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49,456,904원 및 그중 202,125,404원에 대하여는 2023. 12. 22.부터, 29,000,000원에 대하여는 2023. 12. 22.부터, 18,331,500원에 대하여는 2024. 1. 1.부터 각 2026. 4. 1.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쳐서 그중 90%는 원고(반소피고)가, 10%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고온 · 고압 반응기 및 산업용 탱크 설계 및 제작업, 화학 자동화설비 및 실험장치 설계 및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주식회사 B은 산업용 기초화학물 제조업, 전자재료 재료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이 사건 소 계속 중인 2024. 10. 2. 피고에 흡수합병되어 해산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이하 소송수계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고 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 체결 등
누체필터 등 관련
원고와 피고는 2021. 4. 5. 원고가 피고에게 누체필터(Nutche Filter),<1> 증류 시스템(Distillation System),<2> 온도조절 패키지 시스템(Utility Temp. Control Package System)<3>(이하 합쳐서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이라고 한다)을 6억 5,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갑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제1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여기에서 "갑"은 피고, "을"은 원고를 각 지칭한다).
피고는 이 사건 제1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2021. 5. 10. 계약금 214,5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의 금액은 별도로 표시하지 않는 한 같다), 2021. 7. 9. 1차 중 도금 178,750,000원, 2021. 7. 30. 2차 중도금 및 잔금 일부 2억 2,000만 원을 각 지급하여 합계 613,25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21. 10. 12. 계약금액을 611,05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672,155,000원이다)으로 변경하는 등 이 사건 제1 계약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였고, 그 무렵 원고는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설치를 완료하였다.
필터 드라이어 시스템 관련
원고와 피고는 2021. 5. 15.경부터 필터 드라이어 시스템(Filter Dryer System)<4>의 공급과 관련하여 사양, 일정 등을 논의하였고, 원고는 2021. 6. 30. 피고에게 필터 드라이어 시스템에 관하여 공급금액을 683,253,000원으로 하는 견적서를 제시하였다.
원고는 2021. 10. 25. 피고에게 필터 드라이어 시스템 E 모델(이하 'E'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공급금액을 220,629,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하는 견적서 및 필터 드라이어 시스템 F 모델(이하 'F'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공급금액을 330,074,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하는 견적서를 보냈고, 그 이후 E 및 F을 설치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F 공급대금으로 2021. 11. 10. 99,000,000원, 2021. 12. 20.165,000,000원을 각 지급하여 합계 264,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2. 2. 15. 피고에게 F에 관하여 공급금액을 3억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한 최종 견적서를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10, 17, 18, 23, 24호증, 을 제1, 3,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감정인 D에 대한 2023. 9. 26. 자 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본소 청구에 관하여 1) 원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누체필터 등, E 및 F에 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공급 및 설치를 완료하였다. 그런데도 피고는 각 공급계약의 대금 일부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합계 367,596,900원(= 이 사건 누체필터 등 공급대금 중 잔금 58,905,000원 + E 공급대금 242,691,900원 + F 공급대금 중 잔금 66,000,000원)<5>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E에 관해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고, 설령 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원고가 공급한 E에 수리가 어려운 하자가 존재하여 계약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그 계약은 피고의 계약 해제 의사표시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이 사건 제1 계약의 경우 아래 나. 1)항에서 보는 것처럼 증류 시스템 부분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됨에 따라 오히려 피고가 원고로부터 원상회복금을 받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F 공급대금 중 잔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위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갖는 원상회복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하고 나면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은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하여
피고 원고가 공급한 증류 시스템(이하 '이 사건 증류시스템'이라고 한다)에는 진공이 유지되지 않는 하자가 있고, 이는 화학사고를 발생시키는 등 안전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은 피고의 계약 해제 의사표시에 의하여 해제되었다.<6>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원상회복으로 피고가 지급한 이 사건 제1 계약의 공급대금(613,250,000원) 중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누체필터 및 온도조절 패키지 시스템 부분의 공급대금(361,667,037원)을 초과하는 금액(251,582,963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반환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F 공급대금 잔금 6,6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이를 위원상회복금과 상계 처리하면 결국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원상회복금은 202,125,404원이 된다. 그리고 피고는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하자를 보수하기 위해 3,190만 원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원고는 민법 제390조에 따라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제1 계약에서 정한 기간 내에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제1 계약 제9조에 따라 계약금액의 5%에 해당하는 30,552,500원(= 611,050,000원× 5%)을 지체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합계 264,577,904원(= 원상회복금 202,125,404원 + 손해배상금 31,900,000원 + 지체상금 30,552,5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원고
