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6. 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C D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9. 12. 13. D이라는 상호로 세종시 E에서 상시 근로자 약 9명을 사용하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21. 2. 1. 참가인과 수습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원으로서 근무를 시작하였고, 수습기간이 종료된 이후인 2021. 5. 1. 계약기간을 2021. 5. 1.부터 2021. 12. 31.까지로 하여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의 계약기간은 2022. 12. 31.까지로 연장되었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참가인과 세종시의 용역계약 체결
세종시는 2021. 1. 8. 세종시 F면‧G면‧H면 지역(이하 ‘F면 등 지역’이라고 한다)에 대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용역 계약 입찰 공고를 하며 용역계약기간을 3년으로 명시하였다.
참가인은 위 입찰에 응하여 낙찰자로 선정되었고 2021. 2. 1. 세종시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 2021. 2.부터 2023. 12.까지 세종시 F면 등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
참가인은 2022 12. 16.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22. 12. 31.자로 만료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원고의 구제신청 등
원고는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23. 1. 19.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3. 13.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업무 수행 중 차량 사고 발생 및 사고 허위 보고 등 참가인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3. 4.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6. 13.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가 제3, 4, 11, 12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있고, 참가인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며 그 사유도 고지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이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
원고에게 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근로관계는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정당하게 종료된 것이다.
가사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갱신 거절은 원고의 차량 관리 소홀 및 차량 훼손 행위(이하 ‘비위행위①’이라고 한다)와 원고의 업무지침 위반 및 사고 은폐 행위(이하 ‘비위행위②’라고 한다)로 인한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관련 법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인정사실
앞서 인정한 증거에 을가 제6 호증 내지 7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2021. 5. 1. 참가인과 체결한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가 2022. 3. 15. 참가인과 근로계약 연장 목적으로 체결한 기간제 근로계약의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2. 7. 22. 자신이 운행하는 차량의 배기가스 저감장치(DPF) 관리를 소홀히 하고, 계기판에 관련 경고등이 점등되어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차량이 손상되었다.
원고는 2022. 11. 8. 차량 운행 중 후방 유도원이 없이 후진하다가 정지되어 있던 포크레인과 충돌하여 운행 중이던 차량의 조수석 우측 발판을 파손하였다.
원고는 2023. 1. 14. 퇴직금을 수령하며 향후 임금 등 근로관계 관련 일반사항 일체에 관하여 민형사상 및 기타 법률상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확인하고 직접 서명을 하였다.
갱신기대권 인정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갑 제2, 5호증, 을가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적어도 이 사건 용역계약기간인 2023. 12. 31.까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참가인은 2021. 12. 31. 원고와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별다른 절차 없이 원고의 근로기간을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로 연장하였고, 같은 시기에 원고와 같이 이 사건 용역계약 수행을 목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른 근로자들의 계약 역시 갱신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2. 3. 15.자 연장계약서 제11조는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하면 본 근로계약은 자동적으로 해지되며, 원고는 별도의 통지 없이 당연 퇴직한다. (갱신기대권 없음)”이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21. 5. 1.자 근로계약서에는 ‘갱신기대권 없음’이라는 내용을 찾아 볼 수 없고, 위 연장계약서는 이미 계약이 연장된 이후에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원고가 근로시간, 연장근로, 업무내용 및 근무장소 변경에 관한 사항과는 달리 갱신기대권에 관한 내용은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서명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위 계약서 문구만으로 원고의 갱신기대권이 부정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입찰공고에는 "(계약상대자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와 관련한 다음의 내용을 이행하여야 하며, 위반 시 계약 해지·해제 및 향후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 상대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종사원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 근무 중인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여야 하며, 용역기간 중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여야 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이러한 용역 근로자 보호와 관련한 조건을 위반할 경우 “계약해지·해제 및 향후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참가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용역계약기간 3년간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는 세종시 F면 등 지역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등으로 참가인이 이 사건 용역계약을 수행하는 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하고, 이미 한 차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수행하는 모든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다른 절차 없이 계약이 연장된 바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적어도 용역기간 동안에는 근로계약이 유지되리라고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통보 이후인 2023. 1. 15. 퇴직금 정산내역을 확인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참가인이 계약 만료일인 2022. 12. 31. 원고에 대하여 사직서 작성을 요구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거절하였던 점, 원고가 2023. 1. 15.
퇴직금 지급을 위한 확인서 등 서류 4종에 서명을 할 당시에는 그 중 사직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사직서에 서명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바로 “부당해고를 다툴 사람인데 왜 사직서에 서명하게 했냐?”라고 따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그로부터 4일 후인 2023. 1. 19. 원고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를 하였다거나 근로계약 종료에 동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갱신 거절의 적법 여부
절차상 하자의 존부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비하여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 후 갱신 거절의 뜻을 통보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갱신 거절 사유로 주장하는 원고의 비위행위들만으로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비위행위①에 대하여 본다.
원고는 폐기물 수거원으로 채용되어 운전원 I와 한 조를 이루어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2. 5.경 I의 부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대형운반차량의 운전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참가인이 원고에게 차량 운행 시 주의할 점이나 차량 관리 방법에 대하여 알려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원고가 운행한 대형운반차량의 경우 저속 운행을 반복하여 수동으로 배기관의 그을음을 제거해주어야 하는데, 운전석에서 연소버튼을 주기적으로 눌러주기만 하면 간단하게 수동으로 그을음 제거가 가능하고 운전자가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면 쉽게 조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훼손된 차량을 수리하는데 약 141만 원이 소요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의도적으로 차량 관리를 게을리 하여 차량이 손상되도록 방치하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원고의 과실이 중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비위행위②에 대하여 본다.
원고가 후방유도원의 지시에 따라 후진하여야 한다는 업무지침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파손된 차량의 수리비가 약 33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사고가 경미하였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고 발생사실을 보고하면서 사고 당시 후방유도원이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는 하였으나, 사고 발생 및 그로 인한 차량 파손 정도, 수리내역 및 수리비에 대하여 사실대로 보고하였으므로 사고를 은폐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업무지침을 1회 위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무너졌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원고가 상습적으로 참가인의 업무지시 및 업무지침을 위반하였다거나, 생활폐기물 수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거나 게을리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소결론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 대하여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이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김성하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