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9. 20. 선고 2022나11977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와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4,7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12. 9.부터 소장 송달일까지 연 5%,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8. 7. 원고에 입사하여 전산보안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근로계약에 고용기간의 약정은 없었다.

나.

피고는 C 이사에게 처의 출산 우울증을 이유로 출산휴가 10일을 쓰겠다고 신청하여 C 이사의 승인을 받고 2021. 11. 24. 오후 반차부터 2021. 12. 8. 오전 반차까지 배우자의 자녀 출산으로 출산휴가를 다녀왔다.

다.

C 이사는 2021. 12. 8. 오후 회의실에서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피고에게 '출산휴가를 가라고 했으나, 반어법으로 말한 것이고, 실제로는 출산휴가를 쓰지 말라는 이야기였고, 피고 대신 다른 사람이 내려와서 일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는 한편, '피고가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휴가 간 날부터 D공단사업 프로젝트에서 빠지는 것으로 되어 있고, 기존의 전산 보안 업무가 아닌 다른 관세사의 행정보조 업무로 바꿀 예정이고, 업무 변경으로 피고의 급여도 감축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E 이사도 피고에게 '관세분야는 처음부터 시작은 못하니까 공부도 해야 하고, 보수도 일에 따라 정해지는 성격이 강하니까 보수도 다시 재검토가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피고는 '관세청에서 서버만 관리했고, 관세업무를 한 게 아니라서 업무변경은 난감하다. 배우자도 출산으로 힘들어 하고 있어 육아휴직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라.

피고는 2021. 12. 8. 면담과정에서 합의한<1> 대체휴가(휴가기간: 2021. 12. 8. 오후 반차부터 2021. 12. 31., 사유: 대체휴무)를 신청하였고, 2021. 12. 9. '출산휴가 복귀 후 보안전산직에서 무역행정사무로의 일방적 업무 보직 변경에 동의할 수 없고, 감봉과 직위 하락 가능성 등 언급으로 직장 내 괴롭힘 등 여러 사유로 사직한다'는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마.

원고는 2021. 12. 13.경 피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은 채 피고에 대하여 업무복귀를 요구하였고, 이후에도 업무복귀를 요구하면서 '무단 직무이탈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바.

원고는 2022. 2. 16. C 이사의 피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하여 진상조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C 이사에 대하여 경징계조치를 결정하였다.

[인정근거] 갑1, 6, 7, 1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1~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과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부여된 업무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성실하게 제공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근무할 의무, 회사비밀유지의무, 충실의무, 사규 등 회사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21. 12. 9. 일방적인 사직의사를 표명하고 사업장을 이탈하였고,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회사규정준수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적법한 퇴직절차를 따르고 업무인계를 위해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였다. 피고는 업무복귀를 위한 아무런 의견의 제시나 근무상황 신청 없이 무단결근을 계속하였고, 업무인계 등 퇴직시 필요한 원고의 요구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무단결근과 업무인계 거부로 주식회사 F의 'G용역'에서 피고가 담담하던 '전산장비 보안 및 서버관리 용역'을 수행할 수 없어 계약이 해지되는 손해(2021. 12.부터 2022. 3.까지 4개월분 용역비 2,400만 원)를 입었다. 또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채권 확보를 위한 채권가압류 신청비용 70만 원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다. 피고는 위와 같이 근로계약을 위반한 잘못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 2,470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피고가 무단결근 등 근로제공을 거부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잘못이 있는지(소극)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근로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61조 본문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와 사직서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가 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부득이한 사유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피고가 근로계약을 유지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되므로, 원고가 피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함으로써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된 이상 피고가 원고의 사직서 수리거부와 업무복귀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가 근로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근로계약 해지의 의사표시] 피고는 사직서(갑1-3호증)에 '출산휴가 복귀 후보안전산직에서 관세사 무역행정사무로의 일방적 업무보직 변경에 동의할 수 없고, 감봉과 직위하락 가능성 및 직원들이 다 싫어한다는 등의 모욕적 언급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및 그 외의 여러 사유로 사직한다'는 취지를 기재하였다. 피고는 사직서 제출 이후 원고의 근무복귀 요구에도 출근과 근무복귀를 거부하였다. 이처럼 사직서의 내용, 사직서 제출 전후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의 의사가 사직서 제출 후 1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되는 해지통고(민법 제660조) 또는 원고에 대한 합의해지 청약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는 없다. 피고는 근로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②

[부득이한 사유의 존재]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8조의2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배우자 출산휴가 10일을 유급으로 주어야 하고(제1항), 배우자 출산휴가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5항). 같은 법 제37조 제4항 제4호에서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사업주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C 이사는 출산휴가를 다녀온 피고에게 '출산휴가 기간 중 피고를 종전 업무에서 배제하였고, 피고의 업무를 종전 전산 보안직과는 무관한 관세사 행정보조업무로 변경하며 그에 따라 급여도 삭감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여 출산휴가를 이유로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등 법률을 위반하였다(C 이사는 앞서 본 것처럼 원고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처분을 받았다). 피고가 사직서에 근로계약 해지의 사유로 제시한 사유는 부득이한 사유로서 정당한 해지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가 업무인계를 하지 않아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잘못이 있는지(소극)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출산휴가 복귀 후 C 이사와 면담을 한 다음 대체휴가를 사용 중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피고의 출산휴가 중에 다른 근로자에게 피고의 업무를 맡긴 상태였고, 출산휴가 복귀 후에는 피고의 원래 업무인 전산보안업무가 아닌 관세사 행정보조업무로 업무를 변경한다는 취지로 통지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출산휴가와 복귀 후 대체휴가, 사직서 제출 과정에서 피고가 업무인계를 하지 않아 원고의 업무가 중단되거나 용역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결론이 같아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선용(재판장) 김주연 조길상

각주1) 원고는 2022. 8. 2.자 준비서면 3, 4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