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0. 10. 선고 2023구합204339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9. 3. 15. 설립되어 상시 1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설물 전문관리업, 청소업, 방역업, 경비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2020. 12. 28. 대전 유성구 D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 관하여 계약기간 2021. 1. 1.부터 2022. 12. 31.까지 2년으로 하는 경비업무 위·수탁 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소속 근로자 10명을 경비원으로 근로하게 하였다. 참가인은 2022. 1.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로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2. 12. 1. 참가인에게 2022. 12. 31.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다고 통보하고(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2023. 1. 2. 관할 근로복지공단에 ‘노무제공계약의 기간만료’를 사유로 하여 참가인의 고용보험 상실신고(상실사유: 노무제공계약의 기간만료)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고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3. 1. 1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15.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4.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6. 14.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용역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 역시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를 받고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므로 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설령, 참가인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아파트 측에서 참가인이 계속 근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므로 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3.

관련 법규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인정사실

앞서 인정한 증거에 을가 제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원고는 2022. 1. 1. 참가인과 사이에,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3개월)를 계약기간으로 정하여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원고는 2022. 4. 1.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2022. 6. 30.까지로 갱신하였고, 이후로도 참가인은 계속하여 근무하였다.

3)

원고는 2022. 11. 29.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이 2022. 12. 31.자로 만료된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 다음 날인 2022. 11. 30.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와의 이 사건 용역계약을 갱신하기로 의결하였고, 2022. 12. 1. 이 사건 용역계약을 갱신하였다.

4)

원고는 2022. 12. 1. 참가인을 포함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근무 중이던 경비원 10명에게 2022. 12. 31.자 근로계약 기간만료 통지서를 교부하였고, 위 근로자들로부터 “계약기간 만료로 인하여 2022. 12. 31.부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허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에 서명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고 한다).

나.

갱신기대권 인정여부

1)

관련 법리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나)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52575 판결).

2)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갑 제7, 8, 9호증, 을가 제4,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계약의 해지와 관련하여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때 자동 해지되고, 계속 근무시는 신규 입사로서 퇴직금, 연차수당 등은 전근무와 합산되지 않고 새로 기산함”이라고 정하는 한편, “입사 후 재계약 기간 중 발생한 퇴직금 산정은 계약기간별로 1년마다 새로이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바, 계약이 갱신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나)

원고는 근로자들과 3개월 내지 6개월의 단기 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별다른 절차 없이 계약을 연장하고, 형식적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여 서명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을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들 역시 최초 근로계약 기간 3개월이 만료된 후 전원 계약이 연장되었고, 1차 연장계약이 만료된 이후에는 같은 방식으로 계약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되었다. 참가인의 경우에는 2차 연장계약인 2022. 6. 30.자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음에도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였다.

다)

이 사건 용역계약은 참가인의 근로계약이 만료되기 1달 전인 2022. 12. 1. 갱신되었다. 참가인이 수행하는 업무는 아파트 경비 업무로서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수행하는 한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해야 할 업무에 해당하고, 고령자나 숙련되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인바, 참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용역계약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자신의 근로계약 역시 계속 갱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라)

참가인이 2022. 12. 1. “계약만료로 인하여 2022. 12. 31.자로 사직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사직서에 서명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원고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근로자 전원으로부터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받아 온 점, ② 이 사건 사직서 역시 참가인이 원고의 요구를 받고 원고가 작성한 사직서에 형식적으로 서명만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사직서에 서명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포기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에 동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다.

갱신 거절의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갱신된 날 참가인을 포함한 이 사건 아파트 경비원 10명에게 일률적으로 2022. 12. 31.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다고 통보하고 사직서에 서명을 받은 후 그 중 5명의 근로자를 선정하여 2023. 1. 1.자로 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재계약 대상자 선정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측에서 참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여 참가인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참가인의 근무태도나 업무능력,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의 민원 내용, 관리사무소의 평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 대하여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부당해고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