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일괄 하도급 여부 부분(전체 계약에 관하여)
피고인 A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E과 각 공사별로 원도급 금액 대비 6 내지 55%의 하도급 금액 수준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일괄 하도급을 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 A 주식회사가 도급한 공사는 토목 관련 공사인바, 이는 시설물유지관리업을 업종으로 하는 주식회사 E이 수행할 수 없는 공사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제29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E의 건설업자 여부 부분(범죄일람표 순번1 내지 5 계약에 관하여)
이 부분 하도급계약의 체결 당시 주식회사 E은 건설업 면허가 없고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지 않았으므로, 하수급인이 등록 건설업자일 것을 전제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의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각 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주식회사는 토목, 건축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인 D은 위 회사 상무이사, 피고인 B, 피고인 C은 위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 D, 피고인 B, 피고인 C
건설업자는 그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주요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
피고인들은 2018. 7. 26.경 피고인 A 주식회사가 공사견적과 입찰내역 등에 관하여 주식회사 E의 도움을 받아 공사금액 2,614,310,000원에 낙찰 받은 평택시 F 소재 G내 '기존 노후 아스팔트도로 포장 보수공사'를 주식회사 E에 2,350,576,000원에 하도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9. 4. 19.경까지 6회에 걸쳐 피고인 A 주식회사가 도급받은 G 내 공사 전체를 주식회사 E에 하도급하였다.
피고인 A 주식회사
피고인의 사용인인 D, B,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피고인이 도급받은 건설공사 전부를 주식회사 E에 하도급하여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였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범죄일람표 순번1 내지 5 공사 부분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 본문은 "건설사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제96조 제4호는 "제2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하도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는 "'건설사업자'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 제29조 제1항에 의한 벌칙 적용은 등록 등을 한 건설사업자가 등록 등을 한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을 하는 경우에 한정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9972 판결, 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5도11634 판결).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 제96조 제4호 및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2호 ("하도급"이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도급하기 위하여 수급인이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의 각 규정의 문언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입법 목적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에서 말하는 '하도급한 자'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건설사업자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일괄하여 하도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 체결 시에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제4호위반죄는 기수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1도15681 판결).
검사는 피고인들이 범죄일람표 순번1 내지 5 각 기재 공사 전체를 주식회사 E(이하 '주식회사'를 생략한다)에 위 표 "범행일자" 란 기재 각 일시(2018. 7. 26. 순번1공사, 2018. 9. 1. 순번2 공사, 2018. 9. 7. 순번3 공사, 2018. 10. 11. 순번4 공사,2018. 10. 24. 순번5 공사)에 하도급 하였다고 공소제기 하였다[검사는 피고인 A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가 발주처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무렵 E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고 범행일자를 특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H는 2018. 7. 19. 개인 사업자로서 자기 명의로 피고인 회사의 상무이사 피고인 D과 사이에 순번1 공사의 도급에 관한 약정서를 작성한 후 2018. 9.경부터 그 공사를 실행한 사실, H는 시설물유지관리업 등록(2018. 6. 28.) 회사인 주식회사 BE을 배우자 P 명의로 2018. 12. 21. 인수하여 같은 날 상호를 E로 변경하였고, 2019. 1. 2. 상호와 대표자 등에 관하여 시설물유지관리업의 등록을 변경한 후 E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실(증거기록 1권 30~34,52~53, 3권 21~25)이 인정된다.
따라서 범죄일람표 순번1 내지 5 기재 각 범행일 당시 E은 존재하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주식회사 BE에 위 각 공사 전체를 하도급한 것은 아니며, E은 위 각 범행일 이후에 건설업자로 변경 등록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이 위 각 범행일에 등록 건설업자인 E에 위 각 공사를 하도급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범죄일람표 순번6 공사 부분
건설산업기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은 건설업자에 대하여 그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나 '부대공사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주된 공사의 전부'를 다른 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수급인이 발주자로부터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하수급인에게 하도급하는 경우 그 하도급이 위 금지규정에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도급금액과 하도급금액, 하도급금액이 원도급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외에도 발주자로부터 도급받은 전체 건설공사 및 하도급한 공사의 내용, 하도급한 공사가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하도급한 공사의 수급인과 하수급인이 실제 시공한 각 공사의 내역, 건설업자의 업종 등을 참작하여 주된 공사가 무엇인지를 확정한 다음, 주된 공사의 전부가 하도급 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두8198 판결 참조).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는 "'도급'이란 원도급, 하도급, 위탁 등 명칭과 관계없이 건설공사를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공사의 결과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12호는 "'하도급'이란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도급하기 위하여 수급인이 제3자와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고 규정하며, 제29조 제1항 본문은 "건설사업자는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을 다른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제29조 제1항 본문의 의미는, 원수급인이 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대부분에 대하여 하수급인이 이를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원수급인이 그 공사의 결과에 대하여 대가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가 범죄일람표 순번6 기재 공사의 전부 또는 주된 공사의 전부를 E에 하도급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 피고인 D은 G 계약처가 발주하는 범죄일람표 순번6 기재 'G 내 버스정류장신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낙찰 받으려고 하였다. 이 사건 공사는 버스정류장을 설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여 크게 우수·배수관로 설치, 돌과 잡초 제거및 나무 식재 등 작업인 'Civil Work', 기존 보도 제거 및 교체, 버스정류장 설치 작업인 'Architectural Work', 전기 작업인 'Electrical Work'로 구분된다(4권 1342~1343).
