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5. 16. 선고 2023나20697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관리단(이하 ‘원고 관리단’이라 한다)은 아산시 C에 있는 지하 6층, 지상 15층의 집합건물인 ‘A’(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구분소유자로 구성된 관리단이다.

2)

피고는 2018. 3.경부터 2020. 11. 8.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 집회에서 해임결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이 사건 건물의 관리인으로서 관리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나.

피고의 이 사건 건물 관리

1)

1차 H 상가조합은 2018. 3. 10.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 설립 및 관리단장, 임원 선임’을 안건으로 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 41명이 참석하고 214명은 위 조합을 통해 사전에 ‘피고를 관리단장으로 추천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한 가운데 원고 관리단의 설립을 선포하고 피고를 관리단장으로 선임하기로 의결하였다.

2)

피고는 2018. 6. 4. 아산세무서장으로부터 원고 관리단의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은 후, 원고 관리단의 관리인으로서 이 사건 건물의 관리업무를 수행해왔다.

3)

이 사건 건물은 위탁관리업체인 I이 이 사건 건물의 시행사였던 주식회사 J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었는데, I의 관리용역계약은 2020. 2. 29. 종료되었다.

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자치관리 개시

1)

D, K을 비롯한 이 사건 건물의 일부 구분소유자들은 2020년 2월경 피고의 관리업무 수행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다.

2)

비상대책위원회는 2020. 2. 26. 이 사건 건물에 ‘A관리단은 2020. 3. 1.부터 관리단에서 임명한 관리소장 및 용역요원으로 배치하여 진행할 예정이며 기존 I 소속 직원에 대해서는 인원 인수를 진행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2020. 2. 29. 피고를 직위해임하기로 결의한 다음 2020. 3. 1.부터 자체적으로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D은 2020. 3. 4. 내용증명으로 피고에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피고를 2020. 2. 29.자로 직위 해임하였으니 2020. 3. 13.까지 고유번호증의 명의를 이전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3)

D은 2020. 3. 1. E을 관리소 경리로, 같은 달 26. F을 관리소장으로 채용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 당시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다가, 2020. 5. 11.에 이르러 피고가 원고 관리단을 대표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E의 근로 시작일을 2020. 3. 1.로, F의 근로 시작일을 2020. 3. 26.로 각 소급하여 기재하고 근로기간의 종기는 기재하지 않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4)

비상대책위원회는 2020. 8. 21. 내용증명으로 피고에게 ‘자치관리를 하면서 관리비 징수에 어려움이 있어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직원급여, 소방관리 월보수금, 누수공사비 등을 D 본인의 자금으로 지급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 관리단의 계좌에 대한 지급 결제를 미루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로 지급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5)

비상대책위원회는 2020. 10. 24. 이 사건 건물의 구분소유자 중 56명의 동의를 얻어 이 사건 건물의 임시 관리단 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한 다음, 2020. 11. 8. 관리단 집회를 개최하여 관리규약을 제정하는 한편 피고를 관리단장에서 해임하고 K을 관리단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하였다.

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 통보

1)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다시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하고, 2020년 9월경 관리업체 입찰공고를 냈다. 그 결과 주식회사 G(이하 ‘G’라고만 한다)가 새로운 위탁관리 업체로 선정되어, 원고 관리단은 2020. 10. 16. G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2020. 10. 29.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원고 관리단 명의의 내용증명으로 ”관리단이 아닌 제3자가 임의로 채용한 사항으로 그간의 상황을 관리소 F에게 여러 차례 통보 및 노동부에 분쟁 시 조정실에서 여러 차례 통보했으나 관리단의 존재를 부정하고 근무자들에게 내용전달이 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됩니다.“, ”관리계약 체결 시관리단은 G에게 현재 근무자 중 단순보조직 근무자에 대해서 면담 후 우선채용여부를 결정할 것을 권고하였으니 별도 면담 실시 후 채용여부를 결정할 사항이니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G 면담 결과 채용이 결정되지 않은 근무자에 대해서는 2020. 11. 15.까지 급여 등을 정산하여 지출하겠다.“, ”채용이 결정되지 않은 인원은 2020. 11. 1.부터 관리소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근무종결 통보의견을 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3)

G 대표이사 L은 2020년 10월 말경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채용이 결정되지 않았음을 통보하면서 인수인계를 요청하였고, F은 2020. 12. 10. 관리비, 장기수선충당금, 선수관리비 등에 관하여 인수인계를 마쳤다.

