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되는 사실
피고는 2018. 8.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다.
원고 대표이사는 2020. 6.경 근로복지공단에 피고가 퇴사하였음을 신고하였고, 피고는 2019. 3. 1.자로 퇴사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원고는 2019. 4. 8.부터 2019. 12. 6.까지 피고에게 2019. 3.분부터 2019. 11.분급여 명목으로 총 15,103,110원을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7호증의 각 기재(가지 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2019년 3월 이후로 원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로부터 급여로 총 15,103,11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
피고의 남편인 C는 원고의 대표이사가 주주이자 사내이사로 있었던 주식회사 D를 대신하여 주식회사 E에 2,138,527엔(한화 21,182,838원)을 대신 지급하였다.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급여를 지급받았던 것은 원고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해 주면 위 대위변제로 인하여 C가 손실을 본 금액을 급여형식으로 지급해 주겠다.”고 제안하여 서류상으로 근로계약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해준 것이고, 이에 따른 원고의 급여지급은 주식회사 D가 C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위 대위변제금 채무를 원고가 대신 변제한 ‘민법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로서 유효하므로 부당이득이 아니다.
판단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하고,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하는 이른바 착오 송금과 같은 경우에는 착오로 송금하였다는 점 등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참조).
원고는 피고에게 ‘급여’로서 급부를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위 법리에 따르면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에 대하여도 원고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피고는 원고의 급부가 제3자 변제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원고의 주장에 대한 부인으로 보고 판단한다.
갑 제3호증의 1, 제5, 6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가 근로하지 않은 2019. 3.부터 2019. 11.까지 기간 동안 피고가 실제 근로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피고의 남편 C가 원고의 대표이사와 동업하는 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급부를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지급한 돈이 근로의 대가로서 급여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 대표이사 F은 공동으로 사업을 하던 피고의 남편 C가 공동사업과정에서 입은 손실 약 2천만 원을 보전해주기 위하여 피고를 직원으로 채용하였다. 피고는 근로제공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하면서 홍보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원고가 출퇴근관리나 지휘감독은 하지 않았다. 피고에 대한 고용보험법위반 사건에서 F은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인이 생각하는 피고의 퇴직일은 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2019. 6. 30.이다. 손실보전액 정산종료시점을 계산해보니 2019. 6. 30.이기 때문에 그렇고, 솔직히 얘기하면 정산종료 이전에도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였다. 수사관이 “확인된 자료를 통해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피고의 퇴사일이 2020. 6. 4.이라고 판단되는데 이를 반박할 증빙자료가 있는지” 묻자 F은 “C와의 소송 등 조치를 통해서도 퇴사일을 정하려 한다”고 답하였다. 위 진술을 종합하면 원고 대표이사 F은 피고가 실제 근무를 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피고의 퇴사 여부나 급여지급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C와의 정산에 따라 퇴사일을 정하고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판단된다.
실제 피고가 2019. 2. 28.까지 근무한 것으로 처리된 것은 원고가 자신에 대한 고용보험법위반 피의자신문과정에서 “피고가 남편과 함께 해외 박람회를 방문하여 업무를 수행한 것이 2019. 2.월 말경 이었으며 그 정도 날짜에 업무가 거의 종료되었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정해진 것으로 보일 뿐 어떠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정해진 것이 아니고, 피고가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원고가 피고를 해고를 한 것도 아니다.
F은 2020. 2. 4. 피고에게 “그리고 그간 C대표 안사람을 통해서 지급한 급여도 더는 힘듭니다. 총 지급액과 일본법인 공동대표에게 C대표가 당시 개인적으로 갚았던 액수 비교 한번 부탁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위 문구는 F이 C에게 지급할 돈을 피고를 통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고, 만일 피고에게 지급했던 급여가 정당한 근로제공의 대가였다면 하지 않았을 표현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가 입사 초반에는 실질적인 근무를 하다가 어느 시점 이후에는 아무런 근무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F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의 근무여부는 급여지급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었다.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 급여가 지급된 것은 업무착오였다고도 주장하며(2021. 12. 8.자 준비서면) 이에 부합하는 원고 직원 사실확인서(갑 제3호증의 1)를 제출하였으나, F은 자신에 대한 고용보험법위반 피의사건에서 “매월 5일 내가 직접 이체해주었다”고 진술하였고(갑 제6호증, 7쪽) 2020. 3.경에는 C에게 피고의 연말정산자료를 요청하기도 하였는바(을 제12호증), 원고 대표이사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직접 지급된 것이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상준(재판장) 신지은 이효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