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6. 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또는 ‘원고 회사’라고 한다)는 2020. 2. 26. 운동시설 운영 및 관리업, 스포츠 관련 교육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스포츠 재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야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2022. 3.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이사의 직함을 사용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3. 1. 10.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D),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16.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하고, 그 근로계약관계는 2022. 11. 9.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의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되었으므로 해고가 존재하는데, 그 통지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서면통지가 아니어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3. 4.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6. 14. “원고가 2022. 10.경 참가인에게 인센티브 지급조건의 불리한 변경을 요청하고 2022. 10. 26. 야구아카데미 부산직영점(이하 ‘부산점’이라고 한다)을 개설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 다름없고, 원고의 대표이사(이하 ‘원고 대표’라고 한다)가 2022. 11. 9. 참가인과 전화 통화한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가 있었다기보다는 원고 대표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를 추가하고, 나머지는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참가인은 야구선수 출신으로, 원고는 참가인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야구아카데미의 독자적인 운영을 맡기기 위하여 참가인에게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많은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고 원고의 이사로 영입하였는바,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에게 인센티브 지급 조건의 변경을 요청하고 부산점 개설이 어렵다고 통보한 것이 해고의 의사 표시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는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고 원고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종료된 것이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 및 참가인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 대표가 참가인에게 인센티브 지급 조건의 불리한 변경을 요청하고 부산점을 개설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 종료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이다.
관련 법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인정사실
앞서 인정한 증거에 갑 제2, 6, 13호증, 을가 제5 내지 8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없으나 참가인은 원고 회사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회원 상담, 코칭, 홍보 및 영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2. 3. 1.자로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부산점 개설 및 인센티브 지급을 약속하며 2022. 3.부터 6.까지 월 급여로 2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2022. 6.경 부산점 개설 일정이 미뤄지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였고, 원고는 2022. 7. 이후 참가인에게 월 급여로 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인센티브로 2022. 8. 18.에 11,907,000원, 2022. 9. 18.에 8,870,5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2022. 10. 21. 금요일에 원고의 임직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하 ‘카카오톡 대화방’이라고만 한다)에 ‘내일부터 출근을 못 할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근무일인 2022. 10. 22.부터 2022. 10. 24.까지 출근하지 않았다(2022. 10. 25.은 화요일로 원고의 휴일이었다).
원고 대표는 2022. 10. 26. 참가인 및 다른 직원인 E과 면담을 하였는데, 원고 대표가 참가인과 E에게 부산점 개설을 포기하였다는 취지로 말하자 E은 원고 회사를 그 만두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자리를 떠났다.
참가인은 위 면담 이후에도 계속 출근하지 않았고, 2022. 11. 7.에는 원고의 임직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을 나갔다.
원고 대표는 2022. 11. 9. 참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를 마무리하고, 참가인이 보유한 주식을 정리해달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판단
앞서 인정한 증거에 갑 제16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보면, ① 비록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정식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는 않았으나 참가인의 근무장소, 근무시간 및 주휴일, 고정급, 업무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었고, ② 참가인은 원고 소속 근로자로서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③ 이사의 직함을 사용하였을 뿐 등기임원이 아니었으며 원고의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④ 원고 주식 6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 이외에 투자를 하였다거나 경영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고의 존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 이때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경위, 사직서의 기재 내용과 회사의 관행,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 또는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직서 제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15, 17, 19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고 원고가 이를 수리하여 종료되었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해고가 있다는 전제하에 그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일정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향후 개설될 부산점 운영을 맡기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고, 이것이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게 된 주된 동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서 업무를 시작한 이후에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인센티브 지급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부산점 개설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자 2022. 10.경 참가인이 원고 대표에게 부산점 개설에 대한 확답과 인센티브에 관한 자신의 요구사항을 수용해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원고 대표가 현 상황에서 부산점 개설이 어렵다고 통보하며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자, 참가인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① 참가인은 부산점 운영 이외에 원고 회사의 홍보 및 서울점 영업 관련 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었던 점,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교부한 근로계약서 초안에는 ‘기타사항 제5항’에서 부산점 오픈이 무산될 경우의 권리관계에 대하여 정하고 있는바, 원고와 참가인 모두 부산점 오픈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2021년 대비 2022년 원고 회사의 매출액 뿐만 아니라 비용 역시 증가하여 당기순손실액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하였던 점, ④ 그 밖에 원고 대표의 언동내용과 방식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참가인에게 인센티브 지급 조건의 변경을 요청하고 부산점을 개설하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이 사실상 참가인으로 하여금 퇴직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고, 또 부산점 개설이 무산되었다고 하여 참가인이 무조건 퇴사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원고 대표가 2022. 10.경 부산점 개설이 어렵다고 통보하며 참가인의 요청을 거절한 것을 두고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 다름없다고 평가할 수 없다.
한편, 사직이란 근로자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사용자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근로관계를 장래를 향하여 종료시키는 것으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사직할 수 있다. 사직의 의사표시는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확정적으로 표명되어야 할 것이나, 근로자의 행위나 태도 등에 의하여 묵시적 의사표시로서 추인될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2022. 10. 21.경 카카오톡 대화방에 ‘내일부터 출근을 못할 것 같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이후 3일간 출근을 하지 않고, 2022. 10. 26. 원고 대표와 면담을 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출근을 하지 않았으며, 2022. 11. 7.에는 카카오톡 대화방을 나가기까지 하는 등 2022. 10. 21. 이후 참가인이 취한 일련의 태도나 행동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스스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장래에 향하여 종료시키려는 사직의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 밖에 달리 원고가 근로조건의 변경 등을 강요 또는 강제하여 사직 의사가 없는 참가인이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참가인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인 원고 측에서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 대표가 2022. 11. 9. 참가인에게 전화를 걸어 ‘마무리 인사를 드리려고 전화를 했다, 2호점은 지금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라 모시기가 어려울 것 같다,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지 않겠나, 주식을 정리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 대표가 참가인에게 전화를 하게 된 경위, 통화 시점과 대화 내용, 참가인의 무단결근 이후에 이루어진 면담 자리에서 참가인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재차 드러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대표는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이후에도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것을 두고 원고가 일방적으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이 한 근로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수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