마.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및 임금 등 지급

1)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10. 18.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임금체불 등을 진정하고,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2)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12. 원고 관리단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무종결을 통보한 것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는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2020. 10. 31.자 근로관계종료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 관리단은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발령하였다.

3)

원고 관리단은 2021. 5. 8. F에 대한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 18,165,725원과 E에 대한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 10,996,295원을 2021. 6. 30.까지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2021. 6. 30. 위 각 금액과 함께 해고예고수당 명목으로 F에게 4,019,138원을, E에게 2,411,483원을 각 지급하였다.

바.

피고에 대한 약식명령

피고는 2021. 11. 19.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사실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고약2613호로 벌금 3,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그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7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3, 5, 6, 8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 관리단 주장의 요지

피고는 G를 위탁관리 업체로 선정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령과 관리규약이 정한 절차를 전혀 준수하지 않았는바, 위와 같은 피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 관리단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과 해고예고수당 명목으로 합계 35,591,642원을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다. 즉 원고 관리단의 업무를 집행하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부당 해고함으로써 원고 관리단에게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발생시켰으므로, 피고는 원고 관리단에게 위 금액 상당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나.

관련 법리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사후에 법원에 의하여 그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당시에 단체의 대표자가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보아서 대표자 개인이 단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근로자를 해고할 당시의 객관적 사정이나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의 내용 또는 경중,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해고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상당한 근거가 있고, 이와 아울러 소정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해고를 한 경우라면 단체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 하였는지 여부는 통상의 합리적인 대표자를 기준으로 하여 해고의 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단체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간과하여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4895 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에서 본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 관리단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배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근로자들은 애당초 원고 관리단이 아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D이 원고 관리단을 대표할 권한 없이 임의로 채용하였던 것이다. 그 후 피고가 원고 관리단을 대표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당시 비상대책위원회가 피고의 직위해임 결의를 하는 등 피고의 대표자격 유무가 불분명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의 입장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 관리단에 의해 적법하게 고용된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관리를 이어오다가 G에 대한 위탁관리로 관리방법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G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채용을 거부하면서 발생한 것인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관리방법의 변경에 따라서 원고 관리단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직원들에 대한 고용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위탁관리 업체인 G가 이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 한 더 이상 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서, 이와 같은 고용 미승계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가 법리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위탁관리 업체인 G에 원고 관리단이 자치관리를 위해서 고용한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기존 근무 직원들에 대하여 고용승계를 요청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도 G와의 면담 결과 채용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통보하는 등 관리방식의 변경에 따른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 유지를 위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4)

그런데 G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제외한 단순보조직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고용을 승계하였지만,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는 채용 거절 의사를 표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가 G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지 말 것을 지시 또는 요청했다는 등 채용 거절에 개입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아보기 어렵다.

5)

오히려 위탁관리 업체인 G는 이 사건 근로자들인 관리소장 F, 관리소 경리 E은 경비원 등 단순보조직과는 근무형태, 업무내용, 급여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이러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고용 승계 여부를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G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를 거부한 이상 원고 관리단은 더 이상 이들과 고용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음이 명백하고, 이에 따라 피고가 이들에 대한 근로관계를 부득이 종료시킨 것인바, 이와 같은 제반 경위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절차를 지키지 않아서 대표자로서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배하였다고 탓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준(재판장) 유가형 이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