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3. 7. 선고 2023노169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CCTV 영상에는 피고인이 기름통을 차서 피해자의 무릎을 맞추는 장면이나 피고인이 양손으로 기름통을 들어 피해자에게 던지는 장면이 촬영되지 않았는데 이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원심 증인 E과 F의 각 진술 등은 소리를 듣고 짐작한 것에 관한 내용에 불과하거나 증언이 번복된 것이어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위와 같은 증거관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가 범행 다음날 바로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고소장 기재 내용에서부터 원심 법정의 증언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발로 차거나 던진 기름통으로 다리와 머리를 맞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해자와 E 및 F의 각 진술은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모순된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다 모두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인 점, 현장 사무실을 촬영한 CCTV에는 피고인의 폭행 장면이 촬영되지 않았으나 CCTV가 현장 사무실의 모든 움직임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그 밖에 피해자와 E 및 F의 각 진술의 증명력을 부정할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하여 보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절히 든 근거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차 피해자의 다리 부분을 맞추고, 양손으로 기름통을 들어 피해자를 향해 던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그와 같이 판단한 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차자신의 왼쪽 정강이 부위에 맞았다고 진술하였고, 특히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차 자신이 맞은 후 기름통이 옆으로 날아가 J의 등 쪽이 기름통에 살짝 스치듯이 맞았다고 진술하였다.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찬 이후 기름통이 피해자의 허리 정도 위치까지 높이 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지는데, 바닥에 떨어지면서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던 J의 등 부위에 닿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은 CCTV 영상과도 부합하여 피고인이 자신을 향해 발로 기름통을 차 자신의 정강이에 맞았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믿을 수 있다.

②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발로 찬 기름통이 피해자의 앞을 날아가면서 피해자가 몸을 앞으로 움츠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와 E 및 F는 모두 피고인이 피해자와 상당히 가까운 위치에 서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물건이 사람의 눈앞에 닿을 듯이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 사람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게 되고, 물건에 신체의 일부를 맞게 되는 경우 사람은 몸을 웅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피해자의 반응은 피고인이 발로 찬 기름통에 정강이 부위를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③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자신을 향하여 기름통을 던지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아니나, 기름통에 머리를 맞은 뒤 기름통이 자신의 오른쪽 옆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피고인이 자신에게 기름통을 던졌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였다. F는 원심 법정에서, 자리에 앉아 작업하고 있다가 옆에서 큰 소리가 나서 쳐다보고 있었으며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차 누군가가 맞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고, 피고인이 기름통의 손잡이를 쥐고 피해자를 가격하여 기름통이 날아갔던 것은 봤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CCTV 영상에 의하면, F는 에어컨 왼쪽에 앉아 일을 하고 있다가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찬 직후 고개를 돌려 피고인과 피해자가 있는 쪽을 쳐다보고, 이후 작업을 하다가 짧은 간격으로 여러 차례 쳐다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F가 피해자를 본 시점은 피고인이 발로 기름통을 찬 후이고, 그 후로 계속 피고인이 피해자를 혼내는 장면을 보고 있었으므로 F의 위와 같은 진술은 시간의 순서나 사건 내용의 진행 경과상 믿을 만하다. 비록 F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혼내는 장면을 모두 목격한 것은 아니나, F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내용의 상당 부분을 목격한 것으로 보이고,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1년 4개월이 경과한 뒤인 2023. 4. 21. 원심 법정에서 위와 같이 진술하였으므로 사소한 부분에 관한 진술이 실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

④

F는 원심 법정에서 진술할 당시에도 피고인의 직원이었으므로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는 동기도 있어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F는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였다. 이러한 점도 F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⑤

현장 사무실을 촬영한 CCTV는 ‘움직임 감지’ 시 녹화가 되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CCTV 카메라와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는 핸드폰을 조작하는 등 사소한 움직임도 모두 감지하여 녹화가 되고 있으나, CCTV 카메라로부터 비교적 먼 거리에 있던 피고인과 피해자가 있는 위치에서의 움직임을 모두 감지하여 녹화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G 영상은 14:47:50경 I이 피해자의 왼쪽에 놓인 에어컨 앞에 서 있고, E은 피해자의 오른쪽에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등지고 서서 일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끝나는데, 이후 R 영상은 14:49:18경 I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서 있고, E은 에어컨 앞쪽에 서서 일을 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또한 S 영상은 14:50:22경 피고인이 에어컨 앞에 서 있는 모습으로 끝났으나, 이후 T 영상은 14:50:38경 피고인이 에어컨의 왼쪽 끝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F 옆을 지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피고인과 I 및 E 등의 위치 이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CTV에는 그와 같은 움직임이 녹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CCTV 카메라가 사건 발생 당시 있었던 피고인과 피해자 등의 움직임을 모두 감지하여 녹화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CCTV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녹화되지 않았다고 하여 피해자와 E 및 F의 일관되고 일치하는 위 각 진술의 증명력을 배척할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안영화 이효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