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결정

대전지방법원 2023. 12. 26.자 2023카합50431 결정

주문

1.

채무자가 2023. 9. 13. 개최한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채권자들에게 한 별지 1 목록 기재 징계결의는 대전지방법원 2023가합205610 징계결의무효확인 청구사건의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

2.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채무자는 J단체을 소속 연합단체로 하여 대전광역시에 소재한 버스업체 또는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및 노동조합을 구성원으로 조직된 지역별 노동조합이다.

2)

현재 채무자는 산하에 12개 지부(대전시 소재 각 시내버스업체의 노동조합)를 두고 있으며(규약 제111조),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12개 지부 중 9개 지부(이하 ‘채권자 지부’라고 한다)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 자들이고, 동시에 채권자 A, B은 채무자의 부위원장이며, 채권자 C, E은 채무자의 회계감사이다.

3)

채권자 C, E을 제외한 채권자들은 2023. 5. 3. 개최한 채무자의 대의원 대회에서 채무자의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었다.

나.

채무자의 징계

1)

채무자는 2023. 9. 4. 채권자들이 2023년도 단체교섭을 위임하지 않거나, 단체교섭 위임을 철회하였음을 징계사유로 하여 ‘2023. 9. 13.자 중앙운영위원회’ 소집을 통지하였다.

2)

채무자는 2023. 9. 13. 중앙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3명이 참석한 상태에서 3명의 동의로 채권자들에 대하여 별지 1 목록 기재와 같은 징계결의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징계결의’라 한다),<1> 2023. 9. 14. 채권자들에게 징계결과를 통지하였다.

다.

관련 채무자 규약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2.

채권자들의 주장 요지

가.

이 사건 징계결의에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1)

중앙운영위원회는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성립하고,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하므로, 중앙운영위원 11명(위원장 및 12개 지부의 지부장 중 회계 감사 2인을 제외) 중 과반수에 해당하는 6인의 출석으로 회의가 성립하는데, 이 사건 징계결의는 중앙운영위원회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하자가 있다.

2)

채권자 A, B은 채무자의 부위원장이고, 채권자 C, E은 채무자의 회계감사로서 조합임원인바, 채무자 규약 제98조에 따라 징계기관은 선출기관인 대의원회이므로, 중앙운영위원회는 조합임원에 대한 징계권한이 부존재함에도 징계결의가 이루어진 위법이 있다.

3)

채무자 규약 제100조에 따르면, 징계가 있을 때에는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채권자들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나.

또한, 채권자 지부의 운영규약에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은 지부장에게 있고, 필요에 따라 채무자의 대표자인 위원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2023년도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채권자 지부 중 ‘L지부(지부장 채권자 A), M지부(지부장 채권자 B), N지부(지부장 채권자 D), O지부(지부장 채권자 F), P지부(지부장 채권자 I)’ 등 5개 지부는 단체교섭권을 채무자 대표자 위원장에게 위임하지 않았다. 또한, ‘Q지부(지부장 채권자 C), R지부(지부장 채권자 E), S지부(지부장 채권자 G), T지부(지부장 채권자 H)’은 채무자 위원장에게 지부의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였다가 철회한 것으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채무자 위원장에게 단체교섭권을 위임하지 않거나 위임을 철회하는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이 사건 징계결의는 역시 위법하다.

다.

이 사건 징계결의로 인하여 9개 지부의 지분운영에 대한 심각한 위험이 발생하였고, 채무자 조합의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를 완전히 상실시키는 결과가 되었으며, 채권자들에 대한 징계의 종류가 무기정권 및 3년의 유기정권으로서 지부장의 임기가 3년인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징계결의로 인하여 채권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것이 명백하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가.

피보전권리에 관한 판단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채권자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징계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

1)

징계 의결기관의 위법

앞서 살펴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채권자 A, B은 채무자의 부위원장이고, 채권자 C, E은 채무자의 회계감사로서 조합임원에 해당하므로, 이들에 대한 징계는 채무자 규약 제32조 제5, 11호, 제98조 제1항에 따라 대의원회에서 이루어져야 함에도, 채무자는 중앙운영위원회 의결로 위 채권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결의를 하였으므로, 위 채권자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결의는 징계 권한이 없는 기관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다.

2)

의사정족수의 미충족

가)

관련 법리

민법 제74조는 사단법인과 어느 사원과의 관계사항을 의결하는 경우 그 사원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74조의 유추해석상 민법상 법인의 이사회에서 법인과 어느 이사와의 관계사항을 의결하는 경우에는 그 이사는 의결권이 없다. 이 때 의결권이 없다는 의미는 상법 제368조 제3항, 제371조 제2항의 유추해석상 이해관계 있는 이사는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으나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이사의 수에는 포함되고, 다만 결의 성립에 필요한 출석이사에는 산입되지 아니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다1521 판결 참조).