피고는 원고가 공급 · 설치한 이 사건 누체필터 등에 관하여 검수를 마치고 사용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증류시스템의 하자는 보수가 가능한 하자로서 그로 인해 계약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을 해제할 수 없다.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하자 보수비용 3,190만 원이 원고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하자를 보수하기 위한 적정한 비용인지 여부가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위 금액을 손해로 인정할 수 없다.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제1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상호 간 협의를 통해 사양, 계약금액 등을 수차례 변경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계약기간 내에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지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본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누체필터 등 관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제1계약에 따른 공급대금 672,155,000원 중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613,25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58,905,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해제 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주문에 따라 자기 소유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물건을 공급하기로 하고 이에 대하여 상대방이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이른바 제작물공급계약은, 그 제작의 측면에서는 도급의 성질이 있고 공급의 측면에서는 매매의 성질이 있어 대체로 매매와 도급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그 적용 법률은 계약에 의하여 제작 공급하여야 할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에는 매매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만, 물건이 특정 주문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인 경우에는 당해 물건의 공급과 함께 그 제작이 계약의 주목적이 되어 도급의 성질을 띠게 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다56685 판결 등 참조).
도급계약에서 일의 완성에 관한 주장 · 증명책임은 일의 결과에 대한 보수의 지급을 구하는 수급인에게 있다. 제작물공급계약에서 일이 완성되었다고 하려면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일응 종료하였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목적물의 주요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개별적 사건에서 예정된 최후의 공정이 일응 종료하였는지 여부는 수급인의 주장에 구애됨이 없이 당해 제작물공급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등 참조).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였으나 채무의 내용에 따른 완전한 이행을 하지 못한 불완전이행의 경우, 그 하자가 중대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면 계약해제권이 발생하는데, 완전이행(추완)이 가능하다면 이행지체에 준하여, 완전이행(추완)이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한 경우에는 이행불능에 준하여 계약 해제의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
하나의 법률행위의 일부분에만 해제사유가 있더라도 그 법률행위가 가분적이거나 그 목적물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그 나머지 부분이라도 이를 유지하려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그 일부만의 해제도 가능하며, 그 일부의 해제는 법률행위의 일부에 관하여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다21509 판결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제1 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주문에 따라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을 제작하여 공급하고, 이에 대해 피고가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작물공급계약으로, 그 목적물인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은 특정의 주문자인 피고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이므로 도급의 성질을 띠게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법원의 감정인 D(이하 '감정인'이라고 한다)에 대한 2025. 4. 7. 자 감정보완촉탁 결과에 의하면, 1 감정인은 'Digital Gauge(Super Bee) 수치상 72시간 동안 1Torr(1,000mTorr)를 상승하지 않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이 사건 증류시스템의 진공도를 측정하였는데, 위 기준은 '24시간 기준 330mTorr 이하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제품의 순도 저하 및 산소 접촉으로 인한 폭발 및 화재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근거로 설정된 사실, 2 교반기<7>를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공도를 측정한 1차 실험에서는 '적합' 판정이 나온 반면, 교반기를 가동한 상태에서 진공도를 측정한 2차 실험에서는 진공이 유지되지 않고 씰의 구동 소음이 커서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고, 3차 실험및 4차 실험의 경우 재차 교반기를 가동하지 않고 진행하였지만 진공이 유지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사실, 3 감정인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증류시스템의 진공도가 유지되지 않는 것이 교반기의 씰 문제라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하여 '정상적인 가동 상황이라면 교반기를 가동해야 하고, 이 사건 증류시스템과 연결된 각종 배관부 및 온도계, 안전변 등 연결 부위에서도 누설의 우려가 항상 존재하고 있는바 씰에 문제가 없더라도 실제 가동 상황에서 진공을 유지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증류시스템에서 진공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 것은 단순히 교반기 씰 등 소모품의 문제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폭발 및 화재사고의 발생 등 안전과 직결되는 사항으로서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피고는 이 사건 증류시스템을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는 이 사건 증류시스템과 관련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춘 제작물을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을 해제한다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3. 12. 20. 자 준비서면이 2023.12. 21.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은 피고의 2023. 12. 20. 자 해제 의사표시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한편, 이 사건 제1 계약에 따른 공급대금 672,155,000원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이 310,487,963원(= 282,261,785원 + 부가가치세 28,226,178원), 누체필터 및 온도조절 패키지 시스템 부분이 361,667,037원인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별다른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8>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계약에 따른 공급대금으로 위 361,667,037원을 초과하는 613,250,000원을 이미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해제 항변은 이유 있고,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공급대금 잔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E 관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등 취지 참조).
