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B 주식회사(대표이사 C)는 경기 양평군 D 다가구 신축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함)의 건축주 겸 도급인이고, 주식회사 E(대표이사 F)는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이며, 피고인 운영의 주식회사 G은 주식회사 E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았다.
피해자 H에 대한 2,000만 원의 편취 범행
피고인은 2022. 2.경 경기 양평군 I에 있는 피해자 H 운영의 주식회사 J 공사 현장에서, 피해자 H에게 "D 현장이 멈춰 있는데 목수 노임을 해결해 주면 8개동 중 6개동의 공사를 주겠으니, 2,000만 원을 빌려 달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신용불량자로서 개인 채무가 1억 원 상당이고 1억 원 상당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공사도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빌린 돈을 개인 채무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할 생각이어서 이 사건 공사의 6개동 공사를 피해자에게 주거나 차용금을 제대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2. 3. 5.경 피고인 운영의 주식회사 G 명의의 K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2,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피해자 H에 대한 공사대금 2,341만 원의 이익 편취 범행
피고인은 2022. 3. 5.경 제1항 기재의 주식회사 J 공사 현장에서, 피해자 H와 이 사건 공사 관련 1차 4개동 및 2차 4개동 공사에 대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후 2022. 3.25.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1차 4개동(L-M호)의 N호와 M호 공사를 마무리 지어주면은행에서 돈이 나오니 공사대금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제1항 기재와 같은 상황이어서 피해자로 하여금 위와 같은 공사를 진행하게 하더라도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2. 3. 27.경부터 2022. 4. 11.경까지 위와 같은 공사를 완료하게 하고도 공사대금 2,341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피해자 C에 대한 3,000만 원의 편취 범행
피고인은 2022. 4. 19.경 경기 양평군 D에 있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공사의 건축주 겸 도급인인 B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피해자 C에게 "기성금 3,000만 원을 나에게 지급하면 멈춰 있는 골조 공사를 완료해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제1항과 기재와 같은 상황이어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더라도 이 사건 공사 관련 골조 공사를 완료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2. 4. 19.경 주식회사 G 명의의 제1항 기재의 K조합 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4. 10. 21. 선고 94도2048 판결,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도7199 판결 등 참조).
편취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나(대법원 1983. 5. 10. 선고 83도340 판결 참조), 미필적 고의라 함은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 즉 행위자에 있어서 결과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가능성은 인정하는 것으로, 이러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결과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5. 6. 25. 선고 85도660 판결, 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2338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7507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5도133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공사도급계약의 체결과 내용
B 주식회사(대표이사 C, 이하 'B'이라 한다)는 2021. 12. 10. 주식회사 E(대표자 F, 이하 'E'라 한다)와 경기 양평군 D 다가구주택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종전 시공사인 O에서 중단한 나머지 토목 · 건축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공사에 필요한 자금은 B이 이 사건 공사현장 토지를 담보로 공사비1,428,000,000원의 70%에 해당하는 999,600,000원을 기성고 대출을 받아 지급하기로 하였다(기성고 대출은 10회에 걸쳐 실행하되, 1회 기성금은 40,572,000원, 2~10회는 각82,060,000으로 실행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하도급 계약의 체결
E는 2021. 12. 11. 주식회사 G(대표자 P, 실질적 운영자 피고인, 이하 'G'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공사금액은 건축면적 평당 600만 원(부가세 5% 포함, 토목공사 포함)으로 정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공사대금은 앞서 본 것처럼 금융(은행) 기성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
재하도급 계약의 체결 등
G은 2022. 3. 5. 주식회사 Q(대표자 R, 실질적 운영자 H, 이하 'Q'이라 한다)과 2022. 3. 5.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하여 공사대금 평당 115만 원으로 정하여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22. 3. 5. H로부터 3,000만 원을 '현장 선 투입금액' 명목으로 차용하면서 3,000만 원을 5회 기성부터 8회 기성까지 1,000만 원씩 변제하기로 하였다.
새로운 도급계약의 체결과 기존 도급계약의 타절
B은 2022. 5. 12. Q과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하여 계약금액 10억 원으로 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공사대금은 기성 6회에 은행기준에 따라 진행하기로 하였다.
B은 2022. 7. 6. E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하여 잔여 공사대금을 7,200만 원으로 정산하여 타절하였다(B은 그중 4,000만 원은 금융 기성금에서 4회에 걸쳐 지급하고, 나머지 3,200만 원은 준공 후 1개월 이내에 변제하기로 하였다).
