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19. 4. 1. 원고 조합에 입사하여 2022. 4. 4.부터 원고 조합 D지점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2. 7. 14. 원고 조합 인사규정 제22조에 따라 참가인에게 대기발령을 명하였고, 사유는 ‘징계에 회부하기 위함’, 기간은 ‘징계 확정시까지’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또한 원고는 2022. 8. 9. ‘인사 발령에 대비한 외근구역 업무인수인계’를 사유로 참가인에 대한 대기발령을 해제하고, 같은 날 참가인을 2022. 8. 16.자로 D지점 지점장에서 E지점 외근 집금업무 담당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위 인사발령을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전보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15. 참가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전보발령이 부당하다고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의 원직복직 및 대기발령과 전보발령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았을 임금 차액의 지급을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F,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3. 9.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부당하고, 이 사건 전보발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4,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전보발령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은 전임 이사장의 특별채용으로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실적이 대체로 불량하고 다른 직원들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 또 참가인은 2022. 7. 14. 원고가 실시한 감사 업무를 방해하였고, 직원 G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사유로 참가인을 징계에 부의하기 위해 적법하게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이다.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능력이나 직원들과의 관계, 순환보직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다. 또 지점장에서 집금 담당으로의 보직 변경은 원고 조합에서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있어서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의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이는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 규정의 위반 여부 및 그 정도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4226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기업경영권에 의하여 사업장에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 기준을 획일적·통일적으로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종속적 노동관계의 현실에 입각하여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근로자의 입장을 보호·강화하여 근로자들이 누리는 기본적 생활을 보호, 향상시키려는 목적에서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한 것이다(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취업규칙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한 그 문언이 가지는 객관적 의미를 무시하는 해석이나 사실인정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등 참조). 한편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고 취업규칙이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 조합 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고만 한다)은 근로자에 대하여 통일적으로 적용될 복무규율에 관한 준칙을 담고 있는 취업규칙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2010. 10. 27. 선고 2010누3895 판결 등 참조). 또한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 제4호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여 징계에 부의될 때’ 당해 직원에 대하여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않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사유나 기간 등에 비추어 위 인사규정 조항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 8호증, 을가 제6,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대기발령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원고는 ① 해당 직원이 징계사유에 해당하여, ② 징계에 부의될 때,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할 수 있다.
먼저 위 ①항의 요건에 대하여 보건대, 원고 조합의 감사는 2022. 7. 14. 2022년도 2/4분기 자체 감사를 실시하였고, 2022. 7. 15. 원고에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여 참가인의 복무규정 위반, 감사 업무방해 및 수검태도 불량 등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대기발령일은 위 감사보고서가 제출되기 전인 2022. 7. 14.이므로, 당시는 원고 감사가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 사건 감사 결과를 원고에게 보고하고 참가인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기 전이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러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참가인의 징계사유를 확인하기 전에 임의로 위 감사 결과를 근거로 대기발령을 한 것은 부당하다.
또한, ① 원고 감사규정 제3조는 ‘감사는 원고 조합의 이사회 및 이사장으로부터 독립된 위치에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감사는 그 현장에 원고 이사장이 직접 참석하여 관여하는 등 절차상 부적절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비롯하여 이 사건 감사의 부당함에 대하여 항의를 한 참가인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분명하지 않은 점, ② 또 위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참가인의 복무규정 위반(참가인이 2022. 7. 1. D지점으로 출근한 G 직원에게 정상적으로 근무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였다는 내용)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점, ③ 이에 2022. 9. 14. 개최된 원고 조합 이사회에 참가인에 대한 징계 안건이 부의되었으나 심의 결과 부결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참가인이 징계사유에 해당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볼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에서 참가인의 업무 실적이 불량한 점, 다른 직원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점 등도 참가인의 징계사유로 들고 있으나,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사정이 있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위 ①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하다.
다음으로 위 ②항 요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대기발령 당시 참가인을 징계에 부의한 사실이 없고, 약 2달 뒤인 2022. 9. 14.이 돼서야 원고 조합의 이사장이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을 이사회에 요구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위 ②항의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하다.
이 사건 전보발령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발령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발령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발령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인사규정 제30조는 ‘직원의 전보발령은 직제와 업무 및 본인의 적성을 참작하여 행한다.’고 규정하고, 제31조 제1항은 ‘직원의 전보발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 보직에서 1년 이상의 기간이 되었을 때 전보발령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와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관련하여, 참가인의 업무능력이나 직원들과의 관계가 불량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또한 H조합 금융사고예방 및 관리지침(갑 제6호증)은 순환근무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원고가 실제로 어떠한 방식으로 순환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이 사건 전보발령이 순환보직 차원에서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반면, ① 참가인이 이 사건 대기발령을 받은 후 징계 절차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가 대기발령을 해제하고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점, ② 이로써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참가인이 외근 집금업무 담당으로 전보발령되었는바, 이는 원고의 과거 인사발령 내역에 비추어도 통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참가인은 2022. 2. 1. 원고 조합의 D지점으로 발령 받고 같은 해 4. 4.부터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는데, 그로부터 1년이 되기 전인 2022. 8. 16.자로 이 사건 전보발령을 받았는바, 원고가 인사규정 제31조 제1항에서 정한 원칙을 따르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업무상 필요성보다는 징계 처분의 일환으로 참가인을 전보발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해 직책수당 감소 등의 불이익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제공받지 못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별달리 인정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른 참가인의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가 참가인을 전보발령할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크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