일반적으로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러한 의사표시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어떠한 경우에 묵시적 의사표시를 통해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는 당사자들이 취한 일련의 행위 또는 용태, 묵시적 합의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그 합의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다3076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6, 7, 8, 15, 16, 19, 21, 22, 25, 26, 27, 29, 30, 3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E의 구체적인 사양, 수량, 견적금액 등이 기재된 견적서를 제시함으로써 E 공급에 관한 청약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E을 공급받음으로써 위 청약에 관하여 묵시적으로 승낙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E 공급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제2 계약'이라고 한다)이 성립하였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계약에 따른 공급대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E 공급과 관련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서가 작성된 적은 없지만, 피고는 2021. 5.경부터 원고에게 일정표(Master Schedule)를 보내며 그 일정에 맞춰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E 제작에 착수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수시로 E 제작 및 설치 일정을 보내거나 작업 진행 현황을 공유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는 원고와 회의를 하거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의견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2022. 1.경 피고의 요청에 따라 당초 설치하였던 E을 철거한 뒤 재설치하기로 하고, 그 대금으로 6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받기도 하였다(갑 제22호증).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요구하는 절차에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철거및 재설치를 해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경위가 어떻든 간에 E 공급에 관한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재설치를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원고는 당초 2021. 6. 30. E와 F을 구분하지 않고 필터 드라이어 시스템 전체에 관한 견적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시하였다가, 피고의 요청에 따라 F에 관하여 우선적으로 계약하기로 하면서 2021. 10. 25. E과 F 각각에 대한 견적서를 작성하여 다시 피고에게 제시하였는데, E에 관한 견적서(갑 제17호증, 이하 '이 사건 견적서'라고 한다)는 공급대금을 220,629,000원으로 정하면서 이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별로 그 내용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견적서를 받은 뒤 그 견적서에 기재된 대금에 관해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2021. 10. 29.부터 2022. 7.경까지 수개월간 피고와 후속 일정을 조율하거나 피고에게 하자 보완과 조속한 진행 및 마무리를 요구하였을 뿐이다. 2022. 4. 4.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E 공급대금 및 이전 · 설치대금과 관련하여 세금계산서 발행 및 대금 지급 일정을 알려 줄 것을 요청하면서 '피고가 별도의 통보를 하지 않으면 이번 주 중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예정'임을 명시한 이메일을 보냈는데(갑 제27호증), 이에 대해서도 피고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고는 이 사건 견적서상 원가가 실제 투입한 비용에 비해 과다계상되었음을 지적하며 '이 사건 견적서상 견적금액대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견적서를 제시받은 이후 이 사건 본소가 제기되기 전까지 원고에게 공급대금 산정의 오류 내지 불합리성을 전혀 주장한 바 없고, 이 사건 본소 계속 중인 2023. 9. 26. 감정인의 감정서가 제출된 이후에야 비로소 위와 같은 주장을 하기 시작한 점 등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견적서상 공금대금이 객관적으로 과다하게 산정된 측면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공급대금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의 해제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제2 계약에 따라 제작 · 공급하기로 한 E은 피고의 수요에 맞추어 일정한 사양으로 특정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제2 계약 역시 대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제작물의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도급의 성질을 띠고 있다.
