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관할구역의 자치사무와 법령에 규정된 사무를 처리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교육, 학예에 관한 사무를 교육감이 대표하고 있고,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원고가 설치·운영하는 공립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관계 및 그 종료 통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2009년도에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수 확대 및 중등학교 영어 수준별 수업 시행에 따라 추가되는 영어 수업 부담을 분담하기 위하여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영어회화 전문강사 선발·운영 계획(안)을 수립하였으며,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16개 시·도 교육감 명의로 영어회화 전문강사 모집공고를 하였는데, 참가인들은 위와 같은 모집 공고에 응시하여 합격한 후 각 학교장과 사이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소속 공립 중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들의 근로계약 체결 내역은 별지1 기재와 같다.2) 원고는 중등학교(중·고등학교)에서 근무 중이던 참가인들을 포함한 30여명의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2020. 3. 1.자로 초등학교로 재배치하면서(이하 '이 사건 재배치'라 한다), 참가인들로 하여금 4대보험 상실신고 및 퇴직금을 지급받고 중등학교에서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신규 배치된 초등학교와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다. 다만이 사건 재배치 당시 별도로 공개 채용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재배치 후 4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3. 12. 8. 각 학교에 영어회화 전문강사 중 동일교 4년 근무 만료자에게 계약만료 1개월 전 공문으로 계약만료를 안내하고 근로계약 종료 절차를 준수(퇴직금 정산 및 지급, 4대 보험 상실신고)하도록 하는 등 지침을 시달하였고, 동일교 4년 근무 만료자가 기존 학교에 지원하였을 경우 공개경쟁을 통한 신규채용의 방법으로 채용하도록 하였다.
참가인들은 신규채용 절차 없이 근무한 근로기간이 4년을 초과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신규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다.
참가인들이 근무한 학교의 각 학교장은 2023년 말부터 2024년 2월까지 사이에 참가인들에게 2024. 2. 29.자로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라 한다).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참가인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하다며 2024. 3. 2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5. 22. 참가인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음에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K).
원고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2024. 6.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9. 1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내지 2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중등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배치하여야 할 필요성이 사라졌음에도 합리적인 인력 운영과 고용안정이라는 정책적 배려로 중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을 2020. 3. 1.자로 초등학교로 재배치하였는바, 참가인들의 근무학교가 변경된 점, 기존 학교에서의 근무관계 종료와 퇴직처리 및 퇴직금 지급,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그 시점부터 4년을 근무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배치는 실질적으로는 신규채용에 해당하여 이때로부터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함이 상당하다. 결국 참가인들은 계속 근로한 총 기간이 2020. 3. 1.부터 2024.2. 29.까지 4년을 초과하지 않았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들 사시의 근로계약관계는 2024. 2. 29.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판단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는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초·중등교육법 제22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학교에 교원 외에 산학겸임교사·명예교사 또는 강사 등을 두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제1항), 학교에 두는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자격기준 및 임용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제2항). 이에 따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은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로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제1항에 따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는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또는 갱신되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한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서 본 기간제법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 내용·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 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7두52153 판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두51201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4 내지 6호증, 을가 제5 내지 7호증, 을나 제2, 3, 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근로자인 참가인들은 원고와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갱신하면서 4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로하였고, 이와 같이 계속 근로한 기간 동안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됨으로써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참가인들은 별지1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재배치(2020. 3. 1.) 전 신규채용절차를 거쳐 각 중등학교에서 근무하였는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에 기재된 종료일인 2024. 2. 29.까지 근로계약기간의 단절 없이 4년을 초과하여 원고 소속 공립학교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참가인들은 위 기간 동안 영어회화 전문강사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에서 초등학교로 참가인들의 소속이 1회 변경된 바는있으나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주된 업무는 영어수업 실시, 영어교육 관련 연구·개발, 원 어민 보조교사 관리 등으로 참가인들의 수업 대상 학생들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에서초등학생으로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의 업무 자체가 실질적으로 변동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외 임금 등 참가인들의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크게 변동되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원고는, 학생수 감소, 수준별 이동수업금지 등 교육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중등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졌으나 중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합리적인 인력 운영과 고용안정이라는 정책적 배려에 따라 이들을 초등학교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하여 2020. 3. 1. 참가인들을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초등학교로 재배치한 것인바, 위 재배치는 실질적으로 신규채용에 해당하므로 초등학교로의 참가인들의 근무지 재배치로 인하여 참가인들과 원고 사이의 계속적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중등학교에도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배치되고 있고,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의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업무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와 같은 근무지 재배치에 따른 소속 학교 변경은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결정 및 지시에 따라 원고 소속 학교들 내에서 업무장소가 변경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그 과정에서 별도의 공개채용절차를 거친 바 없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의 근무지 재배치를 근로관계 단절의 징표라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위와 같이 근무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퇴직금을 정산받았다는 사정 등만으로 참가인들에게 계속 근로관계를 완전히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의 정당성 여부
위와 같이 참가인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 당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른 근로계약의 종료에 해당하여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이러한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부당한 해고로 효력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권종현 이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