한편, 사단법인의 총회에 관한 규정은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경우에도 준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2. 9. 14. 선고 91다4683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설령 채권자 A, B, C, E에 대한 징계기관에 관한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 채권자들을 포함한 채권자들 전부에 대한 이 사건 징계결의는 규약 제45조에 따라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앙운영위원 11인(위원장 및 12개 지부의 지부장 중 회계감사 2인 제외) 중 6인의 참석으로 회의가 성립하고, 규약 제48조에서 조합 및 지부의 특정 조합원에 대하여 의결할 경우 해당 당사자는 표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중앙위원의 수에는 포함되고, 다만 결의 성립에 필요한 중앙위원에는 산입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인바, 이 사건 징계결의가 이루어진 중앙운영위원회에 출석하여 결의에 참여한 위원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3명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징계결의는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

이에 대해 채무자는 채권자들이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점을 이용하여 고의로 징계절차를 무시하면서 의사정족수 미달을 노려 참석을 거부하는 민법상 반사회질서 위반행위를 하였으므로, 의사정족수 미충족의 하자가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다수결 제도를 취하고 있는 회의체에서 의사정족 수는 회의체의 의사진행이나 의사결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출석자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회의는 본래 그 구성원 전부가 출석하여 열어야 하나 언제나 전부 출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정한 수의 구성원이 출석하면 회의를 열고 회의체의 의사결정으로 인정하자는 것이 의사정족수를 정하는 이유인바,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결의를 했다면 그 결의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회의체의 이해관계인이 과반수라 하여 의사정족수 충족 여부를 달리 판단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회의체를 구성하는 구성원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회의체에 출석하여 거부하는 표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나, 회의체에 출석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그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는 것인바, 회의에 출석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이를 반사회질서 위반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채무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채무자의 총회 추인으로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채무자는 이 사건 징계결의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도 채무자가 2023. 11. 20.자 총회에서 채권자들에 대한 징계를 추인하였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주장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16조 제1항에서 “다음 각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7조 제1항에서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총회와는 별도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고 총회의 의결사항과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총회가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해진 사항을 곧바로 의결하는 것은 규약에 반한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두6063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채무자 규약 제21조는 피고의 기관으로 총회, 대의원회, 중앙운영위원회를 각 규정하고 있는 점, ② 규약 제24조는 총회의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제32조는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5조는 중앙운영위원회의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바, 총회와 대의원회, 중앙운영위원회의 기능이 규약에 의하여 명확히 구별되어 있는 점, ③ 규약 제32조는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조합임원(부위원장 및 회계감사)의 징계와 복권에 관한 사항‘를 규정하고(제11호), 제35조는 중앙운영위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조합원 징계 및 복권 사고지부 판정에 관판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제14호), 제98조는 조합 임원의 징계는 해당 선출기관의 재적인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 날인한 징계건의서를 조합에 접수시켰을 때 선출기관에서 할 수 있고(제1항), 지부 임원의 징계는 중앙운영위원회 또는 해당 선출기관에서 할 수 있으며(제2항), 조합원의 징계는 중앙운영위원회 또는 지부운영위원회에서 징계할 수 있다(제3항)고 규정하여 그 징계기관을 명확히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총회가 채무자의 최고 의결기관이라고 하더라도 권한분장의 취지로 분화되어 있는 다른 기관인 대의원회나 중앙운영위원회의 권한사항을 의결할 수는 없음에도 대의원회와 중앙운영위원회에 대한 사항에 관하여 추인 결의를 한 것이므로, 이로써 이 사건 징계결의가 적법하게 추인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채무자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징계결의의 효력이 유지될 경우, 채권자들에 대한 징계 내용은 무기정권 및 3년의 유기정권으로 규약 제101조에 따라 그 권한이 징계기관의 결의로 복권 또는 해제될 때까지 조합원 및 조합임원 내지 지부장으로서 권한이 박탈당하거나 적어도 지부장의 임기인 3년 동안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회복이 불가능한 손해라고 보이는 반면, 이 사건 징계결의의 효력이 정지되었다가 추후 본안소송에서 이 사건 징계결의가 유효하다고 판명될 경우 채무자로서는 그때부터 다시 채권자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집행할 수 있는바,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

4.

결론

따라서 채권자들의 신청은 모두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3. 12. 26.

판사 강길연(재판장) 허인성 최광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