구체적 판단
피해자 H가 송금한 2,000만 원에 관하여 피고인의 기망행위 또는 편취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소극)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 하도급계약 체결과 금전 차용의 경위, 하도급 계약의 이행 내용, 차용금 미변제와 하도급 공사대금 미지급경위 등 다음 사정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H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용금 명목으로 2,000만 원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개인채무가 1억 원을 상당이고 1억 원 상당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으나, 건설업체인 G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이 사건 공사현장 등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사건 공사현장은 1, 2, 3차 기성까지 예정대로 진행되어 K조합에서 당초 예정한 2022. 2.경까지 기성고 대출이 지급되었고, 피고인도 E로부터 기성금을 지급받았다. 피고인으로서는 H로부터 차용금을 교부받아 인건비를 해결하고, H가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면 기성고 대출이 실행되어 공사대금을 지급받아 H의 차용금과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 으로 생각하였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납득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22. 3.경 E에서 지급받은 공사대금으로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여 공사가 중단되었다. 피고인은 J 운영자인 H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이 멈춰 있는데, 목수 노임을 해결해 주면 6개동의 공사를 주겠다'고 하면서 2,000만 원을 차용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H에게 목수 노임 등 인건비 지급이 안되어 공사현장이 멈추었다는 사실을 고지하였고, H 역시 이 사건 공사현장을 둘러보는 등 공사현장이 멈춘 사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H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2022. 3. 5. H가 입금한 2,000만 원으로 레미콘 대금 명목으로 700만 원, 차용금 반환 용도로 500만 원, D 인건비 명목으로 700만 원, 기타 용도로 100만 원을 사용하였고, 2,000만 원 전부가 목수 노임 명목으로 지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레미콘 대금이나 차용금, 인건비 등이 모두 G의 공사 진행과 관련한 채무 변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22. 3. 5. H와 약속한 대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한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H와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H가 공사를 진행하면, K조합에서 기성고 대출이 실행되어 공사대금이 지급될 예정이었고, H 역시 기성고 대출에 의해 공사대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하도급계약 당시부터 H에게 공사대금과 차용금을 지급하지 않을 의사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22. 4. 19. B에서 4차 기성금으로 3,000만 원을 직접 지급받고도 H에게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용금은 5차 기성부터 1,000만 원씩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인이 4차 기성금으로 차용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B은 2022. 4. 19.경 4차 기성고 대출 8,200만 원을 받았다. 기성고 대출이 전체 공사비의 70%에 불과하고, 기성고 대출은 감리에 의해 확인된 기성에 대하여 대출이 실행되며, 기성고 대출은 용도가 기성 공사대금의 지급에 한정되는 점에 비추어 B은 4차 기성고 대출 8,200만 원을 모두 기성금 지급에 사용하였어야 한다. 반면에 수급인인 E는 B에 대하여 적어도 기성고 대출에 해당하는 금액 상당의 공사대금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인할 수 있다.<1> G 역시 상당한 금액의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E의 대표자인 증인 F은 4차 기성 당시 G의 공사대금 채권은 6,200만 원 상당이었다고 증언하기도하였다). 이처럼 B은 기성고 대출금 8,200만 원 중에 G에 기성 공사대금으로 3,000만 원을 직접 지급하였으나, 나머지 5,200만 원은 공사대금으로 집행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시행자의 자금으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오직 기
성고 대출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공사현장에서 사업시행자가 기성고 대출을 공사비 지급에 전액 사용하지 아니할 경우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G이 3,000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받았으나, G이 4차 기성고 대출에서 기성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여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거나 H에게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변명은 납득할 수 있다.
피해자 H의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기망행위 또는 편취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소극)
위 1)항의 사정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H를 기망하였다거나 공사대금 2,341만 원 상당의 이익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J이 재하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면 K조합에서 4차 기성고 대출이 실행되어 기성 공사대금이 지급될 예정이었다. J이 공사를 마무리한 4차 기성 부분과 관련하여 E 역시 B로부터 기성공사대금을 지급받아 G에게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할 예정이었으므로(E 대표 F은 당시 G의 4차 기성공사대금이 6,200만 원이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에게 H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이 J에 공사대금 2,341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은 E에 하도급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B이 4차 기성고 대출을 받고도 대출 용도와 달리 5,200만 원을 공사비로 집행하지 아니하였다. 여기에 G이 4차 기성 대출 부분에 관하여 E에 상당한 하도급 공사대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더하면, B이 기성고 대출금을 공사비로 모두 집행하지 않아 J에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변명은 납득할 수 있다.
그 외에 피고인이 2022. 3. 5. J과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22. 3. 27.부터 J에 재하도급계약을 이행하도록 할 무렵 공사대금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피해자 C에 대한 기망행위 또는 편취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소극)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C을 기망하였다거나 기성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B의 대표자인 C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G의 K조합 계좌로 입금한 돈은 이미완성한 공사에 대한 기성 공사대금의 지급에 해당한다(수급인인 E의 대표 F은 G의 하도급 공사대금 채권이 6,200만 원이라고 하였다).<2> B은 G에 하도급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 피고인이 B에서 재물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건설산업기본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등에서는 하도급계약과 관련하여 다양한 경우에 하수급인의 공사대금 직불청구권을 인정하고 있고, 실제 공사현장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공사대금 직불이 이뤄지고 있
다.<3> 피고인이 B로부터 G에 하도급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요청하면서 공사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한 것만으로 B을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이 기성 공사대금 3,000만 원을 지급받아 차용금 반환 명목으로 S에게 모두 지급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B에서 지급받은 3,000만 원이 공사 기성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이상 이를 어떤 용도에 사용하였는가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채무자인 B에 대한 기망행위 또는 편취범의를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결론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피고인이 공시를 원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선용
각주1) 2022. 4. 19.경 이후 공사가 중단되었으나, 수급인인 E와 도급인인 B는 'E에게 7,200만 원의 공사대금 채권이 있다'는 내용으로 공사대금 정산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각주2) C은 법정에서 3,000만 원을 기성금이라고 하였다가 선급금이라고 진술하기도 하는 등 다소 엇갈리는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앞서 설시한 공사도급계약의 내용, 공사대금의 지급방법, 기성고 대출의 내용과 목적에 비추어 4차 기성고 대출의 일부인 3,000만 원은 기성 공사대금의 직불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다고 인정함이 타당하다.
각주3) 이 사건 공사현장과 관련하여 E도 G의 거래처(레미콘 등)에 대하여 자재대금 등을 직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