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이 법원 2022카합50400호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신청사건에 관하여 위 법원이 2022. 11. 10.에 한 가처분결정을 취소한다.
채권자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당사자의 지위
한국수자원공사는 한국수자원공사법에 따라 수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 관리하여 생활용수 등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고, 채무자는 2021. 9. 17. 설립된 한국수자원공사의 자회사이다.
채권자는 C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소의 설비 점검과 정비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이고, 현재도 위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채권자의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한 소송제기 등
채권자는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자신들의 근로형태가 한국수자원공사의 불법파견 등에 해당하므로 한국수자원공사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권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근로자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18가합106832, 이하 ‘이 사건 관련소송’이라 한다).
이 사건 관련소송 진행 중 채권자와 같은 파견근로자들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 주도로 노동자 측, 회사 측, 전문가 측이 모인 민간위탁 협의기구가 구성되었고, 위 협의기구는 2021. 5. 28. ‘수도, 댐 등 시설 점검정비 근로자’의 자회사 전환에 대하여 합의(이하 ‘2021. 5. 28.자 합의’라 한다)하였다. 2021. 5. 28.자 합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민간위탁 협의기구는 2021. 5. 28.자 합의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한 회의를 진행하였고, 2021. 12. 21.에는 최종적으로 ‘자회사 전환대상 및 채용방식’에 대한 기준을 정하였다(민간위탁 협의기구 제14차 회의결과, 이하 ‘2021. 12. 21.자 회의결과’라 한다). 그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채무자의 채용절차 진행 등
채무자는 2022. 4. 11. 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내고 2021. 5. 28.자 합의에 따라 채용절차를 진행하였는데, 전환·제한경쟁 채용의 경우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전형으로 진행되었고, 서류전형은 제출된 서류를 기반으로 적/부 판정만 하도록 정하였으며 면접전형의 경우 가점을 제외한 만점의 40% 미만인 경우 과락되도록 하여 부적격자를 배제하도록 하였다. 채무자의 채용공고문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고, 그 중 서류 제출방법에 관한 기재는 별지 기재와 같다.
채권자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따라 채무자에 입사지원을 하였다(채권자는 ‘1-1 전환채용’ 대상자이다). 그런데 채무자는 채권자가 제출한 ‘4대보험 자격득실확인서’가 ‘정부 24’를 통하여 발급한 서류가 아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급받은 서류라는 이유로 채권자에 대하여 1차 서류전형 탈락조치를 하였다.
채권자 등의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신청 및 근로자지위확인의 소 제기
채권자와 D은 2022. 9. 5. 채무자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채권자와 D은 2021. 5. 28.자 합의 및 2021. 12. 21.자 회의결과에 따라 채무자의 근로자로 전환·채용되었어야 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들에 대한 1차 서류 전형 탈락조치를 하였다’는 이유로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권자와 D이 채무자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2022. 11. 10. “채무자가 채권자와 D을 채용하지 않는 결정을 하는 것은 이들이 한국수자원공사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거나 정부 주도의 노·사·전 합의, 구체적으로는 2021. 5. 28.자 합의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로 좁게 해석하여야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급받은 ’4대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노·사·전 협의기구에서 정한 자격이 없다거나 서류 검증결과 지원자격에 부합하지 아니한 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아 채권자와 D은 채무자의 불합격 처분으로 인하여 직업을 상실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여 금전적인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보이는 점, 본안소송 또는 채무자의 채용절차를 통하여 종국적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때까지 채권자와 D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채권자와 D의 신청을 인용하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하였다.
채권자와 D은 2022. 9. 5. 이 사건 가처분 신청과 동시에 채무자 및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의 소 등을 제기하였다(대전지방법원 2022가합105515).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 경과
채무자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따라 2023. 1. 4. 및 2023. 2. 9. 각 채용공고를 하였고, 채권자를 제외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다른 채권자였던 D은 위 채용공고에 응시하였으며, 채무자는 D에 대하여 합격 결정을 하였다.
이에 D은 2023. 2. 1.자로 채무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채무자 회사에 근무하게 되었으며, D은 2023. 2. 10. 본안 소송(대전지방법원 2022가합105515)을 취하하였다.