I는 AP 주식회사(이하 'AP'라 약칭한다)와 주식회사 AO(이하 'AO'라 한다)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견적서를 받고 이를 종합하여 작성한 견적서(DIRECT COSTSUMMARY, 1권 240~250)를 피고인 D에게 송부하였는데, 견적서에는 Civil Work, Architectural Work, Electrical Work 각 부분에 대한 직접 비용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고, 총 직접 비용은 202,075,424원으로 기재되어 있다(1권 240).
피고인 회사는 위 견적서의 총 직접 비용에 17,125,999원을 더한 금액으로 입찰하여 2019. 4. 1. 발주처와 사이에 계약금액 219,200,000원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1권 202).
㉡ I는 2019. 6. 25. 피고인 D에게 'BF'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는데, 그 내용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첨부와 같이 해당 업체의 견적서를 송부하오니 계약 체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AP 106,000,000원(VAT 별도), AO 10,000,000원(VAT 별도)"이라는 것이고, AP와 AO의 견적서 등이 첨부되었다(2권 499).
피고인 회사와 E 사이에 2019. 7. 1. 자로 작성된 하도급계약서에는 E이 이 사건 공사 중 '시설물 설치 보수(철골, 전기 제외)'를 공급가액 85,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93,500,000원)에 하도급 받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3권 331). 한편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공사 중 Shelter 공사 부분에 관하여는 2019. 6. 25. AP와 106,000,000원(5권785)의, 전기공사 부분에 관하여는 2019. 6. 25. AO와 10,000,000원(5권 787)의 각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 I는 '현장별 사기성 집행현황표'(3권 486)를 작성하였는데, 그중 이 사건 공사(순번2)에는 'E 귀속분 202,075,000원 92.2%', 'A 귀속분 17,125,999원 7.8% 합계219,00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 D이 2019. 8. 28. I에게 보낸 이메일의 첨부파일 정산서 중 이 사건 공사 부분(1권 317, 2권 456)에는 SUB CONTRACT202,000,000원, TOTAL CONTRACT 202,000,000원, PRIME CONTRACT 219,200,000원옆에 92.15%가 기재되어 있고, 별도로 'AP 하도급 106,000,000원, 1차 60,000,000원, 잔여 46,000,000원'이 기재되어 있다.
㉣ 위와 같이 I가 AP와 AO로부터 받은 견적서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사의 입찰에 필요한 피고인 회사의 견적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D에게 송부하고, 위 피고인은 그 견적서 금액에 일부 금액을 추가한 금액으로 입찰하여 발주처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인 회사는 I의 요청을 받고 AP, AO와 이 사건 공사 중 Shelter 공사, 전기공사에 관하여 각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인이 I에게 보낸 정산서의 PRIME CONTRACT(원도급) 옆에 'E 귀속분' 금액 '202,075,000원' 및 비율'92.2%'와 비슷한 'SUB CONTRACT 202,000,000원'과 '92.15%'가 기재되어 있는 점, I는 자신이 이 사건 공사 기간 중 피고인 회사 소속으로 되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E의 직원이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전부를 E에 하도급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에서 든 사실과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공사의 전부 또는 주된 부분의 전부를 E에 하도급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I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품질관리자로 일하였다. I는 피고인 회사에서 2014. 10. 1.부터 2015. 6. 30.까지, 2016. 6. 10.부터 2016. 10. 1.까지, 2018. 9. 1.부터 2019. 9. 1.까지 세 차례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한편 I는 2016. 12. 1.부터 2018. 8. 28.까지 BG에서 근무했고, 피고인 회사에서 건강보험자격을 상실한 이후인 2019. 9. 1.부터 2019. 11. 1.까지는 E, 2019. 11. 1.부터 2019. 12. 1.까지는 BH, 2019. 12. 1.부터는 다시 E에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I는 이 사건 공사 기간 피고인 회사에서 급여를 지급받았다(4권 1350~1356). I와 H는 I가 위 기간 실질적으로는 E의 직원이었으므로 피고인 회사에서 지급받은 급여 상당액을 피고인 회사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에서 공제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I 등이 작성한 '전체 현장 관기성 및 사기성 집행현황표'(5권 664쪽)에는 이 사건 공사와 순번4, 5공사의 공제금액 중 직원급여가 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공사 등에 관하여 I 등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I는 2022. 7. 26.경 피고인 D에게 이메일을 보내 2018. 9. 1.부터 2019. 8. 31.까지 피고인 회사에서 근무한 부분에 대하여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면서 미지급 시 근로기준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고, 2022. 8. 9.부터 2022. 8. 10.