감정인의 감정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09다84608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의 감정인에 대한 2023. 9. 26. 자 감정촉탁 결과 및 각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감정인은 원고가 공급한 E의 코팅 부분 들뜸 현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네 차례에 걸쳐 의견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1 E의 코팅 부분에 들뜸 현상이 발생하였더라도 그 코팅 면을 모두 제거하고 다시 코팅한 다음 '조립부에서도 코팅 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처리'가 이루어지면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2 코팅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E의 경우 코팅의 정상적인 수명은 약 1년으로, 재코팅 후 곧바로 손상되는 등 정상적인 수명보다 훨씬 짧은 경우에는 코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초기 제조공정의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채택한 증거, 을 제7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공급한 E의 코팅 부분에 들뜸 현상이 발생하여 재코팅을 하였지만 코팅이 다시 손상된 사실과 그로 인해 피고가 위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주기적으로 코팅만 하면 된다고 주장할 뿐 '재코팅 후 조립부의 코팅 부분이 손상되지 않도록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아무런 주장 · 증명을 하고 있지 않다(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그동안 원고가 시도해 보았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공급한 E에는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지 못한 하자가 있고 그 하자가 중대하여 당초 피고가 이 사건 제2 계약으로 예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제2 계약에서 정한 대로 E을 제작하여 그 결과물을 피고에게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제2 계약을 해제한다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3. 12. 20. 자 준비서면이 2023. 12. 21.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제2 계약은 피고의 2023. 12. 20. 자 해제 의사표시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해제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F 관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F에 관하여 공급대금을 3억 3,000만 원으로 하는 계약이 체결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계약에 따른 공급대금 3억 3,000만 원 중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2억 6,4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6,600만 원(= 3억 3,000만 원 - 2억 6,4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본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9. 3.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의 해제로 인해'251,582,963원 및 2021. 7. 30.부터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 상당의 원상회복채권'을 갖는다는 점은 아래 4. 가.항에서 보는 바와 같다.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 쌍방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민법 제492조 제1항). 민법 제492조 제1항에서 정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고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493조 제2항).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채무는 상계적상 시에 소급하여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하게 되므로, 상계에 따른 양 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 충당은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그 시점 이전에 수동채권에 대하여 이자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 경우 상계적상 시점까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계산한 다음 자동채권으로써 먼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소각하고 잔액을 가지고 원본을 소각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다25946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8751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원상회복채권은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이 해제된 2023. 12. 21. 이행기가 도래하였고, 위 1)항 기재와 같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공급대금채권은 그 이전에 이행기가 도래하였으므로, 위 각 채권은 2023. 12. 21. 상계적상에 있게 된다. 위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공급대금채권은 71,153,425원[= 원금 6,600만 원 + 지연손해금 5,153,425원{= 6,600만 원 × 6% × 475일(2022. 9. 3. ~2023. 12. 21.)/365일}<9>],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원상회복채권은 287,769,554원[= 원금251,582,963원 + 법정이자 36,186,591원{= 251,582,963원 × 6% × 875일(2021. 7. 30.~ 2023. 12. 21.)/365일}]이 되고, 피고가 2023. 12. 20. 자 준비서면 및 2025. 12. 9.자 반소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의 송달로써 피고의 위 원상회복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공급대금채권을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공급대금채권은 상계적상일인 2023. 12. 21.에 소급하여 피고의 위원상회복채권 중 71,153,425원(법정이자 36,186,591원, 원금 중 34,966,834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되어 전부 소멸하였다[이로써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원상회복채권 원금 은 2023. 12. 21.을 기준으로 216,616,129원(= 251,582,963원 - 34,966,834원)이 남게 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상회복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이 2023. 12. 21. 해제되었음은 위 3. 가.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제1 계약에 따른 공급대금 672,155,000원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 공급대금이 310,487,963원, 누체필터 및 온도조절 패키지 시스템 부분 공급대금이 361,667,037원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제1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급받은613,250,000원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공급대금 361,667,037원을 초과하는 금액인 251,582,963원(= 613,250,000원 - 361,667,03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최종 지급일인 2021. 7. 30.부터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3. 다.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원상회복채권은, 피고의 상계항변이 인용됨에 따라 그중 71,153,425원(법정이자 36,186,591원, 원금 중 34,966,834원)이 원고의 F 공급대금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되어, 상계적상일인 2023. 12. 21.을 기준으로 원금 216,616,129원(= 251,582,963원 - 34,966,834원)이 남게 되었다. 한편 피고는 원상회복청구로 원금 202,125,404원 및 이에 대한 2022. 9. 3.