채권자는 위 채용공고에 지원하여 합격통지를 받았으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당사자의 주장 요지
채권자의 주장 요지
채권자는 2021. 5. 28.자 합의 및 2021. 12. 21.자 회의결과에 따라 채무자의 근로자로 전환·채용되었어야 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채권자에 대한 1차 서류전형 탈락조치를 하였던 것인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의 취지에 따라 채권자는 채무자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채권자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따라 2022. 4. 11. 채용절차에 따른 임시의 근로자 지위가 있는 것으로 확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23. 2. 1.부터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있다는 계약은 임금, 근속기간, 개인연차, 향후 퇴직금, 승진 등에서 2022. 4. 11. 채용절차에 따라 2022. 10. 1.부터 근무하는 근로자들과 동등한 지위에 있지 아니한바, 2023. 2. 1.자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채무자는 근로계약 미작성시 인사에 있어서 불리한 대우를 하겠다고 하고, 진행 중인 모든 소를 취하하며 앞으로 민사나 형사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부제소합의를 강요하여 채권자는 근로계약 체결에 반대한 것이다.
이 사건 가처분결정 후의 채용절차는 단순한 “협의절차”에 불과하고, 채권자가 채무자의 2022. 4. 11.자 채용절차에 따라 채용된 자와 동등한 조건으로 대우하지 않은 이상 채무자의 위 협의절차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채권자는 계속 채무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채무자의 주장 요지
채무자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있은 후 이 사건 가처분결정 취지에 따라 채용 공고를 하여 채용하는 절차를 진행하였고, 채권자는 입사 기회가 있었지만 자의적으로 입사를 거부하였다. 이는 채무자에서 근무하지 않겠다는 채권자의 의사표시가 있었으므로 임시적으로라도 채권자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채권자는 이 사건 가처분 신청 당시 소속 회사에 계속 근무하고 있어 직업을 상실한 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채권자가 채무자의 불합격 처리로 인하여 직업을 상실한 상태에 있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은 유지될 수 없다.
채권자가 추후 본안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임금 차액 상당을 전보받을 수 있어 피해회복이 가능함에도,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채권자는 본안소송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을 초월하는 권리의 만족을 얻는 셈이 되어 보전처분의 부수성에 반하게 되고 채무자와의 관계에서 복잡한 법률 분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커 역시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
판단
관련법리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본안소송에 의하여 권리관계가 확정될 때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ㆍ잠정적인 처분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이와 같은 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특히 가처분채무자에 대해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의무를 부담시키는 만족적 가처분에 있어서는 피보전권리의 존재 및 보전의 필요성 등 가처분 요건에 관해 일반의 가처분보다 고도의 소명이 필요하다.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사유는 피보전권리의 존부 및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일체의 사유를 포함하므로 가처분 결정 이후에 발생한, 사정변경에 의한 가처분의 취소사유도 가처분 이의의 사유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09. 4. 28.자 2008마1897 결정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할 때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각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하는 가처분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채무자는 이 사건 가처분결정이 있은 후 채용절차를 진행하였고 이에 대하여 채권자는 채용절차에 응하기는 하였으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채무자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자회사로 그 특성상 모집, 채용 등 각 절차를 행함에 있어 관련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 이 사건 가처분결정 이후 바로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근로계약 체결일을 실제 근로 시작일보다 더 앞당길 수 없어 가장 빠른 일자인 2023. 2. 1.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채무자의 가처분 이후 채용절차 진행에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채권자는 2022. 4. 11.자 채용공고로 2022. 10. 1. 채용된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불리한 지위에 있게 되어 위 채용공고에 따른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지위보전가처분의 경우 임시로 지위를 설정하는 효과밖에 없는데, 4개월 정도에 그치는 근로기간의 차이로 인하여 채권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급여, 승진이나 근로조건이 종전에 채용된 근로자들에 비하여 1년 이상 뒤처지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본안 소송 이전에 채권자에게 임시지위를 인정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채권자는 2023. 2. 1.자로 채무자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음에도 그 대신에 원래의 소속 회사에 근무하는 것을 택하였는바, 이 사건 채용공고에 따른 채용에서 탈락한 것으로 인해 금전으로 전보되지 아니한 정신적 손해 등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현재 위 소속 회사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약 260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의 소(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가합407950)를 제기당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결론
따라서 채권자의 가처분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취소하고, 채권자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9. 18.
판사 강길연(재판장) 허인성 서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