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0. 30. 선고 2023구합20651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0년경 설립되어 통신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6. 10. 5. 참가인에 입사하여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외선전공(케이블 설치)으로 등주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2022. 12. 20.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3. 3. 6.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5. 4. 원고와 참가인 사이 근로관계는 해고가 아닌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고, 원고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에게 갱신거절의 합리적인 사유가 있어 근로계약의 종료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D).

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3. 6.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8. 8.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이 2022. 11. 30.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 안내 공지를 하면서 이에 서명을 요청하였는데 원고는 이를 거절한 점, E 기사가 2022. 12. 20. 원고에게 “F 팀장이 원고에게 앞으로 일 없으니까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전해주래요”라고 말한 점, 참가인은 2022. 12. 20. 이후 원고에게 출근을 독려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 기사가 2022. 12. 20. 원고에게 한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고, 이러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해고 서면 통지의무와 취업규칙상의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것으로 부당한 해고이다.

2)

설령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2022. 12. 20.자 통지가 해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사업의 특성상 만 60세 이상의 근로자가 많은 점, 원고도 입사 당시 만 59세였고 이후 6년 이상 아무런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한 점, 원고 이외에도 만 60세 이상의 근로자들의 계약 갱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원고는 30년 이상의 전기숙련공으로 등주작업 이외에도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있는 점, 참가인이 원고에게 업무전환을 제안한 신호수 업무는 원래의 등주업무보다 급여가 40% 이상 감소하므로 원고가 그 업무전환 제안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나.

해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6, 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2. 12. 31. 그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음이 인정되고,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의 일방적 의사로 2022. 12. 20.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가)

참가인은 2022. 1. 3.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22. 1. 3.부터 2022.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22. 11. 30.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22. 12. 31. 만료된다는 점을 알리는 안내 공지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2. 12. 31. 이후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 없고, 원고에게 근로를 지시하지도 않았다.

나)

원고는 E 기사가 2022. 12. 20. 원고에게 ‘(참가인의 현장대리인인) F 팀장이 원고에게 앞으로 일 없으니까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전해주래요’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E 기사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E 기사는 장비사업자로서 참가인의 근로자도 아니고 원고의 상사도 아니라고 진술하였는바, E가 참가인의 직원도 아닌 점, 원고는 당시 참가인의 현장대리인인 F 팀장에게 E 기사가 전해주었다는 발언의 진의를 확인하거나 이의를 표시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는 않았던 점, 원고의 주장과 달리 참가인은 2022. 12. 13.경 주식회사 G로부터 비 또는 눈이 내리면 옥외작업 중지할 것을 요청받았고, 이에 참가인 소속 H 팀장이 2022. 12. 20. 오후 반장들에게 다음날인 21일에 비 또는 눈 예보가 있어 휴무한다는 점을 현장직원에게 전달할 것을 고지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22. 12. 20. 원고에게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판단

1)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은 인정됨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참가인은 주식회사 G와 사이에 1년 단위의 통신공사 수주 계약이 이루어지면 현장 근로자들에게 특별한 건강상, 제도상, 근무태도 등에 문제가 없는 경우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이 초심판정 단계에서 제출한 ‘2016년부터 매년 계약기간 만료자에 대한 갱신현황 및 갱신거절 사유’의 내용에 따르면 근로자 본인이 희망하거나 양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 외에는 모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던 점, ③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2016년부터 1년 단위로 매년 같은 조건, 같은 업무에 대해 6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등주작업을 하는 케이블 가설 업무)는 참가인의 사업에서 상시·계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인 점, ④ 참가인은 2023년도에도 주식회사 G의 협력사로서 케이블 가설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참가인과 사이의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그러나 참가인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음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4, 5, 7,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앞서 본 법리와 같이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바, 원고의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때를 기준으로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그 거절은 정당하고, 여기에 근로관계의 존속 중에 일방적으로 이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있어서의 ’정당한 이유‘, 즉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이를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 하겠다.

나아가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등 참조),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인 원고의 경우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2)

주식회사 G는 2022년 정보통신공사 평가기준을 개정하면서 ’적합성 평가(30점)‘ 항목 중 ’③ 공사현장 안전관리(10점)‘의 평가기준으로 ’60세 이상 등주 적발 시감점 1.0점‘을 추가한 사실, 이에 참가인은 2022. 4. 25. 안전교육 당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KT평가사항인 60세 이상 등주작업 금지조치로 인하여 버켓차량을 활용한 가공작업만 가능. 단, 고소작업대 조종자격 교육을 이수한 작업자 외에는 작업금지”를 공지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인정사실에 의하면 주식회사 G로부터 공사를 수주하여야 하는 참가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평가기준을 참작하여 미리 대비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60세 이상인 원고에게 등주작업을 계속하여 맡길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고소작업대 조종자격 교육을 이수하지는 않아 버켓차량을 이용한 작업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참가인은 위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2022. 11. 30.경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있던 원고에게 등주작업에서 신호수 업무로 직무 전환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제안을 곧바로 거절하였다(이에 관하여 원고는 신호수 업무의 경우 1일 단가가 10만 원 정도여서 임금이 40% 이상 감소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참가인이 제출한 ’신호수 견적서 및 임금내역‘에 따르면 1일 단가가 16만 원, 17만 원, 18만 원 등으로 등주작업을 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참가인의 신호수 업무 제안에 대한 원고의 거절은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없었던 합리적인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4)

원고는 등주작업을 하는 케이블 가설 업무, 신호수 업무 이외에 케이블 접속 업무를 할 수 있음에도 참가인이 이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통신케이블 접속을 잘못하는 경우에는 큰 손해가 발생하므로 고령의 근로자에게는 이를 맡기지 않고 또한 버켓에 탄 채 전봇대 위에서 작업하는 부분은 케이블 가설 업무와 다르지 않아 원고에게 제안할 수 있는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참가인의 주장을 수긍할 수 있다. 참가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케이블 접속 업무의 특성상 참가인 소속으로 케이블 접속 업무를 수행한 적이 없는 고령의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을 위하여 선뜻 케이블 접속 업무를 맡길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송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