부터의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10> 2022. 9. 3.부터 상계적상일인 2023. 12. 21.까지 발생한 원상회복금에 대한 법정이자는 위 상계로 소멸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원상회복금 중 피고가 구하는 202,125,404원 및 이에 대하여 상계적상일 다음 날인 2023. 12. 22.부터의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자 보수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을 제4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감정인에 대한 2023. 9. 26. 자 감정촉탁 결과 및 2024. 8. 31. 자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1 이 사건 누체필터 등에 배관 설치 문제로 인한 증류 시스템의 증기(Vapor) 상승 시 응축현상 발생, 증류 시스템의 딥파이프(Dip Pipe) 설치방법상 문제, 안전변의 누설 발생, 볼트의 도금 처리 불량으로 인한 녹 발생, 진공라인에서 역으로 오일이 흘러내리는 문제, 자동운전 기능 미동작, 열유/냉유 탱크레벨 게이지 미설치, 배관부 등의 누설 발생과 같은 하자가 발생한 사실, 2 그로 인해 피고는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와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보수에 관하여 공사금액을 2,9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G에 2023. 3. 31. 957만 원, 2023. 7. 20. 1,276만 원, 2023. 9. 28. 957만 원 합계 3,190만 원을 지급한 사실, 3 감정인은 위와 같이 피고가 하자 보수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이 적절하다는 의견을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위 보수비용에 원고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하자를 보수한 비용도 포함되어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피고가 위 하자 보수비용을 지출한 경위(피고의 현장에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이 설치된 이후 2022. 8.경까지 원고가 보완 작업을 하였지만 계속해서 기술상 문제가 발생하여 시운전도 진행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피고는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지 못하다가 2023. 2.경에 이르러서야 스스로 외부 업체에 하자 보수공사를 의뢰하여 보수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개별 하자 항목에 관한 감정인의 의견(2023. 9. 26. 자 감정서 8~9쪽 참조) 등을 종합하면, 위 1) 1항 기재 하자들은 모두 설계 또는 시공상의 하자라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는 피고가 지출한 비용 중 구체적으로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지 않은 하자 보수비용이 어떤 것인지도 전혀 특정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피고가 지출한 하자 보수비용2,900만 원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인정할 수 있다.
다만, 피고는 'G에 지급한 부가가치세 상당액'도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하여 구하고 있는데, 수급인의 도급공사상 하자로 인하여 하자 보수를 요하는 경우에 도급인이 부가가치세 과세사업자로서 그 하자 보수에 소요되는 부가가치세를 자기의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거나 환급받을 수 있는 때에는 그 부가가치세는 실질적으로 도급인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게 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위 부가가치세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39511 판결 등 참조), 현실적으로 도급인이 부가가치세액을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거나 환급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가능성이 있는 경우까지도 포함한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1다210195 판결 등 참조). 피고가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로서 하자 보수를 위해 G에 지급한 부가가치세가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7호에서 규정한 '면세사업과 관련된 매입세액' 등에 해당하여 이를 피고의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거나 환급받을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 증명이 없는 이상, 하자 보수에 소요되는 부가가치세액 상당액(290만 원)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는 'G에 최종적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한 2023. 9. 2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는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이행청
법원 2021. 8. 12. 선고 2021다210195 판결 등 참조). 피고가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로서 하자 보수를 위해 G에 지급한 부가가치세가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7호에서 규정한 '면세사업과 관련된 매입세액' 등에 해당하여 이를 피고의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거나 환급받을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 증명이 없는 이상, 하자 보수에 소요되는 부가가치세액 상당액(290만 원)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는 'G에 최종적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한 2023. 9. 28.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는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하자 보수비용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담긴 2023. 12. 20. 자 준비서면 송달일 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피고가 원고에게 그 이전에 이행청구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 증명이 없다).
지체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지체상금 지급의무의 발생 이 사건 제1 계약의 납품기한이 2021. 6. 30.까지인 사실, 이 사건 제1 계약이 계약금액의 5%를 초과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납품이 지연된 1일당 계약금액의 0.5/1,000(0.05%)를 지체상금으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누체필터등의 설치를 2021. 10. 12.에 완료하였다는 원고 주장(원고의 2024. 5. 21. 자 준비서면 2쪽 참조)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납품을 지체한 일수는 104일이고(이 사건 제1 계약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원고가 부득이한 사유로 납품기간 내에 납품을 하지 못한 경우 피고는 원고의 서면 요청에 의하여 전체 납품 만료 전에 납품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절차와 요건을 갖추어 납품기한이 연장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전혀없다), 원고의 귀책사유 없이 납품이 지체되었다는 등 이 사건 제1 계약 제9조 제3항에서 정한 지체상금 면제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 이를 기초로 지체상금을 계산하면 31,774,600원(= 611,050,000원 × 0.05% × 104일)이 되지만 계약금액의 5%인 30,552,500원(= 611,050,000원 × 5%)을 초과하지 못하므로,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지체상금 액수는 30,552,500원이다. 한편, 지체상금 지급채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그 지체책임은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 날부터 부담하는데, 피고는 2023. 12. 20. 자 준비서면을 통해 최초로 지체상금의 이행청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피고가 원고에게 그 이전에 이행청구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 증명이 없다).