까지 피고인 D과 I 사이에 나눈 이메일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 D은 I의 연차 사용 날짜를 기록하여 두는 등 근태를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Q은 이 사건 당시 자신과 I는 피고인 회사의 직원이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고(5권 1444), E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AU 또한 같은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5권 1441).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I가 이 사건 공사 기간 전적으로 E의 직원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피고인 회사의 직원이거나 두 회사의 직원을 겸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품질관리자 I가 AP와 AO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이를 종합하여 입찰에 필요한 견적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D에게 송부한 행위, 위 회사들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라고 요청한 행위, 공사 작업을 관리한 행위가 전적으로 E의 행위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H는 I가 작성한 견적서 상의 금액에 추가된 17,125,999원이 면허 대여료 등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 피고인 회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AP의 대표이사 BI은 'I에게 이 사건 공사에 대해 들었고, 최종적으로 피고인 D과 상의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E에게서 업무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고(4권 1602), AO 대표이사 BJ 역시 '피고인 D과 상의하여 피고인 회사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E에게서 업무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4권 1602). I 또한 위 업체들이 피고인 회사와의 하도급계약 체결을 원하였다고 진술하였다(1권 352).
㉣ 이 사건 공사 중 공사의 비중이 더 큰 Shelter(가림막 설치 등) 공사는 AP가 하청업체를 통하여 수행하였고, 시설물유지관리업을 전문 건설업종으로 등록한 E이 이를 수행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다. AO는 이 사건 공사 중 전기공사를 수행하였다. H는 개인 사업자일 때부터 주로 G의 '토목공사'를 실행하였고(1권 151), 피고인 D은 이 사건 공사는 토목, 포장(E이 전체적으로 수행하는 공사)이 주된 공사가 아니었고 다른 하도급업체의 하도급이 필요한 공사였다고 진술하였다(1권 338). E이 제출한 하자보수보증서에도 계약명 '이 사건 공사 중 시설물 설치보수', 보증금액과 계약금액'93,5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1권 182), E의 하자보수 책임은 시설물 설치 보수 부분(전기, 철골 제외)에 불과할 뿐 이 사건 공사 전체를 포괄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E이 이 사건 공사 전체를 완성하기로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는 피고인 D의 진술, 즉 이 사건 공사에서 E은 바닥 공사를 맡았고, 가림막 공사는 철골업체인 AP가, 전기공사는 AO가 하였다는 내용(4권 1580)과도 일치한다. 따라서 E이 이 사건 공사의 전부 또는 주된 공사의 전부를 실행하기로 약정하였거나 이를 실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E이 피고인 회사와 이 사건 공사 전부에 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E이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 전체를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그 공사의 결과에 대한 대가로 E과 AP 및 AO의 하도급대금을 전부 합한 금액(이하 '공사대금 전액'이라 한다)을 피고인 회사로부터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어야 할 것이고, 또한 H 등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회사와 AP 및 AO 사이의 하도급계약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E이 공사대금 전액을 피고인 회사로부터 직접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거나, AP 및 AO와의 내부적·최종적인 계산으로 위 두 회사와 재하도급계약 등을 체결하여 그들의 이 사건 하도급 공사대금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인 회사는 AP, AO와 사이에 직접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위 두 회사에게 각각 세금계산서를 발행받고 하도급계약서 상의 해당 공사대금을 각각 지급하였다(5권 1216~1264). 이로써 피고인 회사와 위 두 회사 사이에 법률상 하도급관계가 성립하여 종결되었을 뿐이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피고인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 전체를 완성하고 그 대가로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H가 그 개인 명의로 피고인 D과 사이에 작성한 2018. 7. 19. 자 약정서(3권 29~31)와 2019. 1. 10. 자 자급운용합의서(3권 49)는 순번1 공사에 관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국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4항에서 본 것과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안영화(재판장) 이효선 신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