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2구합105824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8. 11. 23. 설립되어 근로자 약 350명을 사용하여 여객운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 B은 2018. 9. 14.에, 참가인 C은 2004. 9. 27.에 각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버스기사로 근무하던 사람들로, E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의 조합원이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정년(만 61세가 종료되는 날)에 도달한 사람은 퇴직하여야 하는데, 참가인 B(F생)은 2022. 2. 9.에, 참가인 C(G생)은 2022. 2. 24.에 각 정년에 도달하였다.

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정년을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계약직(촉탁직, 이하 ‘촉탁직’이라고만 한다)으로의 재고용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2. 2. 1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위 위원회는 2022. 5. 24. ‘참가인들에게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정하였다(이하 ‘초심 판정’이라고 한다).

라.

원고는 2022. 6. 22. 초심 판정서를 송달받고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하여 2022. 6.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8. 25.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들에 대한 재고용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이하 ‘재심 판정’이라고 한다).

마.

원고는 2022. 9. 28. 재심 판정서를 송달받고, 2022. 10. 5. 재심 판정에 불복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7호증, 을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참가인들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하지 않은 행위는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계약은 참가인들이 정년에 도달함으로써 자동적으로 기간이 만료되어 종료되었고, 이후 원고가 공고한 촉탁직 근로자 채용절차에 참가인들이 이력서를 제출하며 응시한 사실도 없으므로 해고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2)

원고는 정년으로 퇴직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때 채용절차에 응시한 근로자의 운전능력, 사고유무, 업무태도, 민원제기여부 등을 고려하여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여 왔으므로 참가인들에게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3)

설령 참가인들의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들이 정년에 이른 시기에 원고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하여 운송수입이 크게 감소하여 촉탁직 재고용 계획이 없었으므로 재고용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

3.

관계 법규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3)

또 근로자에게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거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 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등 참조)

나.

참가인들의 재고용 기대권 인정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5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에게 정년 도달 후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참가인들이 정년에 도달한 2022. 2.경을 기준으로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 체결한 2017년 단체협약(이하 ‘2017년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의 효력은 상실되어 인정되지 않고, 원고와 주식회사 A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20년 단체협약(이하 ‘2020년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은 비조합원인 참가인들에게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2017년 단체협약 체결 시 원고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정년 연장 조항을 삭제하고 촉탁직으로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하며 정년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우선 채용한다는 단체협약 확약서까지 작성하였던 점, 2020년 단체협약에서도 정년까지 5년 이상 무사고로 장기 근속한 근로자는 정년 후 촉탁직으로 채용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점, 원고가 참가인들과 비슷한 시기에 정년퇴직한 다른 근로자 H의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에서 2017년 단체협약 확약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해당 근로자의 정년 도달 후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은 인정한다고 진술하였던 점(을가 제7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1. 5. 1. 취업규칙을 개정하며 추가한 ‘회사는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는 (정년)퇴직 후 촉탁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제83조 제2항)’라는 조항은 정년퇴직 근로자의 촉탁직 재고용 근거 규정에 해당한다.

2)

앞서 살펴 본 2017년과 2020년 단체협약 체결 경위와 실제로 원고가 2021. 1. 1.

이후 정년퇴직한 근로자 25명 중 19명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적어도 2022. 2.경까지는 원고가 정년 퇴직자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고, 참가인들에게 정년퇴직 후에도 관행에 따라 촉탁직으로 재고용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재고용 거절의 정당성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4,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참가인들의 재고용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촉탁직 재고용 기준의 충족 여부를 심사하였다는 자료나, 참가인들의 사고 및 민원 발생 이력, 건강상태, 근무태도, 업무수행능력 등에 있어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2)

원고는 참가인들이 정년에 도달한 시점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하여 버스운행 대수가 줄어들고 운송수입이 크게 감소하여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촉탁직 채용계획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일부 노선이 감소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원고는 2022년 상반기에 촉탁직 채용광고를 4회 하였는데 참가인들이 퇴직한 날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아 채용광고를 하기도 하였던 점(갑 제4호증), 2022년 정년퇴직자는 26명인 반면 입사자는 36명으로 원고는 운수종사자를 더 채용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20호증)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원고는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근로자들의 경우 이력서를 제출하며 채용 절차에 응시하였고 참가인들은 이력서를 제출하지도 않았으므로 촉탁직으로 채용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통상적으로 촉탁직 재고용을 희망하는 정년퇴직자의 경우 이력서 등을 준비할 것을 미리 알려주었는데,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1. 12. 31.과 2022. 2. 4.에 2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정년 연장 또는 촉탁직 재계약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는 참가인들이 정년에 이르기 1개월 전에 ‘정년에 도달하여 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보하였을 뿐 위 요청에 대하여는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은 점, H의 경우 이력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원고가 재고용을 하지 않아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이르게 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들의 이력서 제출여부와 무관하게 재고용을 거절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소결론

결국 참가인들에게 촉탁직 재고용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이를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들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하지 않은 채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취지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