지체상금의 감액 지체상금에 관한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므로, 그 약정에 따라 산정한 지체상금이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지체상금을 예정한 동기, 계약금액에 대한 지체상금의 비율, 지체의 사유, 지체상금의 액수,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감액할 수 있다. 또한 지체의 사유가 채무자의 지체책임을 면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그 사유까지를 포함한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지체상금을 감액할 수 있다(대법원 2018.11. 29. 선고 2014다233480 판결 등 참조).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1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제작 과정에서 피고의 요청에 따라 당초 사양을 여러 차례 변경한 것도 원고의 이행지체에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2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의 연장을 명시적으로 허가해 준 사실은 없지만, 원고와 협의하여 제품 사양, 계약금액 등 계약 내용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급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지연될 수 있음을 어느 정도 용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3 실제 피고는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제작 도중이나 제작 및 설치가 완료된 이후에도 원고에게 공급일정이 지연된 것과 관련하여 항의를 하거나 지체상금을 청구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을 비롯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지체상금을 60%인 18,331,500원(= 30,552,500원 × 60%)으로 감액함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249,456,904원(= 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금 202,125,404원 + 하자 보수로 인한 손해배상금 2,900만 원 + 지체상금 18,331,500원) 및 그중 1 원상회복금 202,125,404원에 대하여는 상계적상일 다음 날인 2023. 12. 22.부터, 2 손해배상금 2,900만 원에 대하여는 피고의 2023. 12. 20. 자 준비서면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12. 22.부터, 3 지체상금 18,331,500원에 대하여는 2023. 12. 20. 자 준비서면 송달일 다음 날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2024. 1. 1.부터 각 원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4. 1.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의 본소 청구 및 피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순한(재판장) 성창희 차용면 각주1) 원료 합성 후 고체와 액체를 분리하는 데 사용되는 필터 각주2) 액체 상태의 혼합물을 분리하는 장치 각주3) 고온이 필요한 생산 공정에서 저압으로 안전하게 높은 온도로 올릴 수 있도록 열매체유를 사용하는 보일러¦ 각주4) 배관 라인에서 수분을 제거하여 시스템 손상을 방치하는 장치¦ 각주5) 원고의 2024. 4. 4. 자준비서면 5쪽 참조. 각주6) 피고는 당초 이 사건 제1 계약 전체의 해제를 구하였다가, 2025. 12. 9. 자 반소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 사건 제1 계약 중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의 해제만 구하고 있다. 각주7) 재료를 서로 섞거나 휘젓기 위해 쓰이는 기구¦ 각주8) 피고는 '원고와 피고가 2021. 10. 12. 계약 내용을 일부 변경하면서 이 사건 누체필터 등의 공급가액이613,490,266원(= 누체필터 73,442,255원 + 증류 시스템 284,702,051원 + 온도조절 패키지 시스템 255,345,960원)으로 변경되었고, 가격 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금액을 611,05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공급가액과 최종 계약금액의 차액 2,440,266원(= 613,490,266원 - 611,050,000원)을 원고에게 유리하도록 이 사건 증류시스템의 공급가액에서 차감하여 이 사건 증류시스템 부분 공급가액을 282,261,785원(=284,702,051원 - 2,440,266원)으로 특정하고 있고(피고의 2025. 12. 9. 자 반소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4쪽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도 명백히 다투지 않고 있다. 각주9)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였다. 이하 같다.¦ 각주10) 피고는 '원고에 대한 원상회복금 251,582,963원에 대한 2021. 7. 30.부터 2022. 9. 2.까지의 법정이자16,542,441원을 원고의 피고에 대한 F 잔대금채권 66,000,000원에 먼저 충당하고, 충당 후 원고의 잔대금채권원금 49,457,559원(= 66,000,000원 - 16,542,441원)을 피고의 위 원상회복채권 원금에 충당하여, 원고가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 피고에게 원금 202,125,404원(= 251,582,963원 - 49,457,559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9.3.부터의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상계에 따른 양 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 충당은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상계적상 시점 이전에 수동채권에 대하여 이자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 경우 자동채권으로써 먼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소각하여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