양정기준이 그 자체로 합리성이 없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위 징계규정에서는 서로 관련이 없는 수개의 사실을 동시에 징계할 때에는 그중 책임이 중한 징계건명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가중하여 징계종류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원고에 대한 징계를 '감봉 3월'로 정한 이 사건 처분은 성희롱을 징계사유로 하는 군무원에 대하여 선택할 수 있는 징계의 종류 중 가장 가벼운 것을 선택한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경합하는 비위행위에 대하여 가중된 징계기준을 적용하지도 않은 것이다.
군은 주기적으로 성희롱·성폭력 교육을 실시하며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정립과 양성평등 문화 구축을 통해 군 내부의 건강한 근무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해 온 점, 육군본부 중앙징계의결심사위원회는 비위행위의 내용과 징계기준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를 '견책'에서 '감봉 3월'로 가중하는 의결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군 내부의 기강 확립 및 인권 보호, 군무원의 비위행위 근절, 군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제고 등의 공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헌행(재판장) 장태관 박서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